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이 8글자는 우리나라 건축을 대표하는 글귀 중 하나로,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의미다.삼국사기에 기록된 이 문장은 기원전 4년 1월, 백제 첫 번째 왕이었던 온조왕 대에 궁궐 모습을 적은 기사 내용이다. 비록 백제 한성기 궁궐 모습에 관한 기사이지만, 이 내용은 백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옛 건축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여러 역사서의 "고구려의 풍속은 음식은 아껴 먹으나 궁실은 잘 만들었다"라는 내용을 통하여 고구려는 검소한 생활 속에서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는 미래의 가장 큰 위기는 인구 감소이며 향후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콩고, 앙골라, 파키스탄 등 6개국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반면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브라질, 이탈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스페인을 포함한 23개국 이상은 2100년까지 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될 것이며, 이런 인구 통계 변화로 전 세계 수요와 공급 균형이 뒤흔들려 위기와 동시에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출산율 저하에 따라 정부는 현재 다각적인 측면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2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양측 모두 마주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물러설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게 문제다. 2000명에서 단 한 명도 손댈 수 없다는 정부나 2000명 증원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의료계 모두의 잘못이다. 의정 갈등은 결국 의대 교수들의 사퇴로 이어지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감수하고 윤석열 정부가 말하고자 하는 의료개혁이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의료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는 '응급실 뺑
충청권 총선 정국에서 금융기관 이슈가 시들해지고 있다. 각 정당 지역 공약목록에도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구 총선 후보들도 관심을 끈 상태인 것처럼 비친다. 부산과 경남, 대구 등 영남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총선 정국을 지렛대 삼아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둘러싼 유치전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경우 산업은행 이전이 공식화된 단계임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쐐기를 박겠다는 심산일 것이다.사정이 딱하기로 치면 대전·충청은 영남권과 견주기가 민망한 현실이다. IMF외환위기 여파로 충청·충북은행이
필자가 소속된 연구진은 제조, 로봇, 소재, 농축산, 해양수산, 에너지 그리고 환경 분야에서 차세대 혁신기술과 생태계 산업주도 견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연구개발의 모토는 '산업과 에너지에 '생각'을 담자'이다. 산업의 '사물들을', 네트워킹해 초연결하고 측정한다. 이후 분석·평가·예측·최적화해 '판단'하고 시스템·플랫폼·서비스 정책 등 '작용' 제품을 만들어 가는 미션이다.산업에 '생각'을 담는데 기반이 되는 것은 산업 분야의 연결성 확보와 인공지능이 결합되는 인공지능사물인터넷(AIoT) 기술이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의
평소 클래식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니지 않는 사람이 우연히 얻은 초대권으로 공연장을 찾게 되면, 상당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할지, 연주자에게 줄 꽃다발을 준비해야 할지, 고요한 공연장에서는 객석에 앉아서도 모두가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맘에 둔 이성의 제안으로 큰맘 먹고 나선 갤러리 데이트에서도 입구에서부터 보통 불편한 게 아니다. 어떤 순서로 작품을 봐야 하는가. 한 그림 앞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내가 보기엔 그냥 꽃과 사람을 그린 그림인데 남들은
천안과 아산에 도전장을 낸 총선 주자들의 첫 토론회가 지난 22일 마무리됐다. 대전일보가 회원사로 속한 천안시기자회와 아산시기자회는 SK브로드밴드 중부방송과 함께 총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닷새간 5개 선거구 11명의 후보들이 토론장에서 선거 전초전을 치렀다. 유권자에게 상대보다 더 뛰어난 후보임을 증명해 보일 몇 없는 기회였다.후보들은 저마다 당선 돼야만 하는 당위성을 쏟아냈다. 상대의 공약과 후보 개인에 대한 검증이 치열하게 이뤄졌다. 현 정권에 대한 비호와 비판은 더 치열했다.몇몇 후보들의 준비성은 큰 아쉬움을 남겼
'소쇄원의 빼어난 경치(瀟灑園中景), 한데 어울려 소쇄정 이루었네(渾成瀟灑亭), 눈을 쳐들면 시원한 바람 불어오고(擡眸輪颯爽), 귀 기울이면 구슬 굴리는 물소리 들려라(側耳廳瓏玲)'소개한 시는 우리 전통정원 소쇄원 경치를 주제로 조선 전기 학자 김인후가 노래한 시구이다. 정원은 이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현명하게 활용한 문화의 발상지였다. 긴 시간을 견뎌 고전(Classic)으로 거듭나는 것에는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가 있다. 정원은 이러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작년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방문객 수는 981만 명이다. 어림
"로봇이 인간을 지배한다"SF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이다.영화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노예처럼 부리기도 하고 심지어 인간의 목숨까지 앗아가기도 한다.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웃어 넘겼던 AI세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그것도 초스피드는 물론 모든 산업 분야에 속속 침투하고 있다.현대적 의미의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건 1955년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의 존 매카시 교수에 의해서였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AI는 공상과학영화나 만화 등 스쳐지나가는 문화 콘텐츠에 국한돼 대중에게 소
"문화예술은 기업문화도 바꿀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은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윤영달 한국메세나협회 신임회장이 지난 12일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1994년 주요 경제단체의 발의로 설립된 이래 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을 위해 215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윤 회장은 "문화예술은 직원들의 행복과 창의력을 높이고, 기업 성과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며 "메세나 활동은 단순히 문화예술의 지원을 넘어 기업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아직도 많은 기업은 예술 문
