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변에서 '아카이브'라는 용어가 종종 눈에 띈다. 옛날 TV 영상물부터 작가 회고전, 각종 기업 브랜드 기념전 및 각종 온오프라인 전시관에까지, 아카이브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기록물관리기관(이하 기록관)은 1999년에 제정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업무가 의무화됐음에도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반면 아카이브는 공공과 민간 영역을 넘나들며 그 의미가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공공 분야에서의 기록관은 기관의 업무 지속성을 고려해 기록물을 보존할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를
세계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가장 손쉽게 해고하는 나라를 한국이라고 강조하는, 아주 저명하다는 인문학자가 출연한 TV 교양 프로그램을 신기하고도 흥미롭게 시청했다. 근거를 말한 부분이 편집된 것인지 언급한 배경의 확인이 불가하나, 우리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조나 근로자 과반의 동의가 없으면, 임금을 포함한 근로조건을 낮추는 취업규칙 변경은 가능하지 않다. 비자발적 퇴직, 나아가 해고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엄히 다룬다. 근로기준법은 고용관계를 규율하고 노사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 판단기준과 준거를 제시한다. 미시적 내
비교적 최근에 뉴스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소재 중 하나가 학교폭력일 것이다. 어떤 공직자의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뉴스와 학교폭력이 소재인 드라마가 우리나라를 넘어 여러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는 뉴스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 배우가, 모 가수가, 모 운동선수가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뉴스가 거의 끊이지 않고 등장했다.학교폭력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아마도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학창시절을 지나 어른이 돼서도 아이들 간의 다툼 정도
어딘가 아파서 병원에 다녀온 후에 '운동하셔야 합니다'라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다들 운동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운동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공이 정형외과이다 보니 환자분들을 진료하고 나서 꼭 물어보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운동하세요?"다. 예전에는 운동을 못한다는 환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생각도 바뀌면서 운동한다고 자신있게 대답하는 환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운동한다고 답하는 사람들에게 "운동 뭐 하세요?"라고 다시 물어본다. 여기서부터는 목소리가 작아지기 시작한다.
눈이 와 있다. 강물 위로 나온 검은 돌들 위에 눈이 소복하다. 하얀 눈이 마을을 고요하게 덮고 있다. 조심조심 강을 건넜다. 마을을 걸어 나온 내 발자국을 뒤돌아 바라보고 서 있다가 강물을 따라 걸었다. 눈은 가만가만 온다.이 글을 쓰는 지금 따뜻해지는 나의 마음을, 이 온기를 이해하여 마음에 담고 새 나가지 않게 오래 오래 보관하기로 한다. 그곳에서 따뜻한 내 손이 세상으로 나오게 하자. 사랑이 변하지 않는 그 지점을 나는 걸으면서 배워 왔다.세상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세상에 마음을 다 쓰자. 이 글이 산책을 나서는 나의 첫
2023년의 코로나 팬데믹 상흔을 극복하고, 침체한 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활로를 찾고자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정부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코로나의 상흔은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 엄청난 상황에서 두 개의 전쟁, 자국 이기주의 팽배 속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 등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글로벌 변수들이 등장했다. 이런 새로운 글로벌 변수의 등장은 코로나로 위축되고 어려운 기업, 특히 지역중소기업은 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였다.반면에 갑진년 2024년의 국내외
