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간호사관학교 백합 의식
지난 7일 밤 9시 자운대 국군간호사관학교 내 나이팅게일 동상 앞.
체감온도 영하 4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 86명의 간호사관학교 예비생도들은 한 명씩 나이팅게일 동상 앞으로 섰다.
명예위원장인 3학년 선배 생도에게 한 송이의 `백합`을 받은 예비생도들은 결연한 자세로 돌아섰다. 백합은 간호사관학교의 교화로 순결, 희생, 고결함을 상징한다.
`백합 의식`은 간호사관생도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진정한 원화의 후예가 되었다는 자부심과 전통을 이어 갈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간호사관학교만의 독특한 의식행사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연병장에서 구르고 소리를 내지르던 `군인`의 모습이었던 예비 생도들이 `백의의 천사`인 나이팅게일로 변하는 순간이다.
김정하(19·여) 예비생도는 "가입교 후 군사훈련을 받으면서도 실감이 안 났는데 백합을 받으니 정신적으로 나이팅계일의 후예가 된 것 같아 뭉클했다"며 "백합의식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남은 훈련도 최선을 다해 마치겠다"고 말했다.
백합의식은 기초군사훈련 3주차에 접어든 날에 치러진다.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 중 사실상 반환점으로 예비생도들이 가장 많이 흔들릴 때다.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받는 이 시기를 버티는 예비생도들은 대부분 무사히 입학식까지 가지만 이탈자가 가장 많은 고비이기도 하다.
백합을 후배들에게 나눠준 송소연(22·3년) 명예위원장은 "지난 2주간 훈련을 받으며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변화와 성장을 겪었는데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앞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간호생도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오는 21일 입학식을 갖는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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