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8일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한우농가로부터 소 럼피스킨병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충청남도 동물위생시험소는 즉시 현장에 출동하여 증상을 확인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사시료를 송부한 후 검사결과를 기다리면서 혹시 모를 양성판정에 대비, 가축살처분 등 차단방역 준비태세에 돌입하였다.당시 필자는 충청남도 농림축산국장으로 농·축산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럼피스킨병이 정말 우리나라에까지 유입된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하고 검사결과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럼피스킨병은 1929년 아프리카
어느 날 친한 동기가 MZ세대 공무원이 이끄는 청렴 서포터즈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청렴 서포터즈인데, 왜 굳이 MZ세대 공무원으로 제한했을까 궁금했다. MZ세대가 더 청렴해서일까? 아니면 MZ라는 단어가 유행이니 괜히 붙여본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지원하게 됐고, 청렴 서포터즈 활동 과정에서 MZ세대와 청렴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95.2점과 65.4점.'어떤 점수이길래 이렇게나 차이가 크게 나는 걸까. 이 점수는 각각 세종시교육청의 청렴에 대한 외부 청렴도와 내부 청렴도를 수치화한
새삼스레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베이비 붐 학창 시절에 수많은 동급생이 신었던 검정 고무신 신발이 멋진 운동화나 구두로 변했다. 남루한 옷차림은 두툼하고 따뜻한 옷으로 학교에서 꽁보리밥 도시락 대신 하루가 다르게 맛있는 점심밥을 먹는다. 어느덧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는 것을 학교 급식식단에서도 느낀다.아쉬움도 없지 않다. 최근 들어 그 많던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농촌지역 초등학교 폐교는 이제 다반사다. 지방대학들은 생존책 차원에서 대학 간 통합된 글로컬 대학으로 갈 수밖에 없을 정도이다.
오늘날 '협치(協治)'는 공동체 운영에 필요한 핵심 원리가 됐다. 공감과 협의 없이는 복잡해지고 다변화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는 협치를 활용, 시민들과 함께 현안을 해소하곤 한다.물 분야는 협치가 요구되는 대표적 영역이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탓이다. 이에 대한민국 대표 물관리 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는 2014년부터 10년간 각계 전문가, 국민대표, 산업계 등으로 구성된 상생협력위원회를 통해 국민적 시각에서 물 갈등을 해소하고 정책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예로부터 치수(治水)는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장 큰 대업(大業)이었다. 중국의 신화적인 태평성대 시기인 요순시대에도 홍수피해가 극심했었다고 한다. 요 임금은 곤이라는 사람을 시켜 황하강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사형시켰고, 다음번인 순 임금이 곤의 아들 우를 중용해 황하강을 관리하도록 했는데, 13년간 너무나 잘 관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순 임금의 뒤를 이어 중국 최초의 왕조라 일컬어지는 하 나라를 세운 우 임금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치수는 고대시대부터 국가의 핵심 책무이자 국가 리더의 역량을 대변
2024학년도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지 일주일이 지났다. 시험 당일에는 입실하는 수험생을 응원한 뒤 잠시 복도에 서서 고사장 안 학생들을 바라보는 데 상념들이 스쳐 지나갔다.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대입시는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학생들의 삶에서 대학입학 시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가는 게 일상일 정도로 사교육 의존도 역시 높다. 대입시라는 관문은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니라 신분 상승을 이루고 부를 축적하고 명예를 얻는 중요한 길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김동춘 교수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절정을 향해가던 단풍이 다 변하지도 못하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바람에 많이 떨어져 버렸다. 해가 갈수록 새빨간 단풍, 샛노란 은행잎을 찾기 어려운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여러 자료를 보니 늦게까지 이어진 폭염이 단풍에 영향을 줘 단풍 시작일과 절정 시기 모두 평년보다 5일 늦어진 데다가 건조한 기후 속에 단풍이 되지 못하고 말라 떨어지는 잎들이 많아졌다고 한다.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2010년대의 전 지구 온도는 1.1도 상승했고,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조각한 피그말리온이 갈라테이아 조각상을 사랑한 나머지 신에게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기도를 했고, 여신 아프로디테가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해 갈라테이아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줬다는 이야기다.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말하는 것으로 일이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면 잘 풀리고, 안 풀릴 것으로 기대하면 안 풀리는 자기충족적 예언이다.최근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 평균 2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
지난달 29일부터 5박 8일의 일정으로 영국 런던과 핀란드 헬싱키 출장을 다녀왔다. 첫 번째 공식 방문지였던 '이스트 런던 테크시티(East London Tech City)'는 세계 3번째 규모의 창업클러스터다. 이곳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기업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런던 동부는 오랜 기간 낙후된 지역이었다. 소규모 공장이 밀집하고 가난한 노동자들이 거주했다. 100년 가까이 정체되었던 이곳이 2010년대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지방의 혁신적인 도시재생과 중앙의 과감한 지원이 더해지면서 첨단산업단지이자 청년 스타트업
악취문제는 소음이나 빛공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편이며, 해결책도 까다롭다. 악취란 자극성이 있는 물질이 후각을 자극해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여러 성분이 혼합된 냄새를 말한다. 종류가 다양하고 같은 농도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지속시간이 짧아 측정하는 시점에서 악취가 사라진 뒤인 경우가 많아 역학조사 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현재 전국 50개 지역이 악취관리지역으로 특별관리되고 있는데, 대전의 경우 대덕구에 위치한 대전산업단지와 대덕산업단지 등 두 곳이 악취관리지역에 지정돼 있다. 이들 지
