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KTX 세종역 설치 문제가 총선 의제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세종시 공약에 KTX 세종역 설치를 못 박았고,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언급 없이 대전-세종-충북 급행광역철도(CTX) 조기 개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거대 양당의 중앙당 공약과 무관하게 지역의 총선 후보들은 기존의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간이역 이외 새로운 역사와 노선까지 거론하면서 설익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KTX 세종역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국민의힘 세종갑 류제화 후보는 금남면 발산리가 아닌 도심 한가운데 역사 신설을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제정안은 노쇠, 질병, 장애, 사고 등으로 인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국가에서 돌봄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지금까지는 고령의 환자를 비롯해 돌봄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의 경우 함께 사는 가족이 그 부담을 모두 지거나 요양원, 병원 등 기관에 입원해 보살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정안 통과로 돌봄 대상자는 본인이 거주하던 집 등 자신이 가장 편안해하는 곳에서 전문적인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중국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보복은 오자서(伍子胥)의 응징이다. 춘추시대 초나라 귀족이었던 오자서의 집안은 하루아침에 역모(逆謀) 죄로 기소되어 멸문의 화를 당한다. 초나라 평왕(平王)의 신하였던 오자서의 아버지 오사(伍奢)는 간신 비무기의 모함으로 큰아들 오상과 함께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였다. 오자서는 죽고 싶었다. 혼자서 비겁하게 살아가며 마음의 상처를 평생 안고 살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그 죽음은 가치 없는 죽음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살아남아 응징할 것을 다짐하며 오(吳)나라로 망명한다. 오자서는 왕위 계승순위에서 밀려 있던 공
월, 겨울잠에서 깨어난 나무가 한껏 물을 빨아들이고 싱그러운 초록빛 싹을 틔우는 봄이 왔다.2022년 산림휴양·복지활동 통계 결과, 국민의 82%가 산림휴양·복지활동을 경험했고 그중 92.7%가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산림휴양·복지활동의 목적으로 "건강증진"이 6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생명력 가득한 숲으로 봄나들이를 떠나고 있다.요즘은 도시숲, 나눔숲 등 생활권 숲이 많아지면서 숲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숲에는 피톤치드, 음이온, 자연의 소리 등 다양한 산림
예술과 건축은 인류의 사회, 경제, 역사, 기술 번영의 산물이다.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의 모습을 바꾼 혁신적인 것은 무엇이 있을까? 건축물, 자동차, 공원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예술이다.20세기 초, 현대적인 예술에 대한 욕망이 발생할 때 쯤, 독일에서는 건축을 주축으로 예술적 창작과 공학적 기술을 종합하려는 이념을 가진 예술학교인 바우하우스(Bauhaus)가 1919년에 설립되었다. 바우하우스 이념인 응용예술을 통해 신인류의 편리한 삶을 실현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점차적으로 건축학교로 변화하게 된
수틀을 마주한 엄마는 단정했다. 뽀얗고 톡톡한 원단에 바늘이 오르내리며 방점을 찍듯 한 땀씩 수(繡)를 놓았다. 곁에서 지켜보던 나는 예쁜 색깔의 실을 찾아 고르며 참견을 했지만, 정작 바늘귀에는 엄마가 꼼꼼히 고른 색실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뜻 모르는 낯선 영어 글자가 섞인 도안에 엄마는 눈을 크게 뜨고 집중했다. 솜구름이 뭉실뭉실 떠 있는 하늘 아래, 통나무 집 창문은 부엉이 눈처럼 빠꼼했다. 대문이 없지만 이층집으로 들어가는 오솔길 가장자리에 꽃 잔디와 우체통, 집채보다 크고 우람했던 나무가 있는 그림이다.훗날, 오래된 종이
