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뉴스2팀 이다온 기자
디지털뉴스2팀 이다온 기자

푸른빛 머리, 안테나가 달린 헤드폰, 대전시 마크가 새겨진 우주복,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까지. 대전의 캐릭터 '한꿈이'의 모습이다. 한꿈이 옆에 있는 익숙한 캐릭터. 바로 감필라고 행성에서 온 우주 아기요정 '꿈돌이'다.

꿈의 도시 대전에서 태어나 한빛탑을 지키는 어린왕자 한꿈이와 아기요정 꿈돌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 대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과장하면 꿈돌이는 20세기를 살아온 모두가 아는 마스코트다.

그만큼 꿈돌이에 대한 대전시민의 사랑은 진심이다. 대전 꿈씨 시조로 지정해 주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꿈돌이 세계관을 구축, 꿈돌이·꿈순이 부부의 자녀 4명과 꿈돌이 동생, 반려동물, 친구 2명 등으로 구성된 대가족을 만들었다.

꿈돌이 사랑은 세계관 구축에 그치지 않았다. 꿈씨 패밀리를 위한 마을을 만드는가 하면 꿈씨 패밀리를 시 홍보대사로 위촉도 했다. 꿈씨 패밀리를 활용하기 위해 관광상품화, 도시홍보 강화, 상품화 모델 확산, 온라인 노출 강화 등 4개 추진 분야에 100여 개의 세부 과제도 뽑은 시다. 대전관광공사는 이전할 건물에 꿈돌이로 랩핑을 하기로 했다. 가히 대전은 꿈돌이 세상이다.

얼마 전 꿈돌이 랜드마크 조성과 관련된 취재를 위해 대전시 꿈돌이 담당 공무원을 만났다. 점잖았던 공무원은 꿈돌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꿈돌이 열혈팬처럼 눈을 반짝이며 꿈씨 패밀리를 주제로 한 관광자원사업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여기서 문득 드는 생각. 그럼, '한꿈이'는요. 1999년 새천년을 앞두고 전국 공모를 통해 탄생한 한꿈이는 대전의 이미지를 담아 만들어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 꿈돌이와 함께 대전시 버스카드, 홍보책자 등 행사 다방면에 활용됐으나 어느 순간 돌연 자취를 감췄다.

시가 경쟁력을 갖춘 캐릭터를 우선 살리기로 결정하며 한꿈이는 꿈돌이의 인기에 밀려 실직자(?)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한꿈이의 소멸은 인기에 밀린 캐릭터의 최후일까? 아니면 보여주기식 행정의 말로일까. 갈 곳 잃은 한꿈이는 어디로 가야 하나.

디지털뉴스2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