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허태정 대전시장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서울 집무실을 찾아 중기부 대전 잔류를 요청했다. 허 시장의 주문이 박 장관에게 통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보통 사안이 민감할 경우 시인도 부인도 않는 수사적 표현으로 갈음한다. 당일 박 장관의 관련 워딩이 인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굿이너프(충분히 좋은)'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심증이 짙다.대전시는 두 사람 회동 사실을 박영선(좌)·허태정(우) 구도의 투샷 사진과 함께 빠르게 언론에 배포했다. 허 시장 동정치고는 소재가 괜찮고 발로 뛰는 이미지 효과도 기대했음
리얼미터가 공개한 3월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조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이 14위를 했다. 광역단체장 17명 중 허 시장에 뒤진 사람은 3명뿐이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지지율(43.7%)만 읽으면 죽 쑤지는 않은 것 같지만 애매하다. 일단 전체 평균(47.4%) 대비 벌어진 수치를 찍었다. 시장 부문으로 환산하면 8명 중 6위로 뒤쳐져 사정은 더 안 좋아진다.허 시장이 받아 든 14위 성적표에는 정치적 함의가 배어 있다. 이 포인트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숫자 14에 너무 얽매일 일은 없다. 지지율 지표가 고정불변 값
금강수계는 충청권 내지를 유유히 관통한다. 그런 금강수계에 투영된 민심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 난류성 물줄기가 앞으로 단속될 수도 있고 거꾸로 사나워질 수도 있다. 중요한 전제 사실이 있다. 내년 21대 총선과 금강수계 민심과의 동조화 진폭이 그것이다. 민심을 강심으로 치환했을 때 지난 대선과 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은 금강수계 강심을 독과점했다.다음 총선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지금, 금강수계는 정치 쟁점의 중심기압권에 들어가 있다. 이 수계에 걸쳐 운용중인 3개 보(洑)는 강과 합체화된 구조물로서 어떻든 지역에 편익을 발생케
2·27 한국당 전당대회(전대) 열차가 오늘부터 전국 4개권역 순환 운행을 시작한다. 주요 탑승객은 당권 주자 3명, 최고위원 출마자 그룹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 등으로 파악된다. 이 전대열차의 첫 번째 진입역은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 일정이 예정돼 있는 대전이다. 전대는 정당의 최대 이벤트다. 대개 이 행사를 전후해 컨벤션 효과의 영향으로 당지지율이 꿈틀거리곤 한다.이 열차가 대전에서 첫 정차를 하지만 이를 대하는 지역 정서적 긴장감은 다소 덜할지도 모른다. 직접적인 사유로 지역 연고가 닿는 탑승객의 부재 상황을 꼽을 수
지난 8일 충북 청주 토박이 노영민 전 주중대사가 2기 청와대 비서실 수장이 됐다. 두어 명 경합자가 없지 않았으나 무혈입성이라는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다. 노 실장을 포함해 충북은 대통령 비서실장 2명을 배출했다. 전임 정부 시절 이원종 전 충북지사가 5개월여 비서실장을 자낸 바 있다. 정권 교체 후 집권 3년차 초입에 노 실장이 그의 뒤를 이어 비서실장 2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노 실장을 압축적으로 규정하면 2004년 17대 총선 최대 수혜주라는 별칭이 어울린다. 그 때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것을 신호탄으로 같은 지역구에서
그제 코레일, 대전시, 대전 중구가 지역구인 이은권 의원 등 3자가 대면한 자리에서 서대전역KTX 감편 유보 결론이 도출됐다. 코레일은 실리를 얻었다. 대전시에게서 역 주변 환경개선 과제들에 대한 이행 의지를 확인함으로써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았다. 대전시도 체면은 유지했다.코레일에 약속한 대로 대전시는 서대전역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여러 대책과 처방을 실행에 옮길 것이다. 지금 상태로 놔두면 빈사단계로 진입할지 모르는 노릇이고 그런 사태 전개는 최악이다. KTX 감편 문제가 아니어도 특정 도심 상권이 몰락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면 브
지난 14일 이낙연 총리의 'KTX 세종역 신설 불능' 입장 언급은 미묘한 정치적 사건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편의상 명명하면 '세종역 면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얼핏 사건의 진행 경과는 단순해 보인다. 이 총리는 당일 일단의 호남 출신 의원들 방문을 받는다. 이 총리를 찾아간 사람들은 이른바 '세호추'(세종역 경유 호남선 KTX 직선화 추진 의원 모임 약칭으로 호남 지역구 의원 28명) 주요 멤버들이다.이들은 이 총리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얻는 데 실패했다. 어떻게 보면 싱거운 결말이다. 빈손으로 갔다 빈손으로 되돌아온 것일
