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근 선임기자
김재근 선임기자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河口)는 생태계의 보고이고 화수분이다. 온갖 다양한 식생이 태어나 자라고 퍼져나간다. 하구는 바다와 육지를 잇는 요지로 대개 항만과 도시가 발달해 있다. 하구를 중심으로 뭍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이 만나 교환되고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특히 하구는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육지에서 흘러온 민물과 바다의 짠물이 만나는 곳으로 염분의 농도도 0.5%-30%까지 폭이 넓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매우 다양하고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강물과 함께 내려온 모래와 진흙, 자갈 등이 쌓여 모래톱과 갯벌, 평야와 삼각주가 형성되기도 한다. 넓은 갈대밭과 호수가 형성돼 사시사철 온갖 철새가 날아든다.

이러한 강 하구 대부분이 산업화시대에 이르러 막히게 된다. 둑을 막아 하천의 유량을 조절하고, 용수를 확보하여 농업 및 공업, 생활용수로 썼다.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농경지의 염해를 줄이고 둑 위는 차가 왕래하는 도로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토목기술이 발전하고 중장비가 많아진 덕분이다. 금강, 영산강, 낙동강 하구에는 둑이, 북한의 대동강에는 갑문이 건설됐다.

금강하굿둑을 원상태로 복원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전북 군산시 성산면을 잇는 둑을 걷어내 생태계를 살려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민간에서는 충남과 전북 90여 단체가 참여하는 금강하구자연성회복추진위원회가 발족, 활동하고 있다.

금강 하구 복원은 매우 가치 있고 미래세대를 위해 꼭 추진해야 할 사업이다. 현재 하굿둑은 물을 저장하여 충남과 전북 일원에 농업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서천과 군산을 연결하는 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둑 안에 토사가 퇴적돼 물이 썩고 하구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토목 및 생태 복원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민물과 짠물이 자연 그대로 넘나들게 하면서 용수 공급 및 도로 기능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충남과 전북이 머리를 맞대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꼭 성사시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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