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nstitute for Basic Science, IBS)이 오는 21일 설립 10주년을 맞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기초과학 연구에서 10년은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과학선진국의 많은 연구소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IBS의 지난 10년은 두 가지 이유에서 특별하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과 맥을 같이 하며,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우리나라는 과학기술에 힘입어 발전해 왔다. 1960-70년대의 과학기술 진흥정책으로 양성된 과학기술자들이
요즘 전세계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뜨겁다. 역대 넷플릭스 작품 중 가장 많은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했고 전 세계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 모두에서 1위를 달성하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한 칼럼에서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의 혜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언급됐다. 실제로 자유무역의 확산과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ICT의 발전은 글로벌 데이터 및 콘텐츠 유통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즉,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정보의 공유와 활용 범위가 매우 활발해지고 넓어지게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다가 최근에는 빈번한 이상기후로 상황이 다급해지면서 '탄소중립'이 온통 이슈가 되고 있다. 탄소중립은 인간에 의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면서, 남는 온실가스를 흡수 또는 제거해 실질적인 배출량이 제로(0)가 되도록 하는 개념이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2050년을 탄소중립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유엔은 2050년 세계인구가 97억으로 증가하면서 식량과 에너지는 지금보다 각각 1.7배와 3배 이상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개도국도 소득이 증가하면서 많은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인기영화 아이언맨을 보면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JARVIS)가 나온다. 자비스는 'Just A Rather Very Intelligent System'의 단어 첫 자를 딴 이름이며 번역하면 '그냥 좀 많이 똑똑한 시스템' 정도가 된다. 주인공 토니가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 때 자비스는 토니의 명령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최적의 슈트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영화 속 근사한 설계과정은 필자와 같은 공학자들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다.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이
과학진흥은 예나 지금이나 국가의 몫이다. 과학진흥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나 그 결과는 곧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아 민간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고, 과학지식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공공재여서 시장원리에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과학진흥을 위해 왕립학회(영국), 카이저빌헬름 연구회(독일, 현 막스플랑크 연구회) 등을 설립해 운영한다. 국가가 과학진흥에 힘쓴 역사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15세기 조선의 세종대왕이 국가정책으로 과학연구를 지원한 것이다. 당시 조선은 성리학 국가였으나, 세종대왕은 과학진흥으로 백성의 삶을 풍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 등 대내·외 환경변화 속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출연연이 국가·지역·국제 R&D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는 주문이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출연연의 연구성과를 산업화하기 위해 공유·협력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에서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협력 연구개발 활동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출연연들도 개별적인 역할 중심의 대응을 넘어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전 분야를 아우르며 입체적인 R&D 활동을 가능토록 국가 차원의 R
대전은 2019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살고 싶은 도시로 서울, 부산, 제주에 이어 4위로 선정됐다. 서울과 부산은 문화시설과 재미, 일자리가 많아서, 제주는 자연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전은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환경이 좋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지역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대전 둘레산길(12구간), 대전 3천(갑천, 유등천, 대전천), 대청호 오백리길(21구간)과 금강(대청댐~금강하구둑)을 주로 걷거나 대중교통
코로나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선선함이 느껴지는 가을이다. 봄에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고 수확을 앞두고 있다. 농부들이 한 해 동안 흘린 땀의 양에 따라 가을에 얻는 열매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농부들의 노력이 가을걷이로 평가되는 셈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과학자들도 연구 끝에 얻는 논문 성과가 제대로 평가되어야 훌륭한 과학자로 인정받는다.그러면 과학자들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까? 열매의 수확량으로 농부를 평가하듯, 과학자들도 발표한 논문의 양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씨앗을 뿌렸다고 열매가 저절로 열리지 않는 것처럼,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시장의 변화 중 하나는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며, 이를 통한 수익증대와 새로운 사업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M&A가 활발해졌는데,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은 2019년, 2020년 각각 31개, 35개의 기업을 인수한 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지난 5년간 각 30개, 47개의 기업을 인수했으며, 카카오는 무려 기업인수에 약 2조 6000억 원을 지불하며 1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업계 최대의 테크 기업으로
대덕연구단지는 1973년 과학입국(科學立國)을 목표로 조성되어 2023년이면 50주년을 맞이한다. 20주년이 되던 1993년에는 대전과학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005년부터 대덕연구단지는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연구 결과물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진화했다. 대전은 세계과학도시 총회, 각종 과학기술분야 국제학술행사 개최 등으로 국제 과학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신세계 Art&Science(아트앤사이언스)가 과학엑스포 개최지에 지난주 개점했다. 아트앤사이언스는 백화점, 과학체험관, 사이
