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대전 동구 추동 동명초등학교 내 컴퓨터실에서 학생들이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진나연 기자

"선생님! 다했어요. 이거 봐주세요."

5일 오후 2시쯤 찾은 대전 동구 추동에 위치한 대전동명초등학교. 이날 2층 컴퓨터실에선 학생들이 책상 앞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방과 후 강사에게 질문을 하거나 컴퓨터에 집중하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따라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이 보였다.

정부는 올 1학기부터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시행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원하는 초등학생은 모두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돌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올해 2학기엔 모든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된다.

수요에 따라 아침돌봄(오전 7시부터 수업 전까지)과 저녁돌봄(오후 8시까지), 맞춤형 프로그램, 방과후 프로그램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대전지역에선 1학년 전체 총 1987명 중 1451명(73.0%)이 늘봄학교를 신청했다. 총 45곳의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이날 대전동명초에서도 전날 개학과 함께 운영을 시작한 늘봄학교 수업으로 교실 곳곳엔 아이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로 가득찼다.

대전동명초는 전교생이 46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로, 이번 학기 1-2학년 학생 19명(100%)이 돌봄에, 41명의 학생이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도 방과후수업 시간 컴퓨터실과 과학실에선 컴퓨터 수업과 원어민 선생님의 영어회화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졌다.

방과 후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인 오후 3시 30분쯤엔 교실 앞에 한줄로 선 학생들이 선생님을 따라 1층 돌봄교실로 이동했다.

교실은 아이들이 맨발로도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바닥 난방은 물론 가벼운 놀이활동을 할 수 있는 각종 교구들이 비치돼 있었다.

이외에도 학교 곳곳에 특성화 프로그램을 위한 골프배움터, 다목적실 등이 조성된 상태였다.

대전동명초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인 만큼 전교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바이올린, 골프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2학기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소규모 학교, 외곽지역에 위치할수록 인력, 예산 투입 등에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최문석 대전동명초 교장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예산이 필수적인데 아무래도 학교 차원에서 추진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외곽에 떨어져 있거나 소규모 학교는 도심에 위치한 학교보다 강사들의 급여 보장이나 이동 여건 측면에서 섭외가 특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선 학교 현장에선 아직 늘봄업무에 따른 부담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와 관련해서도 2학기 전면 시행 이후 늘봄지원실 설치를 통해 교사 업무 배제가 얼마나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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