청룡이라는 택배 상자가 막 열렸다. 이태백은 산문인 '춘야연도리원서'에서 천지는 만물을 맞이하는 여관이고 시간은 끝없는 나그네라고 했듯이 삶에서 희망은 잠시 와서 머물렀다가 이내 떠나는 나그네와 같다. 스쳐 가는 삶이더라도 욕망의 유전자를 지닌 인간에게 만족은 없다. 충족하면 또 다른 것을 찾아 나선다. 제힘으로 걷고 먹는 자유를 누리는 기간이라야 80년도 채 되지 않는 인간이 욕심으로 포장된 갖가지 희망을 품는다. 정작 희망은 한 두어 개만 있으면 되지 싶다. 자신을 돌이켜 삶의 양식을 단순화함은 희망의 다이어트라 할 수 있다.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연초부터 신년회를 비롯, 협회 회원사와 만난 자리에서는 새해의 희망찬 다짐보다는 올 한 해도 힘든 한해가 될 것이란 어두운 표정이 많이 읽히고 있다.지난해부터 건설·건축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탓이다.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해야 올 한해에도 힘든 건설경기가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건설·건축 자재를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는 업계 실무자 관점에서 보면 건설·건축 자재값 상승 배경은 첫 번째로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은 건설자재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
미래가 현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 말하기 전에 작년의 괴기스러운 사건 하나를 말하고 넘어가야겠다. 이 사건은 서울 신림역 근방에서 일어난 흉기 살해 사건으로 지난해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다. 1명이 무고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3명이 상해를 입었으며, 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과 방송을 통해 놀랬을 국민을 생각하면 그 피해의 정도는 추산할 수 없는 정도일 것이다. 사건 이후 범죄적 분노의 성향을 갖고 있던 자들이 가세, 국내 여기저기에서 '살인 예고'가 쏟아져 많은 사람이 공포 속에서 떨어야 했다. 실제 난동을 부리는 사건도
올해부터 주택청약제도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 방향에 맞춰 변경된다. 특히 20-30대가 특별공급으로 혜택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첫째,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가 신설된다. 올 3월 이후 입주자모집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임신 및 출산 사실을 증명 가능한 자가 지원할 수 있는 우선공급제도가 생긴다. 공공분양은 분양물량의 20%에서 최대 35%까지 편성되고, 민간분양은 20%가 우선 배정된다.둘째, 다자녀 특별공급 요건이 기존 만 19세 미만 자녀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된다. 최근 2년 이내에 둘째 자녀를 가진 세대는 노부
기업은 보유한 자산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자산 구입에 필요한 자금은 주주가 출자하거나(자본) 채권자에게 빌려서(부채) 조달하는데, 재무상태표에서 '자산'은 조달된 자금의 사용내역을 나타내고, '부채'와 '자본'은 자금조달의 원천을 표시한다. 그래서 회계학에서는 '자산=부채+자본'의 등식이 항상 성립한다.이 등식은 '자산-부채=자본'으로도 표시된다.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처분해서 채권자의 몫(부채)을 상환하면 나머지는 모두 주주의 몫(자본)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때 자산이 부풀려지거나 부채가 축소되면 자본이 부풀려지는 결과를
서구화와 근대화를 표방한 갑오개혁 이듬해인 1895년 고종은 "교육이야말로 국가보존의 근본인 바, 널리 학교를 세우고 인재를 양성하여 국민의 학식으로써 국가중흥의 대공(大功)을 세우고자 한다"는 교육조서를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종래의 경전 중심 교육을 벗어나 학교라는 공간을 새로이 만들고 학식 배양을 통해 격동하는 세상에서 국가를 지키려 했다. 이후 230년이 되어가는 요즘, 세계 언론에 비친 대한민국은 가히 세계를 선도하는 인재를 자랑한다. 최근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24에서 혁신상 379개 중 160여 개를 한국
지난해 6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은 '세계 살기 좋은 도시 지수 보고서'에서 2023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오스트리아 빈을 선정하였다. 빈은 100점 만점에 98.4점을 받았는데 지난 5년 중 4년이나 1위를 차지하였다. 빈을 이어 덴마크 코펜하겐이 98.0점, 호주 멜버른이 97.7점, 시드니가 97.4점을 얻어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부산이 각각 아시아권에서 4위와 6위로 오사카, 도쿄, 싱가포르 다음 순위였다.EIU에서 발