KTX 세종역(이하 세종역) 이슈가 진화하는 양상이다. 충청권내 이해충돌 수준을 넘어서면서 판이 커지는 것 같다. 세종시·충북도 국감 때는 호남권 의원들의 세종역 옹호 발언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세종역은 찬반이 민감하게 갈리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말하자면 제3 지대 사람들이 신설 당위에 논리적으로 힘을 실어주려는 모습이 목도된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 감지되는 지점이다.세종역은 고속철 세종시 통과구간에 신설하려는 간이 정차역이다. 이게 거슬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송역과 공주역의 기득권을 해칠 수 있다고 항변하는
공공기관을 대하는 지역적 감수성은 건조한 편이다. 일찍이 지역에 터를 잡았거나 개별 이전해온 기관들은 예외라 해도 대개 그렇다. 일단의 공기업들, 준정부기관 등을 비롯해 대덕특구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지역민들에게 익숙하고 낯설지 않은 것은 맞다. 다만 이런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전·충남은 공공기관 파이에 관한한 배고픈 입장이어서다.잘하면 실마리가 풀릴지도 모르겠다 싶다. 정부·여당에서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시즌 2편이 나왔고 이후 대전·충남의 공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수도권 이남 시·도별로 혁신도시를 지정해 공
충청 출신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새 대표가 됐다. 충청의 정치적 입지가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반색하는 지역 표정이 역력하다. 정치 이력, 경륜 등을 따질 때 제도 정치권에서 이 대표에 필적한 만한 인물은 흔치 않다. 그런 이 대표가 집권여당을 2년 간 이끌 선장 자리에 오르자 지역에서 기대치가 증폭되고 있다. 자연발생적인 집단정서로 수렴되는 대목이다.이 대표가 충청 출신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으로 후광효과를 유도하기에 역부족이 따를 개연성이 짙다면 역설적이다. 이를 실효적으로 극복하려면 이 대표와의 인적 관계망에 상당 부분
민주당 8·25 전당대회(전대)는 충청 입장에서도 쏠쏠한 구경거리다. 집권여당의 최대 정치이벤트에 지역 연고 인사인 이해찬 의원이 다른 2명과 경합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호강이다. 기왕이면 이 의원이 1위에 오르기를 바라는 게 지역의 보편정서로 읽힌다. 그게 현실화되면 충청 출신 집권여당 대표 1호 기록을 쓰게 된다.일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고 예단은 섣부르다. 포탈에 떠있는 이 의원에 대한 정치적 삶의 연표는 한참 길다. 컴퓨터 마우스 스크롤링을 여러 번 해야 훑어볼 수 있을 정도다. 그는 늘 진보정권 창출
선거는 민심사냥이다. 6·13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이다. 그 결과, 충청에도 역대급 민주당 태풍이 휩쓸었다. 당락 성적표가 넉넉히 증명한다.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여당에게 정치적으로 '포획'된 충청이며 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선거 결과는 나타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선거민주주의의 요체는 다득표 원칙이고 또 경쟁을 통한 민주당 성취가 혁혁해 보이는 점을 부정하지 못한다.충청에서 민주당이 명실상부한 주류 정치세력으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다. 4개 시·도 지방권력을 수성했고 적당한 긴장관계여야 할 지방의회도 민주당 의원들이 절대다수를 점유
역대 민선 대전시장들 승패마진을 통해 이번 선거를 가늠해보는 작업은 흥미로워진다. 색다른 접근법이긴 해도 역대 민선시장 선거 결과에 나름의 법칙성 비슷한 무엇이 있음을 참작할 수 있어서다.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는 선거판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주 무용하지 않을 듯하다.민선 6기 선거까지 23년 동안 민선시장 4명이 선택을 받았다. 이중 3선 고지에 오른 시장은 배출되지 않았고 대신 2명이 재선 기록을 썼으며 나머지 2명은 각 한차례 4년 시정을 책임졌다. 인물사로 보면 초대 홍선기 시장이 내리 2선을 지냈고 염홍
