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곳곳에 빈집이 늘고 있다. 고령화로 집주인이 사망해 자식들의 재산문제 등으로 철거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소유주조차 찾을 수 없는 빈집까지 다양하다.최근 발생하는 빈집은 인구감소, 도심공동화 등과 큰 관련이 있다. 신도심으로 이동함에 따라 도심공동화가 진행돼 버려지는 집이 발생한다. 또 신도심에 시민들이 모여 살게 되며 원도심 인구소멸이 가속화돼 빈집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대전시의 경우 지난해 3264호였던 빈집은 올해 3867호로 1년 사이에 18.47%가 증가했다. 동구가 1082채로 가장 많고, 유성구 921채와 중구
지난 10월 20일 서산에서 첫 발병했던 소 럼피스킨병이 날씨가 추워지며 어느새 안정기로 접어 들었다. 매일 발병 의심 신고와 확진 결과가 쏟아지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조용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과연 이대로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최근 인수 공통 질병이나 외국 야생 동물로부터 기인했다고 의심받는 질병을 나열해 본다면 대중들이 많이 들어 봤음 직한 이름이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코로나19,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럼피스킨
지금은 기억에 많이 남아있지 않은 어렸을 때 얘기다.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이 뜨거웠을 당시, 서대전역을 향하는 호남선 철도 옆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그 집에서의 추억이 많이 남아있진 않지만, 지금도 뚜렷이 뇌리에 박혀있는 건 바로 열차 소리다.열차는 하루에 몇 번씩 천둥과 같은 소리를 내며 아파트 근처를 지나갔으며, 집안은 마치 강진이 일어난 듯 흔들렸다.강렬한 열차 소리에 만화의 중요한 장면을 수도 없이 놓치는 건 기본이고, 끔찍한 소리로 인해 악몽도 상당히 많이 꿨다.어렸을 때의 기억이라 조금 과장됐을지도 모르지만,
얼마 전 오매불망 기다리던 신작 게임을 보름이 지나서야 구매했다. 게임이 인기를 끌어 품귀 현상을 보여서가 아니다.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에 빠져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한 발 늦게 접해 당장 구매에 나서려던 찰나 '아껴야 잘 산다'라는 출처 모를 명언이 문득 떠오른 게 화근이었다.동향 파악이 늦은 덕분에 신작 게임은 중고거래 앱에서 정가보다 1-2만 원 저렴했고, 즉시 최저가 판매자와의 접선을 시도했다.그러나 판매자는 일정 조율 과정에서 출장 등 각종 핑계를 대며 약속 일자를 뒤로 늦추기 시작했다.결국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대전이 부쩍 소란스럽다. R&D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쉬이 그치지 않으면서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여야 핵심 인사들은 해당 이슈를 안고 잇따라 대전을 찾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품은 지역이라 R&D 예산을 사이에 두고 여야 대립의 최전선으로 부상한 것이다.여당은 예상보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민심을 달래고자, 야당은 보란 듯 예산 복원을 약속하며 표심을 다지고자, 같은 사안이지만 대하는 온도 차는 다르다. 같은 점도 있다.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여당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기획·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 공연 하루 전 전면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으며 향후 행보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대전예당은 지난 8일부터 3일간 선보일 예정이었던 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을 공연 하루 전 취소했다. '무대 제작 용역 업체의 납품 일정 미준수'에 따라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쟁입찰에 따라 무대 제작 및 철거 용역을 낙찰받은 업체가 공연 당일까지도 무대를 완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이같은 사태에 지역 예술계 안팎에선 '상식 밖' '터질 게 터졌다' 등의 반응이다.당초 해당
