얼마 전 외래에 와서 담소를 나누고 진료도 잘 보고 간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타깝게도 중환자실에 이실 돼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되자 보호자가 교수님 면담을 하러 왔다. 그 순간엔 뭐라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없었다. 묵묵히 들어주고 함께하는 수 밖에…. 교수님 면담 후 보호자는 정신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필자에게까지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시간이 지나고 다행히 호전된 환자는 휠체어를 탄 채 보호자와 외래진료를 받으러 왔다. 이후 재활에 혼신을 다한 환자는 요즘 보호자 도움 없이 혼자 온다. 아주 천천히
Q. 퇴사해도 3년 동안 임의계속가입제도로 건강보험료가 경감된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A. 실업자를 위한 건강보험료 경감 제도로 '임의계속가입제도'가 있습니다. 퇴사를 하면 직장에서 절반을 내주던 보험료를 온전히 자신이 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큰데, 임의계속가입제도를 활용하면 최대 3년까지 퇴직 전 본인이 납부했던 보험료로 동일하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소득과 재산이 없는 가족 역시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 피부양자로 등재할 수 있어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신청은 퇴직 전 18개월 이내에, 여러 직장을 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중요한 것이 노년기의 건강관리인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치아' 관리다.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가 치아 상실이기 때문이다. 소홀한 구강관리로 치아가 많이 상실하고, 상실된 기간이 길어질수록 저작장애에 의한 영양 불균형이 발생해 인지장애·치매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심혈관계 질환, 폐 질환, 당뇨 등 내분비 질환과 같은 여러 전신질환의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이경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의 도
겨울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겨울이 되면 저온 다습인 유럽과 달리 저온 저습이 된다. 때문에 각질층이 불완전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이 계절을 나기 더 힘들어 한다. 겨울철에 나타나는 피부 질환을 알아보자.겨울에 흔한 피부질환 증상은 건조증이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거나 나이가 들면 각질층이 얇아지고 그 기능이 떨어지면서 피부 습도도 같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건조증이 계속되면 가려움이 발생하고, 긁을 경우 피부 장벽이 다 무너진다. 때문에 겨울철에는 뜨거운 물에 너무 오랫동안 몸을 담그거나 때를 미는 것은 삼가야 한다. 목욕 후에
어릴 적 나의 여러 별명 중 하나는 몽실이였다. 옛날 드라마의 주인공인 몽실이는 귓볼 길이에 맞춘 단발머리에 숱이 풍성하다 못해 넘쳐서 동그란 헬멧 모양이 되는 어린 여자아이였다. 나도 학교 규칙에 따라 두꺼운 흑발에 단발머리를 고수했는데 숱까지 많으니 영락없는 몽실이 모양이었다. 굵기는 어찌나 굵은지 머리카락 한올을 뽑아 힘 겨루기를 했던 게임에서 1등을 내어준 적이 없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아이를 낳을 때마다 숨풍숨풍 머리가 빠지더니 앞머리 경계에 휑한 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탈모 종류에는 빈도가 높은 순으로 남성형 탈모,
빙판길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는 시기다. 실제로 골반과 대퇴골 골절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한겨울에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자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후유증도 크며, 빙판길 넘어짐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은 골격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근력저하도 나타나기 때문에 낙상에 많이 노출돼 있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겨울철 낙상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원인=바닥이 미끄럽거나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
Q. 내년부터 임신·출산비 지원이 확대 된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A.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병원 진료나 약품 구매에 쓸 수 있는 이용권(국민행복카드)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분만하기 어려운 지역에 사는 임산부라면 별도로 20만 원을 추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내년 1월부터 임신·출산지원 혜택이 더욱 좋아집니다. 먼저 지원금을 40만 원 더 지원해드립니다. 한 자녀를 임신하는 경우 100만 원(기존 60만 원), 쌍둥이 다자녀를 임신하면 140만 원(기존 100만 원)을 받습니다. 지원 기간도 1년 더 연장
기온이 내려가며 거리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거나 움츠러든 자세로 걷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추운 겨울이면 많은 사람이 자연스레 취하는 이런 자세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길을 걸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고 움츠린 자세를 취하게 되면 경추와 뒤의 날개뼈를 지지하는 승모근이라는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승모근은 상부, 중부, 하부 등 세 갈래로 이뤄졌다.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면 보통 상부 승모근이 긴장하게 된다. 상부 승모근이 긴장하면 목부터 양 쪽 어깨까지 뭉치는 듯한 느낌이 들며 고개를 돌리기에 불편할 뿐만 아
대한간호협회는 지난달 23일 국회 앞에서 '전국간호사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간호사들의 숙원인 '간호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의를 받는 전날이었다. 간호법은 그간 국회에서 몇 차례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간호법 심의를 앞두고 대한의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가 '간호법 폐기' 릴레이 1인 시위를 할 정도로 타 보건의료 단체와 갈등이 심했다. 간호협회를 제외한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이 모두 반대하는 법안의 통과가 쉬우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간호사의 인력난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낮은 처우와 높은 업무 강도로 개선이
식당에서 일하는 박모(60) 씨는 최근 오른쪽 엉치 쪽에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통증은 오래 서있거나 자세를 바꿀 때 갑자기 발생했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약국에서 산 진통제와 근이완제를 먹었으나 호전되질 않았고, 통증은 점점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앞 병원에서 엑스레이까지 찍어봤으나 뼈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하니 더욱 답답했을 터, 결국 대학병원 척추센터(정형외과)를 찾은 박 씨는 척추 불안정성과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박 씨의 사례처럼 중·장년층에서 엉치 부위 통증이 발생하면
