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절명했다. 생물학적으로 수명을 다한 것이다. 이는 북한 지도부로선 천하에 없는 변고다. 후계자 반열에 오른 시점부터 37년 간 지속돼온 절대 권력의 부재가 현실로 닥친 까닭이다. 때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김의 죽음과 관련해 상정해 볼 수 있는 의제중 하나는 내년 대선이다. 김이 생존해 있다고 가정할 때 아마도 대선은 그간의 구도이거나 조금 손질해놓고 붙는 싸움 양상을 그려볼 수 있었다.그런데 그럴 가능성이 낮아져 버렸다. 김의 사망으로 말미암아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김이 사후에도 한국의 대선에 변수로 작용하는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흐른다.…센강의 미라보 다리가 파리의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랑과 추억이라는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욤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 시도 그 일부일 것이며, 지금도 수많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있을 것이다. 우리 대전은 어떠한가? 사람들이 숨 쉬고 애환과 영욕의 추억이 담긴 곳을 찾아내어 그곳을 사랑해주고 이야기해줌으로써 하나의 명소가 태어나는 것이다. 나는 그곳을 대전역과 목척교라 생각한다. 다행히 대전역에는 안정애의 '대전부르스' 노래비가 있어, 두 연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이하 존칭 생략)가 내년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하나의 정치 사건이다. 다른 정파에서도 그런 일은 있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민노당 권영길 의원이 떠오르고 충북 옥천·영동·보은권의 노정객으로 군림해왔으며 현재 선진당에 복속해 있는 이용희 의원도 있다. 이 의원 사례는 성격이 다른 경우로 정확히는 현 업은퇴 약정이다. 대신, 지역구를 아들에게 상속할 뜻을 밝혔다.이회창의 불출마를 왜 사건으로 보는가다. 무엇보다 그의 신상에 변화가 온다는 것은 자연인 이회창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다.
선거판은 역시 커져야 제맛인가 보다. 어제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의 여운이 가시질 않는 것도 그래서일 터다. 물론 중요한 것은 선거 결과다. 선거는 후보자 본인이나 후보자를 공천 또는 단일화해 낸 정파 입장에선 십년감수를 각오해야 하는 싸움이다. 이겼느냐 졌느냐에 따라 정치적으로 생사가 엇갈리는 게임이니 당연하다. 승자는 천국에 가 있는 기분일 것이고 패자는 나락에 떨어진 듯한 심정일 수밖에 없다.서울시장 선거전은 많은 국민들에겐 새삼 선거의 묘미를, 유권자들에겐 투표의 손맛을 일깨워 주지 않았나 싶다. 누구를 지지했든 한 표 한 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요즘 심경은 적잖이 건조할 듯싶다. 서울시장 보선 여파로 무엇보다 그의 지지율 1위 아성에 금이 갔다. 지지율 수치상으론 눈에 띄는 낙폭은 없다. 문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라는 뉴 페이스의 출현이다. 제도정치권 밖 인물로서 동생뻘 되는 사람과의 여론조사 대결에서 엎치락뒤치락할 일이 생길 줄은 몰랐을 것이다. 또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다리품을 팔라고 조른다.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박 전 대표다.오는 서울시장 보선은 박 전 대표 입장에선 하나의 돌발변수다. 무상급식 투표 같은 일이
내달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가을정국을 달구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선거는 묘한 마력을 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가 없다면 정말 재미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판이 커질수록 흥미 유발지수도 비례한다. 선거권역이 광역화한다거나 유력후보가 참여하면 더할 나위 없다. 투표하러 가는 잠깐의 수고로움은 개표결과로 보상 받게 된다. 서울시장 선거에 투표권이 없으면 어떤가. 골프장 그늘 집에 앉아 있다는 기분으로 즐기는 것, 흔치 않은 기회다.선거의 맛은 당해 선거의 종류나 의미가 절반쯤은 좌우한다. 국회의원 총선거 다르고 대통령 선거 다르고