4·10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약대결, 정책대결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헐뜯기 경쟁에 매몰되면서 새로운 공약이나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총선 10대 공약만 보더라도 서로 엇비슷해 제목만 가리면 어느 당 공약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전국 공약, 지역별 공약 할 것 없이 서로 다른 듯 똑같기는 마찬가지다.양당이 내놓은 10대 공약 중 국민의 행복, 안전 증진, 기후위기 대응 부분은 슬로건조차도 비슷해 보인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국민의힘은 부총리급 인
세종갑 총선 구도가 민주당 이영선 후보 낙마 변수로 인해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와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간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전국 지역구 중 세종갑은 민주당 후보로 선관위 등록을 마친 후 후보 지위를 상실한 유일 지역구가 됐다. 지역구 후보가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고 의석 한개를 날려버린 셈이 됐다. 그러면서 총선 구도가 단순 명료해졌다. 후보 둘만 남은 까닭에 당선 확률도 나란히 50%씩 나눠 가질 수 있게 됐다.두 후보서는 저마다 승리를 도모할 절호의 기회다. 가령 이 후보가 유력 1위를 달린다고 가정했을 때 그의 총선 레이스
프랑스 슈퍼마켓에 가면 물값보다도 싼 와인이 종종 보이는데, 십중팔구는 랑그독 와인이다. 지중해를 따라 높은 산맥을 등지고 바다를 접하고 있어, '유럽의 캘리포니아'로 불리는 랑그독(Languedoc) 지역은 프랑스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와인산지이다.전체 포도밭 면적이 보르도 2배인 약 26만 ha에 달하며 프랑스 와인 생산의 1/3을 차지하지만, AOC 등급 와인은 10%뿐이고 하위 등급인 IGP(Indication Geographique Protegee, 보호된 지리적 표시) 뻬이독(Pays d'Oc)이 74%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벌을 길러 꿀을 채취하는 양봉(養蜂)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고구려 동명성왕 때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꿀벌을 들여왔고, 643년 백제의 왕자 부여풍이 일본에 벌통 4개를 가져가 양봉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전한다. 풍은 의자왕의 아들이다.고려 때는 쌀가루나 밀가루 반죽을 말린 뒤 기름에 튀겨 꿀을 발라 먹는 유밀과가 성행했다. 명종 때는 유밀과로 인한 꿀 소비가 너무 많아지자 왕실을 제외한 귀족이나 서민들에게 유밀과를 만들어 먹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근대적 양봉은 베네딕토회 퀴겔겐(한국명 구걸근) 신부에서 시작된다. 독일
올해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의 손실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수년간 ELS가 은행의 대표 상품으로 판매되면서 많은 고객들이 손실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ELS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미리 정해진 수익 구조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예상 범위를 넘어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지수는 홍콩H지수이다
공부나 야근으로 하루 정도 잠을 적게 자서, 다음날 생활이 불편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수면에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약 20%나 된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경험하고 있어서인지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 수에 비해 그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공부할 때는 누구나 그 정도 자야지. 더 자면 언제 공부해'라며 넘기는 식이다.하지만 최근 수면이 원인으로 작용하거나, 수면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들이 밝혀지면서 수면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치매이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누구나 한번쯤은 흥얼거리고 들어봤을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의 한 구절이다.노래가락에서처럼 만물이 소생하는 봄엔, 우리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꽃의 계절 봄! 개나리, 진달래, 목련, 매화, 유채, 철쭉과 튤립…. 어디를 가더라도 꽃의 세상이다.그 중에서 가장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고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봄꽃은 벚꽃이다.벚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흔히 경남 진해 군항제를 떠올린다. 올해 62회째를 맞는 군항제는 매년 수백만
필자는 1980년대에 초등학교에 다녔고(이 당시에는 국민학교였다.), 1990년대에 중·고등학교에 다녔다. 필자가 초·중·고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면 혼나는 것이 일상이었던 것 같다. 물론 필자가 철없는 개구쟁이여서 그랬던 것이었다.아침에는 지각해서 혼나고, 수업시간에는 숙제를 안 해서, 준비물을 안 챙겨서, 다른 짓을 하다가 들켜서 혼났다. 그래도 선생님을 원망하거나 싫어했던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내가 잘못을 했으니 혼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이 당시에는 부모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혹시라도 아이가 선생님에게 종아리를
전국 254개 선거구에서 699명의 후보자가 등록하면서 4·10 총선의 서막이 올랐다. 총선의 경쟁률은 2.75대 1로 1985년 12대 총선(2.4대 1) 이후 39년 만에 최저치라고 한다. 이번 총선이 양당 구도로 치러지다 보니 제3지대 후보가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청권은 대전 3.14대 1, 세종 3.5대 1, 충남 2.82대 1, 충북 2.63대 1로 충북을 제외하고 모두 전국 평균치를 넘어섰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총선 열기가 뜨겁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충청권은 흔히 선거의 바로미터이자 '스윙보터
민주당이 23일 '갭투기' 의혹을 받는 세종갑 이영선 후보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동시에 당 대표에 위임된 비상징계권을 발동해 최고수위 징계인 제명 결정도 내렸다. 이로써 이 후보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당적 이탈 경우에 해당해 후보등록이 무효 처리됐다. 후보등록 마감 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 후보 '대타'를 낼 수 없다. 투표하기도 전에 세종갑 의석을 얻을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 후보에 지워진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공천과정에서 그가 당에 제시한 재산 보유 내역과 후보등록 때 선관위에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