동맥경화증은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침착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기는 등 동맥이 좁아지는 현상이다. 혈관이 딱딱해지거나 좁아지면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동맥경화가 진행되더라도 증상은 나타나지 않다가 어느 한계 이상, 즉 관상동맥혈관의 70% 이상이 좁아지면 허혈증상으로 협심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때 혈관 벽에 붙어있던 혈전이 혈관에서 떨어져나가 좁아진 혈관을 갑작스레 막아버리면 뇌경색 또는 급성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동맥경화증의
평온하고 조용할 때보다 신경이 곤두서고, 욕구불만이며 몹시 지쳤다고 느끼는 경우가 더 자주 있다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모든 사람은 근심과 공포를 겪는다. 이런 상태를 전문용어로 '불안증'이라 하며 증상으로는 안절부절못하거나 흥분을 잘하고 짜증을 잘 내며 어지럼증과 근육 긴장, 심신허약 또는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그 불안감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힘들어지거나 기억력 감퇴가 온다면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통제하지 못할 정도의 불안은 체내의 세로토닌, 도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가 쓴 단편소설 가운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글이 있다. 하루품삯으로 빵을 사먹고 나면 추워도 털 외투 하나 장만하기조차 어려운 '세몬'이라는 가난한 구두수선공이 있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세몬이 교회 모퉁이 근처를 지나가다가 알몸으로 쓰러져있는 한 청년을 발견한다. 모른 척 지나가려던 세몬은 양심에 못 이겨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몸이 꽁꽁 언 청년에게 입혀주고 만다. 그리고 집으로 데려가 아내와 함께 그를 따뜻하게 돌봐준다. 이 청년은 미하일이라는 하느님의 천사로, 벌을 받고 인간 세상에 버려진 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심장판막질환. 판막 이상을 가급적 조기에 발견하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느꼈을 때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하면 더 큰 위험이 올 수 있다.심장의 혈액이 역류하거나 공급이 줄어들면 심부전과 부정맥, 뇌졸중 등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막아주는 것이 바로 심장판막인데, 최근 평균 수명 연장으로 노년층의 심장판막질환 발병률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직장인 김모(33) 씨는 최근 친구의 권유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골프에 재미를 붙이게 되면서 매일 연습장을 다니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연습을 마치고 나면 손가락 마디가 아프고 열감이 느껴졌다. 통증이 점차 커지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는 것마저 불편해지자 결국 한방병원에 내원한 김 씨는 '방아쇠수지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한 것이 화근이었다.코로나19의 확산으로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실내 운동이 기피되면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골프'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과거 40대 이상 중
난소는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고 사춘기 이후 여성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우리 몸은 어느 곳이든 혹이 생길 수 있는데 이곳 난소에도 혹이 발생한다. 이를 난소 혹 또는 난소낭종이라 부른다.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자궁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은영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로 난소낭종의 원인과 증상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원인=딱히 알려진 것은 없으나, 난소암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로는 가
'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갑작스러운 반신마비와 언어장애를 유발하고, 심하면 생명을 잃게 만드는 심각한 질환이다. 국내 사망 원인 중 두번째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줄중은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뇌세포가 망가지는 병을 통칭하는데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것을 뇌경색, 터져서 생기는 것을 뇌출혈이라고 한다.뇌경색은 혈관이 막혀 뇌에 혈류가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크게 혈전성 뇌경색과 색전성 뇌경색, 열공성 뇌경색으로 나눠진다. 혈전성 뇌경색이란 동맥경화가 진행되면서 손상된 뇌혈관에 혈전(피떡)
Q. 65세 이상 연령이 틀니와 임플란트 제작·시술 시 건강보험에서 70% 지원한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A. 건강보험공단에서 틀니 제작비용 70%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만 65세 이상이면 7년에 한 번씩 부분틀니, 완전틀니와 관계없이 혜택을 드리며, 차상위계층 중 희귀난치질환자와 만성질환자라면 각각 비용 95%와 85%를 지원합니다. 다시 제작이 필요한 경우, 7년 이내라도 1회에 한해 다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강 상태가 나빠져 불가피하게 새로운 틀니가 필요하거나, 천재지변으로 틀니를 분실 또는 파손돼 다시 만들어야 할
차의 원산지는 중국의 사천성과 티베트 경계의 산악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부터 차 문화가 발달했으며 지금도 차의 위상은 대단하다. 당시엔 큰 솥에 차를 많이 넣고 끓여 먹었다고 한다. 중일전쟁 때 중국으로 가는 모든 길이 봉쇄되자 연합군이 티베트에서 '차마고도'를 통해 물자를 수송했다. 이 길은 차와 말을 교역하는 용도로 쓰이지만, 쥐와 새만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고 험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은 물이 좋지 않아 차를 먹을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하지만 차는 상대적으로 기름진 중국음식과 궁합이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 상황 속에 찾아온 가을이라 그런지 요즘 하늘과 단풍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오묘하고 깊은 듯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꼭 생각나는 선배 한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라면 이런 저런 이유로 사직을 결심하는 일이 반드시 생긴다. 사직률이 아주 높은 직종이기에 한 직장에서 롱런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기도 하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에 의한 사직도 있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필자 또한 신규 간호사로 입사한 지 3년쯤 지나 큰 위기가 찾아 왔었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