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신당' 창준위 출범식 참석한 조국.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15일에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는데요. 조국 신당이 총선 변수로 등장하면서 민주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조국 신당이 4·10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고,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죠.

◇민주당 입장에서 계륵 같은 존재

조국 전 장관은 민주당 입장에서 조 전 장관은 계륵과 같은 존재입니다. '조국 사태'의 장본인으로 끌어안고 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박절하게 내치기도 쉽지 않습니다.

조 전 장관은 신당 창당 선언 하루 전인 12일 양산 평산마을 찾았는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죠. 사실상 총선 출마를 재가한 셈입니다.

조 전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8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죠. 그럼에도 닷새만에 신당 창당을 선언했는데요.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의 신당 창당은 누가 봐도 무리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입니다. 20대 대선에서의 '조국의 강'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통합비례정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민주당이 덥석 손을 잡았다가 중도층 이탈 등 총선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조 전 장관이 독자적인 비례정당을 만들 경우 민주당의 강성지지층 이탈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민주당에 득 보다 실이 많은 게 조국신당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대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분패한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조국 사태이죠.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12월 채널A가 주관한 '이재명의 프러포즈-청년과의 대화' 토크 콘서트에서 "저는 건너 보려고 하는데 강폭이 상당히 넓은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대선 기간 이 대표는 세 번에 걸쳐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결국 넓고 깊은 조국의 강을 건너지는 못했죠.

'조국신당' 창준위 출범식.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조국 신당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조 전 장관의 등판이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을 상당히 희석시킬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방탄하기 위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필요했을 뿐이다"면서 "이런 점에서 조 전 장관은 이재명 당 대표의 거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 전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창당이 아니라 자신의 위선과 불공정에 대한 반성과 자숙이다. 고마(그만)해라, 마이(많이)했다"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厚顔無恥(후안무치).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적었습니다.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 희석 우려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조국신당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의 등판으로 총선 프레임인 '정권 심판론'이 흔들리면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죠. 이재명 대표는 14일 "이번 총선은 거의 역사적 분기점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지점이기에 가능한 모든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단합과 연대의 중요한 기준은 국민 눈높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국 신당에 대해 선을 긋는 듯한 인상을 풍겼습니다.

■범 친명 김두관 의원-"당의 지도부들이 판단해야 될 문제이기는 한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승리, 윤석열 정권의 심판에 아무래도 이번 총선에서 그래도 중도층, 중원의 그런 많은 지지를 확보해야만 가능할 텐데 그런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저는 합니다."(1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박홍근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장-"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할 것입니다. 설령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13일 페이스북)



소상공인 정책간담회 참석한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대법 상고해봤자 사실 뻔한 건데 저런 일은 처음이라서 어떻게 저걸 이해를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그러고 조금 억울하더라도 그동안에 그래도 우리 한국사회의 어떤 지도적인 위치에 그리고 그 학자로서 그랬던 사람이 저렇게 자기 억울한 거 가지고 그거 복수한다고 당 만드는 게 이해가 안 가요."(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박성준 대변인-"선거 구도를 흩트릴 수 있는 염려의 차원이 있기 때문에 자중해 주고, 실제 이번 선거에 윤석열 심판에 있어서 무엇을 할 건가에 대한 답을 박홍근 단장이 말한 게 정확하게 민주당 입장이다."(1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친명 정청래 최고위원-"현실 정치 참여 선언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온갖 고초를 잘 견뎌왔다. 어떤 모양으로 같이 할지는 모르겠으나 정권 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따로 또 같이."(13일 페이스북)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당 창당에 대해서 동의하시고 격려한 건 아니라고 보고 있고요. 어쨌든 불가피성이 있다고 하지만 저는 그래도 조국 전 장관이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하려고 하면 어떤 길을 가는 것이 옳은지. 저는 그분이 오히려 한 발 뒤에 서가지고 야권의 단합을 위해서 역할하는 게 더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1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박지원 전 국정원장-"사실 저도 잠을 못 잤습니다. 왜 문재인 대통령은 저렇게 갑자기 확 힘을 실어버렸을까. 어떻게 됐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상당히 당혹스럽고 곤혹스럽고 어렵다. 만약에 비례연합정당에 조국 신당이 창당해서 들어온다고 하면 굉장히 좋은 일이다 그렇게 봐요. 지역에 까지 공천을 해서 혼선을 주는 것은 더 바람직하지 않다."(13일 TV조선 유튜브 강펀치)

■고민정 최고위원-"조국 수석이 만약에 민주당으로 입당을 해서 뭔가를 하겠다고 한다면 그 고민이 굉장히 심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으로 들어오겠다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과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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