선거 한번 치르면 시·도 단위 해당 권역 정치지형이 재조정된다. 당락 여부는 각당 후보들 몫이다. 그럼에도 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성 부분에서 현역 의원들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게 정치상식이다. 충청권도 예외일 수 없을 테고 이런 시각에서 지방선거 경과를 조망해보면 흥미로운 추론이 가능할 듯하다. 몇 가지 전략 포인트를 해부하는 식으로 접근해 본다.대전·충남 출신 정치인들을 묶었을 때 연령대 분포 면에서 5060세대가 중심세력으로 포진해 있음이 확인된다. 한 명 한 명 머릿수를 세기는 그렇고 대체로 60세 전후 구간에 분포도가
6월 지방선거 길목에서 세종시 (행정)수도가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상해 본다. 우선 스타급 도시 탄생의 서막이 오른다. 표현을 바꿔서 대권 꿈을 키우는 이들에게 세종시장 자리는 필요적 대권 코스로 부상한다. 선거이력상 가중치를 따지면 다른 요소들을 압도한다. 대권 문을 노크해온 정치인들이 서울시장 또는 경기지사를 경유하려는 정치문법과 맥락이 닿는다.세종시와 두 곳을 평면 비교하는 게 온당한지 반문할 수 있다. 그럴 만하며 의문을 충분히 가질 법하다. 서울·경기 일원을 통칭하는 수도권은 사회적 총자산 면에서 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대통령 개헌안에 수도 관련 법률위임 조항 신설이 굳어졌다. 끝내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은 불가역적이 되고 말았다. 행정수도 명시 문제는 보편 여론을 결집케 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이에 고개를 돌린 채 수도규정 단문만 수렴한 채 손을 털었다.행정수도 명문화에 대한 정권의 태도와 인식은 유감스럽다. 이런 접근법이 최선인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논리는 논리로써 법리는 법리로써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행정수도는 개헌과 수도이전이 암나사와 수나사처럼 맞물려 있는 구조라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두 개념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상호
롯데는 유성복합터미널(이하 롯데유성)사업 상수처럼 돼버렸다. 지난 해 최종 협약체결이 무산된 데 이어, 재공모 절차를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새로 선정한 지금도 롯데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 사업에 대한 롯데 포지셔닝은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선행 공모 때는 롯데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제안을 했다면 이번엔 하주실업이라는 업체를 내세워 롯데쇼핑 등 복수의 유통계열사가 테넌트(임차인)로 참여하기로 했다. 알맹이 사업을 겨냥해 선수를 교체 출전시킨 셈이다.일련의 경과로 해서 롯데는 실인심했다. 한차례 철수 전력이 있는데도 미
평창올림픽에서 중국 장예모 감독 영화 '영웅'을 떠올린다. 지난 2003년 개봉된 영화 속 장면들과 서사 구조를 차용하면 현재 진행형인 평창 스토리 구성과 대강 맞닿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천하의 시작'이라는 부제도 절묘하다. 현재의 남북 상황을 함의하는 듯 해 평창을 내다보고 서브타이틀을 뽑은 것 같은 착시마저 일어난다. 영화적 각색이라서 해석은 자유 영역이다.영화가 설정한 시·공간적 배경은 중국 역사 연대기표 상단을 차지하는 전국시대인데 '사기'속 '자객열전'에서 모티브를 따온 모양이다. 당연히 그 시절 7웅의 패자인 진시황이
이완구 전 총리가 죽다 살아났다. 일이 터지자 세상인심은 한동안 그를 끝난 것처럼 여겼다. 30개월 남짓 잊힌 인물에 대해 최고법원은 지난 주말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상고심이 원심인 2심 판단을 수용함으로써 혐의가 벗겨졌다. 그 즉시 그의 정치심폐는 박동을 시작했다. 조금 자극적인 화법을 쓰면 죽었다 회생했다. 토설하라 다그치는 식의 규문주의적 재단 시대였다면 버거웠을지 모른다.피고인 딱지를 뗀 이 전 총리에게 필요한 것은 호흡을 가다듬는 것일 터다. 당면한 정국 현실은 그를 쉬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읽힌다. 해를
대전·충청권 지방선거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시일이 남았는데도 벌써 예열 버튼이 눌러진 것 같은 분위기가 진하다. 충청 4개 시·도지사중 대전과 충남 2곳 단체장 행보에 사정변경 사유가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로 꼽힌다. 대전시장은 선거 관련 재판 결과가 확정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직을 내놨으며 현직 유지 상태에 있는 충남지사는 3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지방선거는 지방행정 권력 교체와 동의어다. 현직 단체장이 있고 없고와는 별개로 선거 가수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정한 환경이 만들어짐을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