최근 메가시티가 세간의 화제다.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고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도 서울로 포함시켜 몸집을 키우자는 이른바 '메가 서울' 구상이 이슈의 시작이었다.이를 둘러싸고 지방분권 역행, 포퓰리즘 등 반발 여론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당초 '메가시티'는 더 잘 살기 위한 도시의 비전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지방의 '생존' 전략이었기 때문이다.이미 수도권 일극체제에 따른 지방소멸은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초 발간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계룡]계룡시가 미래 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2006년 5월 '계룡시 애향장학재단 설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재단법인으로 계룡시애향장학회를 설립했다. 사회단체와 금융기관, 기업 등으로부터 기금을 기탁받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물론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올해도 지난 4월 특기장학생 21명, 모범장학생 9명, 고등학교 학업 우수 신입생 6명, 대학교 학업 우수 신입생 2명, 대학교 학업 우수 재학생 11명 등 총 49명에게 특기 장학생에게는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몇 달 전 입시박람회에서 만난 고3 학생이 생각났다. "상위권 대학이 아니더라도 서울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지방 국립대를 갈 바엔 서울 변두리라도 가겠다"국립대와 수도권 대학 중 선택할 수 있으면 고민도 않고 당연히 수도권 대학을 택하겠다는 학생이었다. 개인의 선택이긴 하지만, 지역 기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씁쓸한 답변이었던 것 같다. 급격한 인구 감소는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청년들이 떠난 도시는 활기를 잃었고, 농촌은 나이 든 이들로 가득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빈집과 폐
"돈과 사람 모두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 집중됨으로써 온 나라가 수도권-비수도권으로 양분되고 지방의 박탈감과 소외감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근래 들어 지역마다 지방분권 운동이 활발하게 개진되고 있고 이제는 영남·호남 간 지역 갈등이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비수도권 간의 갈등이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었던 2002년 9월 30일 충청권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한 다음 날, 대전일보 지면에는 이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기사가 실렸다. 20여 년 전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댄서는 두가지 뜻이 나온다. 무용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그리고 손님을 상대로 사교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분명 두번째는 부정적 인상을 주는 뜻이다. 어원은 나와 있지 않다. 1950년대 무도장에서 남자손님에게 돈을 받고 같이 춤을 춰주던 여성에서 생긴 말이라 짐작한다. 지금의 댄서가 가진 위상, 그리고 성인지에 맞지 않다. 두번째 뜻 앞에 '고어(古語)'라는 단서를 붙여주는 편이 나아 보인다.사전에 '직업여성'은 있지만 '직업남성'은 없다. 유흥업에 종사하는 남성이 있는데도 말이다. 순화되지
"상을 받아도 기뻐할 수 없습니다. 내년에 연구가 폐지될까 걱정이거든요."착잡한 심정으로 수상 소식을 전하던 한 연구기관 책임자가 있었다. 우수한 성과를 냈는데도 내년 예산이 대폭 깎여 사업단이 없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정부가 올해 저지른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후폭풍 때문이다. 내년도 정부 R&D 예산안은 올해보다 5조 2000억 원 줄어든 25조 9152억 원으로 16.6% 삭감됐다. 이 중 출연연 R&D 예산은 25.2%나 줄었다. 과기계가 줄곧 졸속 삭감 우려를 표명했지만, 진통은 여전히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온정주의란 이름으로 우리 사회는 수 많은 피해자들을 낳았다.보호와 규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선의의 의도를 이유로, 누군가의 자유를 제한해왔다. 그 결과, 수 많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또다시 상처 받는다.대전에서 매년 2000여 건에 가까운 가정폭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지만, 검거에 비해 구속률은 극히 낮다. 가정폭력 특성상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일어나고 묵인되면서, 피해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대부분의 피해자는 여성과 아동, 노인 같은 약자로 신체나 성, 정서, 경제적인 부분에서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대학생 시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농가 가꾸기 게임이 있었다.