여권이 제대로 한 방 먹었다고 표현해야겠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다. 내심으론 이길 수도 있으리라는 일말의 희망을 걸었을 것이다. 그랬지만 행운의 여신은 고개를 모로 돌리고 말았다. 여권으로선 사력을 다한 한판이었다. 투표함을 열 수 있는 투표율 33.3%를 채우기 위한 여권의 몸부림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다 끝난 얘기지만 어쩌면 구조적으로 승산이 희박한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이전에도 주민투표가 행해졌었다. 제주시특별자치도 찬반 투표가 있었고 경주 방폐장 유치문제를 놓고도 주민투표로 결론을 낸 바 있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투
내년 총선에서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대전권에서 출마할까. 본인은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에 적을 둔 당인으로서 지역구를 특정해 나간다, 안 나간다 하는 건 넘쳐 보이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설사 아이디어 차원일지언정 이 전 지사가 충남권이 아닌, 대전권 지역구에서 나오는 그림을 상정해 보는 이들이 꽤 있다. 이 전 지사의 대전권 지역구에서의 총선 출마설이 나름 먹히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모든 건 그때 가 보면 저절로 풀리기 마련이다. 이 전 지사가 내년 총선을 뛸지, 뛴다면 충남에서 뛸지 대전에서 뛸지, 또 대전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미래권력으로 지칭된다. 청와대 정문에 가장 가까이 있는 차기 대선주자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 박 전 대표는 언제부터 그 같은 지위를 누려왔는가. 시점을 특정하자면 2007년 8월 당내 경선 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당시 이명박 후보와 맞붙은 박 전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겼으나 여론조사에서 져 고배를 들었으며, 패배를 수용했다. 경선승복 연설을 통해서다.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경선과정에 불거진 일들은 몇 날 며칠이 걸리더라도 모두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 문득 그가 궁금해졌다. 사유는 복합적이라 해야겠다. 우선 그가 책임자로 있는 직제에 대한 존폐 문제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여기에 일반적인 사연(私緣)도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충남 예산 산(産)이고 지방 국립대를 나왔다는 점 등이다. 조금은 감성이 앞서지 않았나 싶다.그다지 내키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대검의 상징 격인 중수부 폐지 문제로 논란이 끓는 정국을 말한다. 미묘한 시기에 맘 편한 대화를 청하는 것 자체가 피차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업무방해’ 가능성도 마찬가지였다. 저축은행 사태라는 거대 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비하면 자유선진당의 ‘쇄신 시동’은 싱겁다. 원내 제3당으로서 16석에 불과한 볼륨의 왜소함 때문일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콘텐츠의 빈약이 주된 원인이 아닌가 싶다. 타이밍 상으로도 충격효과를 확장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 여당과 민주당에서 큰판이 벌어져 흥행이 한창인 시기에 비슷한 카드를 빼든 격이다.선진당을 겨눈 쇄신과 변화의 방아쇠를 당긴 건 이회창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39개월간 총재에서 대표로 명패를 바꿔 달며 선진당을 지배해 온 당사자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자리를 내놓겠다고 선언했고 그 바통을 변
▲대전 동신중학교 동창회(회장·김영록)=24일(일) 낮 12시. 대전 동구 마산동. 더리스(THE LEE’S). ☎(042)283.3922
4·27 재보궐선거, 여러모로 ‘변종’에 가깝다. 일단 선거 종류가 겹친다. 국회의원 선거, 도지사 선거, 군수·구청장 선거 등등. 전국적으로 12개 시·도 내 어느 지역에선가는 최소 한 가지 선거가 치러진다. 재보선치고 유난히 선거 개수가 많은 것도 흔치 않다. 간이 총선, 간이 지방선거라는 별칭이 붙는 까닭이다.이보다 결정적인 요소가 있다. 즉, 각급 선거에 소속 정당의 이름표를 달고 결선에 나서는 선수(후보) 면면과 이들의 선발 방식이다. 제1 야당 당 대표가 직접 어깨띠를 두르고 나선 게 하나다. 다른 하나는 야권단일화를 통