가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질문을 받으면 나는 '물'을 연구한다고 답한다. 원자력전공자가 웬 물이냐고 질문이 이어지면 전문용어를 조금 섞어서 '열수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물이 흐를 때 압력과 힘의 변화, 끓거나 얼어 상(相)이 변할 때 열전달 과정 등을 연구해 원자력 시설의 안전을 연구한다고 덧붙인다. 일반인이 원자력과 물을 연관시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 나는 '물'(유체)을 연구한다. 원자로에서 우라늄이 핵분열할 때, 아인슈타인의 E=mc2 법칙에 따라 발생하는 엄청난 열에너지는 냉각수를 증기로
인류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끝났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열린 이번 도쿄올림픽은 개막 직전까지도 취소 여론이 거셌고, 결국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친 수준 높은 경쟁은 찬사를 받을만했다. 특히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육상은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를 추구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꾸준히 경신되는 신기록들을 보며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0.01초로 승패가 갈리는 100m 달리기와 2시간 넘게 달려야 하는 마라톤을 보며 순발력, 지구력 등 다양한 인간의 능력이 경이로울
글로벌 ICT 시장은 코로나와 함께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항 중 하나는 바로 반도체 분야의 기술발전과 시장성장, 그리고 지형변화일 것이다. 지난해 세계 경제는 코로나로 인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은 상대적으로 성장세를 만들었던 특이한 해였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대비 약 8-10% 증가, 메모리 시장은 약 13-20% 증가할 것이라 전망됐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은 소비패턴의 변화와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으로 인한 단말기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중국은 인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소강(小康)사회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싫든 좋든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G2에 등극하면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분야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모든 산업제품, 방위산업제품도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중국의 산업제품 대부분은 우리와 경쟁하고 있다. 내년이면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한다. 필자는 1992년 6월 중국 과학기술부 제1차 과학기술조사단 일원으로 보름간 방중하면서 중국은 상당기간 발전할 것이
국어사전은 '능동'을 '다른 것에 이끌리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것'으로, 피동(수동)을 '남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능동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로, 피동 혹은 수동은 소신과 주관이 없고 남에게 이끌리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능동적인 태도를 가져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교육받곤 했다.능동과 피동의 개념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흔히 사용한다. 능동형 기기는 작동하기 위해 기계적 또는 전기적 외부 구동력이 필요한 기기를 일컬으며, 피동형 기기는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관념론자답게 한 시대의 정신문화를 나타내는 '시대정신 (Zeitgeist, 차이트가이스트)'이 존재하며, 인간은 그 시대정신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한다고 했다. 이는 철학뿐만 아니라 역사학, 법학, 경제학 등으로 확대됐고 과학에서도 시대정신의 영향은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많은 과학 연구소들이 시대정신에 따라 탄생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회(Max Planck Gesellshaft)의 전신인 카이저빌헬름연구회(Kaiser Wilhelm Gesellschaft) 설립의 시대정신은 부국강병이었다. 연구회
올해 초 어느 ICT 전문가의 글 하나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눈을 떠 보니 선진국이 돼 있었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GDP 기준 경제규모는 세계 9위로 올라섰고, 우리 앞에는 이제 여덟 나라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선진국이 된 것일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발표에 따르면, 1964년 가입 이래 올해 한국이 선진국 그룹으로 분류되면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 변경을 하는 첫 사례가 됐다. 한국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1인당 GDP가 3만1497달러로 이탈리아를 추월했다. 경제규모로 세
우리는 기후위기시대에 살고 있고 온실가스 줄이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산업혁명 이후 과다하게 사용한 화석에너지는 심각한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식량문제, 보건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도 기후변화가 초래한 생태재앙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에너지, 환경, 식량, 보건문제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유기체)로 인식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UN은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대 환경협약(1993년 생물다양성, 1994년 기후변화, 1996년 사막화방지)을 체결해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은 이전보
올해 월드뱅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세계 경제성장의 둔화를 예측했다. 2020년 기준으로 2차 대전 후 최악의 경제 성장률(-4.3%)을 보였고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1.8% 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코로나 사태를 현명하게 대응한 우리나라는 -1.0%의 경제성장률로 나름 선전했다. ICT 최강국의 면모로 세계인은 우리를 '모범 방역국'이라 부른다.최근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빚투, 가상화폐가 집중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으며 자신들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겐 보이는 사실에 근거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 지구가 둥글다는 모든 과학적 근거들은 조작되었다며, 일부는 음모론까지 주장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로켓을 만들어 시험 발사를 하였다. 애석하게도 시험은 실패로 끝났고 로켓에 탑승한 사람은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세상에 그게 말이 되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도 눈으로 확인 가능한 것들만 믿으며, 자신이 믿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