당근, 배추 등의 각종 농산물을 밭에 심고, 한 구석에선 가축들을 키우기도 했다.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싱그럽게 자란 농산물을 거두는 일이었다.그러기 위해선 울타리를 만들어 작물을 보호하고, 틈틈이 양분을 주고, 가축들의 상처도 정성껏 치료해야 했다.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안팎의 다양한 노력으로 풍성한 작물과 깨끗하고 평화로운 농가를 가꾸게 되는 결실을 맺었다.이 같은 노력은 우리 현실에서도 늘 적용돼야 되는 해법이다. 당연한 조치라고 여겨지면서도 현실적으로 이뤄
어린 시절 무수히 읽었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1970년대 화려한 도시 재개발 뒤에 숨은 도시 빈민층의 아픔을 담아낸 소설이다.난장이 가족이 살던 행복동 판자촌은 재개발 사업 구역으로 지정돼 집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받는다. 아파트에 입주할 능력이 안 되는 가족들은 절망에 빠진다. 난장이 아버지는 공장 굴뚝 위에서 '달나라'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작은 쇠공을 쏘아 올리다 추락사한다.난장이가 죽은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 무수히 많은 난장이가 살고 있다. 판자촌은 현대 난장이의 '쪽방촌'이 됐다. 쪽방촌 난장이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체 임대주택(96만5841호)의 4%인 3만8901호가 빈집이었고, 그 중 충남 공가율은 12.6% 수치를 보였다.충남 내포신도시 내 LH임대아파트는 5개 단지 총 5856세대나 있지만 지난 8월까지 절반 정도에 불과한 2857세대 밖에 입주하지 않았다. 그나마도 지난 2015년 입주를 시작한 10년 공공임대단지 1584세대가 100%에 가까운 실입주율을 보이고 지난 2020년 입주를 시작한 RM-6BL 단지의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한 때 유행했던, 지금은 철 지난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을 즐겨 듣고 있다.주위에선 나이에 걸맞지 않는 노래라고 하지만,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친근하게 '테스형'이라고 부르며 인생에 대하는 웃픈(웃으면서 슬프다) 가사가 마음에 꽂힌다. 나훈아 씨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곡이라고 보면 의미심장하기도 하다.이 노래가 지난 2020년 추석 당시 유행했던 이유도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래가 유행한 지 3년 지난 지금, 세상은 여전히 힘들다. 기업의
얼마 전 서울에서 수술을 마친 친척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걱정했던 터라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을 쏟아낸 뒤에야 담소를 나눴다. 병원 환경은 좋은지, 밥은 맛있는지 등. 그러다 수술실에 설치된 CCTV가 언급됐다.친척은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 CCTV 녹화 동의서에 사인을 했다. 큰 병원이라 믿기도 했지만, 마음 한켠에선 CCTV가 제대로 작동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도 품었다고 고백했다.같은 날 오후 알고 지내는 지역병원 외과 전문의에게도 전화가 왔다. 우연의 일치인지, 마찬가지로 CCTV 의무화 법안을 언급하며 다소 우려
"코로나19 이후 대전환이라는, 이 중대한 시기에 극히 소모적인 정쟁만 남아 있다."지역 한 인사는 최근 정치를 이렇게 표현했다. 코로나19로 무너졌던 소상공인들을 회생시키고, 고물가·고금리·고유가·고환율 등 서민경제를 관통하는 4고(高) 현상을 극복하기에도 부족한 이 시기에 여야는 거센 대립만 이어가, 민생은 방치됐다는 얘기다.정치권 싸움은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라 전망되는 만큼, 국민적 피로도와 경제적 어려움은 더 암울해지고 있다. 여기에 중앙은 물론, 지역 정치권이 총선 전까지 공천에 휘둘린다면 적어도 내년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추석 밥상에서는 먹고 사는 이야기가 주요 화두다. 치솟은 밥상물가와 전기요금, 기름값을 비롯 팍팍한 삶에 대한 걱정은 물론이거니와 결혼과 취업 등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 중 하나다.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은 어디 갈거니?-5만 원', '취업은 했니?-10만 원', '결혼해야지, 언제 할거야?-30만 원', '애는 언제 낳을 거니?-50만 원' 등등 잘 되었으면 하는 그 마음 그대로 돈으로 받겠다는 '잔소리 메뉴'가 명절마다 유행처럼 등장하곤 했다.내 집 마련의 꿈은 멀기만 한데다 높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