"됐슈!". 작년 12월 14일 아산시청 미래전략과 사무실에 환희의 한마디가 들렸다. 국립경찰병원 분원 건립지를 아산시로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경찰병원 아산 건립은 대통령 공약이지만 경찰청이 돌연 병원 건립 후보지를 전국 공모로 돌리며 19개의 지자체와 경쟁해야 했기에 우리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큰 산을 넘고 나니 또 하나의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다. 예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500억 원 이상의 신규 사업은 경제성 평가 등을 거쳐 사업의 추진 여부를 판가름한다. 경찰병원 역시 4500억 원 예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행정적 중심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국가 거버넌스의 혁신과 함께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성장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세종국회의사당 설립 결정과 주요 위원회들의 이전 계획 발표는 세종시가 단순한 행정 수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전략적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확고한 증거다.국가 전반의 연구 기관들이 다양한 주제로 연구를 전개하나, 이 연구 결과가 현장의 실질적 요구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괴리를 줄이기 위해 세종시에 세종미래전략연구원을 설립했다. 세종미래
천연두는 마마라고도 불렸다. 최초의 백신은 1796년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됐는데, 이는 당시 사망률 40%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었던 천연두 퇴치에 크게 이바지했다.3년 넘게 코로나19가 지속됐다. 세계적으로 백신 개발과 접종이 진행되면서 위드 코로나 단계로 빠르게 전환됐다. 예방접종으로 면역이 형성되면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입했을 때 감염 위험을 줄여준다. 혹 감염되더라도 중증화나 사망에 이르는 상황을 막아준다.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일반인의 64.8%, 감염내과 전문의의 84.1%
백제 흔적을 찾아서 서울행 새벽 버스로 쉼 없이 달려 한성 백제 박물관에 이른다. 여전히 태양 정열은 서울의 거리를 뿌리고 있다. 눈도장 찍듯 기념사진을 찍은 후 아직도 여전한 더위를 피해 줄행랑치듯 박물관 안으로 들어간다. 박물관을 둘러보는 순간 주연 벤스틸러가 열연한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를 연상하듯 한성 백제 사람들이 다시 꿈틀거린다.여느 날처럼 몽촌토성 밖 사냥터로 나선 백제 남정네들. 바구니 허리춤에 차고 토성에 오른 아낙들 지난밤 남편 흉보기 바쁘다. 어제저녁 못내 아쉬운 사랑을 솔부엉이는 아는 듯 눈망울만 굴린다.
지난 중순에는 제22회 어르신 체육대회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충무체육관에서 처음 열려 모처럼 모여 다양한 경기를 펼치며 그동안 못다한 끼와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화합의 장이었다.그간 우리가 눈부신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부모 세대들의 희생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행복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부모 세대들이 있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함께 든다. 언론상에 대두되는 노인빈곤, 고독사, 독거노인 등의 사회문제는 자주 접할 수 있는 사회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산책길로 나선다. 개천 변은 생각보다 거센 물살이 흐른다. 지난밤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안전한 산책길로 느긋한 마음으로 걷는다. 간간이 불어오는 귓불에 스치는 바람을 우정 삼아 홀로 여유롭게 호사를 부리는데 저쪽에서 두 청년이 걸어온다.순간 해코지나 하지 않을까 하는 미묘한 불안 본능이 등줄기로 흐른다.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이 말했듯 과대 포장된 위험성 본능이 작동된 것이다. 필요 이상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눈치채야 하는데, 몸은 이미 경직되어 있다. 긴장감이 무색해질
최근, 한국 과학자들의 상온 초전도체(LK-99) 등장으로 인해 국내외 학계가 떠들썩하다. 지난달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서 국내 연구진들이 전기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가 올라왔다.초전도 현상은 어느 온도 아래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며, 최소 -200°C 이하의 초저온과 수십 만배에 해당하는 초고압 등의 특별한 조건에서만 구현이 가능하고, MRI나 자기부상열차 등에 응용되고 있다.만약, 상온 초전도체가 실현된다면 하이퍼루프, 호보보트 등과 같은 다양한 운송 수단이 대중화되고,
여러 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곳을 숲이라 한다. 숲은 만병을 치유한다고 할 수 있다.숲 1ha는 연 18톤의 산소를 배출하고 사람은 1일 0.75kg의 산소를 마시고 산다. 그렇다면 숲 1ha는 65명이 년간 마실 수 있는 산소 요구량을 충족시켜 준다.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숲의 공익적 가치는 2020년 기준 259조 원 (1인당 499만 원)이라 하며 미국 하버드대 윌슨교수는 인간이 녹색을 접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심신이 피곤할 때 숲이 그리워지는 DNA가 존재한다고 한다.또한 일반 공기 중에는 산소가 21%, 질소 78%,
글로벌 시대에 옛 조상님들의 혜안에 깜짝 놀랄만한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지명에 대한 선견지명은 감탄사만으론 부족할 뿐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永宗島)는 길 영자에 마루 종으로 즉, 긴 마루란 의미로 활주로를 나타내며 전남 고흥(高興)은 높을 고에 흥할 흥자로 높은 곳에서 흥함을 뜻하므로 나로호 우주센터가 그곳에 있는 게 아닌가. 어찌 그뿐이랴. 고군산열도의 60여 개의 외로운 섬에 불과했던 신시도(新侍島)가 새롭게 모신다는 지명을 가지고 요즘 핫한 새만금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해서 신협의 원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가 9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그 숫자는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10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숫자도 증가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 기준 전체 어르신 인구의 36.1%가 '1인 가구'라고 한다. 같은 해 대전시의 경우, 전체 어르신 인구(22만 6831명) 가운데 27.1%인 6만 2000명이 1인 가구라고 하니, 초고령화 사회 문제와 직면해 가는 한국 사회가 점점 실감이 난다.지역에서도 각종 어려움 속에서 혼자 삶을 꾸려나가는 어르신들을 흔히 찾아뵐 수 있다. 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