며칠 전 일이다. 정치 뉴스를 보다가 못된(?) 생각이 들었다. 막내아들을 불러 4월 10일이 무슨 날인지 알려주면서 생뚱맞게 선거의 4대 원칙을 물었다. 막내아들도 얼마 전 학생회장 선거를 했다고 하면서 그것도 문제냐는 듯 무심하게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읊었다. 시크한 녀석.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일 남짓 남았다. 28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온 나라가 무지개 빛깔이다. 각 당 후보마다 거리에 내건 현수막이 봄바람에 나부끼고, 지정 벽보에 붙은 출마 후보자들의 공약이 담긴 선거 벽보에다 후보 맞춤형 로고송을 장착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서로 심판하자고 난리법석이다. 거대 양당이 무조건적으로 심판론에만 올인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정권 심판론'이나 '야당 심판론'뿐 아니라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 별의별 심판론까지 판치고 있다. 공약과 비전을 제시해 차분히 점수를 따기보다는 상대방의 감점을 노리는 네거티브 전략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총선은 어디까지나 각 당이 정리하고 발굴한 공약과 정책을 국민들에게 꼼꼼히 설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
국민의힘 지도부가 27일 국회 완전 세종 이전 문제를 띄우자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에 속도를 낼 것이는 반응이 나왔다. 세종의사당 개원과 세종 집무실 건립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다는 설명도 보탰다. 국회 완전 이전 추진 공약이 '전격' 발표되자 대통령실도 세종집무실 카드로 힘을 실어주고 나선 것이다. 세종집무실과 관련해 내놓은 대통령실 입장은 내용 면에서 밋밋해 보인다. 기능, 위치, 규모 등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는 탓이 크다 할 것이다.세종집무실 설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의지 표명은 그것대로 받아
축구의 역사에 있어서 최악의 오심과 편파 판정들이 있다. 우선 1934 FIFA 월드컵은 베니토 무솔리니의 독재권력에 휘둘려 이탈리아의 전 경기에 걸쳐 오심과 편파 판정이 이뤄졌다. 이 대회 준우승국 체코슬로바키아의 선수 네예들리는 "패배했지만 살아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두 번째는 1986년 월드컵 경기, 잉글랜드 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골키퍼와 공중경합을 벌이던 와중에 왼손 주먹으로 공을 쳐서 넣어버렸다. 문제는 주심이 손으로 넣은 것인지 헤딩을 한 것인지 보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골로 인정
역대 대선 및 총선이라는 굵직한 선거에서 충북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줄곧했다. 충북에서 이기면 대통령이 된다는 전통성이 13대-20대 대선에서 작용하며 대통령이 되는 정당은 곧 전국 1위라는 결과가 입증됐다. 다만 이번 총선은 계속해서 변수가 생기고 있고 양당 지지율 격차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을 이어가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막판에서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쏠릴지 관심이다.이에 따라 여야의 핵심 승부 지역인 충청권 중원지역의 표심을 잡기위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유세현장을
의료계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전공의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지난달 19일 이후 6주 동안 환자 곁을 지키고 있던 의대 교수들도 사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말로만 하던 의료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대학병원 최후의 보루인 의대 교수들 마저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남대 의대 이재환 교수의 '사직의 변'을 한번 들어보자. 그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저를 지탱해 왔던 교수로서의 자부심, 보람, 책임감은 무력감과 자괴감, 절망으로 바뀌었다"면서 "이건 정말
대한민국 국민의 특징 중 하나는 무엇이든지 가득 차야지만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9와 10 중 어떤 숫자가 마음에 드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10이라고 대답을 한다. 또한 음료수 컵에 음료수가 절반만 있는 것과 가득차 있는 것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이 또한 십중팔구는 음료수가 가득찬 컵을 고른다. 이러한 사례들을 미루어 보면 우리는 대부분 부족함, 연약함을 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우리는 완벽한 삶을 추구하고, 성공과 성과를 향해 달려가는데, 때로는 부족함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독교적