고학년 학급 담임을 맡을 때 학생들에게 종종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감사합니다"였다. 학생들이 필자에게 여러 가지 상황에서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숙제를 검사하지 않고 넘어가는 날도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었다. 교사가 학생의 숙제를 매번 검사하는 행동은 당연한 일일까?초등학교 도덕시간에 학생은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있던 사회의 통념들을 교과서로 처음 만나게 된다. 그 중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단원이 있다. 주된 내용은 남이 만들어주는 삶이 아닌 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다. 사
우리는 살아가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에게 삶의 의미라 할 수 있고, 그와 함께 행복도 동반하게 된다. 그러나 살다 보면 늘 평탄할 수만 없는 게 인생이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는 고비고비 넘어야 할 산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 산은 우리에게 때로는 절망과 좌절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막막함 속에서도 하나의 빛이 있다면 참 다행한 일일 것이다.안성덕 시인은 시집 '깜깜'을 출간했다. 이 시집에 수록되어있는 작품 '등대'는 삶에서 마주치는 어려움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벗어나게 하는 지
토마스 맬서스(Thomas R. Malthus)는 한국사회의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를 어떻게 설명했을까? 맬서스는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식량부족의 비극을 맬서스 트랩(Malthus Trap)으로 정의했다. 인구와 식량의 불균형이 빈곤, 기아, 전쟁으로 이어지는 비극을 막기 위해 논쟁적인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맬서스 트랩과는 정반대로 급격한 한국사회의 인구감소와 사회구조의 불균형이 '코리안 트랩(Korean Trap)'의 위기가 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매년 세계 최하위 기록을 갱신해왔다.
올해도 보신각 타종 행사와 함께 아쉬운 한해를 보내며 새로운 2024년을 맞았다. 우리에게 이 행사는 1953년부터 70년째 이어져온 한국을 대표하는 새해맞이 행사이다. 세계 주요 대도시는 그 도시를 대표하는 새해맞이 행사를 가진다. 가장 대표적으로 미국 뉴욕시는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한해의 마지막 날, 밤 11시 59분, 새해 연도가 표기된 안경을 쓴 군중이 마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지막 10초를 카운트다운하며 원 타임스퀘어(One Times Square) 건물에서 크리스탈 볼을 하강하며 새해 시작을 축하한다. 오늘날 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CES 2024 혁신상' 수상기업 310개 중 한국 기업은 143개로 무려 46%를 차지하였고, 올해 혁신상 수상기업에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스타트업들이 포함되었다. 지금은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쿠팡, 배달의 민족도 몇 년 전에는 일개 스타트업에 불과하였으며 마켓컬리, 와디즈 등의 기업들 역시 스타트업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누구나 이름을 알 수 있는 기업이 되었다.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은 일반기업보다 지식재산의 창출과 활용의 중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렸고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라는 내용에 합의했다. 당초 논의되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워딩보다 다소 완화된 표현으로 아쉬움이 있으나, 화석연료의 감축을 공식화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화석연료의 퇴출은 단순 산유국의 이해득실의 문제 외에도,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한 저비용의 친환경 대체재가 부족한 까닭에, 현재의 고비용 탄소중립 연·원료 사용에 부담이 크다는 문제도 있다. 즉,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적인
2024년 대전예술의 전당과 시립예술단 그리고 무용단의 설레는 춤으로 초대한다.도시의 디자인은 엄청난 영원성과 역사성을 지닌다. 그리고 그 브랜드 가치는 도시가 존재하는 이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로마, 파리, 런던, 비엔나 등등등 모두 그렇다. 며칠 전 교향악단 신춘음악회의 지휘자는 분명 혼신의 춤을 추고 있었다. 어떤 무용수보다도 카리스마 넘쳤으며, 섬세한 피치로 춤을 추고 있는 듯했다. 또한 연주자들 음악의 바탕 위에 연주의 군무를 추고 있다고 느낀 감동의 순간이었다.얼마 전 대전 둔산 대공원 속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