선거의 계절이 다가올 때면 그래도 충청도는 봄날이었다. 5년 주기의 대선 때 선택의 결과가 그러했다. 조금 성급하지만 내년 말 차기 때는 상황이 어떠할까 상상해본다. 그때에도 어김없이 봄날이 올 것인지의 여부를 지금 시점에서 미리 짚어보기는 까다롭다. 그럼에도 ,‘봄날론’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정치의 계절, 그중에서 최대 이벤트인 내년 대선 초침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재보선 강원지사 선거, 경기 성남 분당을 선거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여야 또는 여권 내에서 사활적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꼭짓점에 차기 대선이 있
과학벨트 싸움을 세종시 때와 비교하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이 시점에서 된다, 안 된다를 단언할 수는 없다. 그래도 미루어 짐작은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굉장히 버거운 싸움이 될 듯하다. 사실은 그런 프로세스에 이미 진입해 있는 상황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그런 현실을 각인시켜줬다. 그는 설 명절 전 방송좌담회에서 대선공약인 과학벨트에 대해 번의했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겠다는 취지였고, 그게 충청도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했다. 공약파기라는 강수를 둔데다 앞뒤가 안 맞는 모순화법까지 구사했다.과학벨트가 세종시 때보다 몇 곱절
대개들 기억날 법한 삽화 하나가 떠오른다. 정병국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가 청문회장에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깊이 고개 숙여 예를 표한 장면이다. 장관 내정자 신분이긴 하나 3선 의원 출신으로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 게 사실이다. 정 내정자의 이런 행동은 어쩌면 예고돼 있었다. 그는 박 원내대표를 역대 문광부 장관 중 베스트로 꼽았다. 진심이든 레토릭이든 듣는 사람은 입이 귀에 걸릴 만하다.이 삽화가 별것 아닌 듯해도 그렇게 볼 일이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리더인 그가 현실정치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얼
대한민국 정국은 누가 주도하고 있는가. 법적인 영향력, 세력의 크기로 보면 대통령, 지도자급 정치인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그런 사람들이 실질적인 권한과 파워를 행사하는 건 맞다. 단,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나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야기된 안보정국을 고정 값으로 놓게 되면 달리 접근하는 게 가능하다. 거기에다 다른 변수들을 결합하면 여러 가설이 도출된다.그러면 현재와 미래 정국에 대한 이런 독법(讀法)의 원점(原點)은 누구에게로 귀결될까. 여권의 낯익은 인물들을 비롯해 야권 인사들과 몇몇 충청 연고 인사들을 탐색해 보는
북한군의 11·23 연평도 포격, 논점은 단순 명료하다. 국방장관이 어제 국회 국방위 회의에 출석해 여러 가지 답변을 잘 했지만 어디까지나 사후적(事後的)인 해명에 해당한다. 한국전 이후 처음으로 전쟁상황이 벌어져 군과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벌건 대낮에 해상 포격훈련도 아니고 연평도 우리 해병대 내무반을 조준 포격했다. 북의 해안포 성능이 어떤지는 모르나 백 수십여 발을 쏘아댈 정도였으면 마을주민들이 죽어나가는 건 안중에도 없었다는 뜻이다.그런 실제상황하에서 우리 군은 자주포 80여 발로 대응사격을 했고 그러기까지 13분가량
C&그룹과 태광그룹. 동병상련을 실감할 것이다. 가정으로 치면 우환이 닥쳤다. 혐의점은 닮은 듯 다른 듯 하고 비슷한 시기에 검찰수사가 한창이다. C&, 태광의 오너는 둘 다 40대 후반이다. 한쪽이 당대 창업 케이스인 반면, 다른 한쪽은 창업자 2세가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후, 한쪽은 철저히 망가져버렸고 다른 한쪽은 현재 재계 매출액 순위 40위대를 지키고 있다.잘나갔거나 잘나가는 두 그룹이 나란히 검찰의 사정권 한복판에 있다. 죄를 지었다면 그 값을 치르기 위한 과정일 수 있겠지만 그게 다일까. 이번엔 경우가 다른 듯하다. 요
짧은 생각일지 모르나 민주당은 위기국면이다. 제1야당이 상황이 안 좋다는 건 달리 말하면 앞길이 뿌연하다는 말이 된다. 아주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 민주당의 현재적 상황에 기초해 추론해볼 때 달리 귀결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갈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어떤 반전의 레버리지(지렛대)를 찾지 못하면 그렇다는 이야기다.민주당의 내면사정이 어떠한지 글의 편의를 위해 ‘오답노트’ 형태로 짚어본다. 정치판이 ‘정답’과 ‘오답’으로 구획되는 건 아니다. 다분히 상대적일 뿐이지만 한번 정리해 두면 이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