지난해 전국적인 전세사기의 여파로 부동산시장은 큰 충격을 받게 됐는데 이러한 충격은 대전·충청지역도 예외가 되지 않았다. 특히 대전지역의 경우에는 인구 규모에 비해 많은 전세사기 피해가 보고됐다. 지난 20일 기준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충청권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총 2116명이며 대전지역은 총 1764명이 인정돼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중 12.6%를 차지,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이러한 전세사기의 여파는 임대시장에 영향을 줬는데 주거형태로 보면 연립·다세대주택의 수요가 아파트의 수요로 전환되고 있으며 연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컨드 홈(second home) 시책은 '지방소멸'이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온 특단의 정책이다.향후 부동산 투기 등이 관건이긴 하지만, 세제 측면에서 보면 발 빠른 대응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정책의 주요 내용은 수도권 및 광역시 지역 1주택자가 인구 감소지역에 집을 한 채 더 매입하더라도 1가구 다주택자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지방주택 거래를 활성화하여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고, 지방소멸 위기도 극복하겠다는 이른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취지다.1주택 특례지역은 기획재정부와 지방시대위원회의의 의견 조율을 거쳐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회견을 통해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 공약을 발표했다. 총선용으로 비치지만 방향 설정 자체는 탓 하기 어렵다. 국회법 개정으로 세종의사당 건립이 확정됐고 12개 상임위 등을 포함한 이전 규모 문제도 지난해 10월 처리된 국회 규칙안에 명시돼 있다. 이대로 추진되면 서울 국회 본원과 세종의사당 이원 국회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여야 정치권이 최선을 다한 결과이기는 하나 서울과 세종을 오가기는 다를 바 없어 비효율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그런 문제의식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국회 완전 이전은 세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22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28일부터 13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윤석열 정부 출범 만 2년을 앞두고 치르는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과 국민의힘의 '거야 심판론'이 충돌하고 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이번에도 원내 1당은 물론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어느 정도의 돌풍을 일으킬지, 제3지대 정당이 총선에서 유의미한 득표를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거야 심판'과 '민생 회복'의 출발
유성온천의 역사는 조선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394년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도읍지로 거론되던 신도안으로 가던 중 여기서 목욕을 했고, 그의 아들 이방원도 여기를 들렀다고 한다. 조선 초기 권신 한명회가 공주의 온정(溫井)으로 목욕을 하러 갔다는 기록도 있다.유성에 근대적인 온천시설이 등장한 것은 일제 때이다. 온천을 유달리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이곳 온천수에 라듐 성분이 있다는 점을 알고 휴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라듐은 항암과 피부질환, 신경통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1907년 일본인이 지은 봉명관을 필두로 만년장, 승리관
작년 교사로서 한 해를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54회 전국교육자료전에 참가한 것이다. 전국교육자료전은 교육방법 개선과 교육자료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한 연구대회로, 2023년에는 '새로운 변화 미래교육의 중심, 학생이 희망입니다'라는 연구 대주제를 바탕으로 총 75팀의 우수한 교육자료가 출품됐다.필자의 연구팀은 '오늘은 무슨 날?'이라는 연구주제로 계기교육 자료를 개발했다. AI코스웨어 기반 교과서, 인공지능교육, 생성형AI활용 등 신기술을 활용한 교육현장의 새로운 제안들이 쏟아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계기교육은 그저 오래전부터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가 작년부터 갑자기 우리 곁에 나타났다. 독특한 캐릭터에 통념을 허무는 글들이 그의 주특기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40대에 읽는 쇼펜하우어' 등 20여 종이 출판되고 있어 그 열풍이 거세다.그는 31세에 발표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로 주목을 받고 베를린대학에서 강의하게 된다. 하지만 욕망의 근원을 중시하는 그의 학문 성향이 헤겔이 이끄는 이성 중심의 시대 상황과 맞지 않아 좌절한다. 그 후 64세에 산문집인 '소품과 부록'이 인기를 끌고 '의지와 표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