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주꾸미, 가을에는 낙지가 제철이다. 충남 태안도 역시나 그렇다. 봄이 되면 주꾸미는 몽산포, 채석포, 모항항 등 태안 곳곳에서 맛을 볼 수 있다. '주꾸미 샤브샤브'라고 쓰여 있는 입간판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주꾸미 말고 다른 특산물이 어떤 게 있을까. 실치는 3월부터 태안 내만권에서 잡히기 시작해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만 맛을 볼 수 있다. 특히 태안에서는 마검포 등의 항구에서 주로 맛볼 수 있어 사실상 태안 속의 태안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주꾸미보다 실치회가 구미에 당겼던 이유다.마검포에 위치한
금강 끝자락인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기자는 어렸을 때 고둥을 무척 좋아했다. 갯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고둥(총알고둥)을 따서 삶은 뒤 바늘로 꼭 쑤시면 돌돌 말린 나선 모양의 고둥살이 빠져 나왔다. 쌉싸름한 첫 맛 뒤에 따라오는 달콤함과 감칠맛에 반해 연신 먹다보면 어느새 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을 들락거렸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고둥의 감칠맛을 기억하고 있는 기자에게 민물고둥격인 올갱이(다슬기)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맛이었다. 고둥의 달착지근한 맛은 찾을 수 없고, 오로지 쌉싸름한 맛만 날뿐이었다. 그렇게 거의 20여년을 올갱이와
포장마차 술안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꼼장어(먹장어)이다. 쓰디쓴 소주 한 잔과 함께 곁들이는 쫄깃쫄깃한 꼼장어 한 점은 술꾼들에겐 최고의 궁합이다. 꼼장어는 소금구이를 해도 맛있고, 고추장 양념에 각종 채소와 함께 버무린 양념구이를 해도 맛있다. 예전엔 서민들의 술안주로 흔하디 흔했던 꼼장어가 요즘엔 귀하다. 특히 껍질을 벗긴 채 선홍빛의 속살을 드러내는 꼼장어 생물은 꼼장어 전문점에서조차 쉽게 만나기 어렵다.오돌오돌 씹히는 꼼장어의 식감을 좋아하는 기자가 대전에서 어렵게 찾은 꼼장어 맛집은 중구 문창시장 맞은편에 있는 부산산
된장국. 진하고 구수한 그 향은 손을 타야 제 맛이 난다. 모두의 손 맛이 다르듯 된장국의 맛도 다르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넣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멸치 육수를 낸 후 된장과 야채를 넣는다. 보다 특이한 맛을 내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다.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된장국의 맛은 확 달라진다.알싸하고 시원한 맛을 내고 싶다면 '올뱅이'가 제격이다. 민물에서 사는 이 고둥은 마을에 따라 호칭이 다르다. 표준어로 다슬기, 충남에서는 올갱이, 충북은 올뱅이라고 부르는 등 이름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어떤 음식에 넣어도 맛있다
참으로 못생겼다. 아니 흉측하게 생겼다. 머리는 커다랗고 턱과 머리, 몸에 우툴두툴한 나뭇잎 모양의 돌기가 나 있다. 못난이의 대명사인 쏠뱅이목의 삼세기(전라도방언으로는 삼식이)는 한 때 생선취급도 받지 못했다. 그물망에 삼세기가 잡히면 어부들은 어김없이 바다에 버리곤 했다. 생김새도 볼품없는데다 맛도 심심했기 때문이다. 한 때 그렇게 천대(?)받던 삼세기가 지금은 귀한 몸값을 자랑한다. 삼세기의 쫄깃하고 기름기가 없는 깔끔한 맛이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말이다. 삼세기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요즘이 제철이다. 대전에서 삼
이번 설 명절때 두텁떡 선물을 받고 깜짝 놀랐다. 멋지게 꾸며진 상자를 열고 보니 평소 내가 알고 있던 두텁떡과는 상당히 다른 떡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우선 찹쌀경단처럼 동글동글했고, 거피(去皮)한 팥과 호두, 잣 등 견과류가 섞여 있는 소는 단맛이 강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떡을 감싸고 있는 고물이 코코넛 가루였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궁중떡인 두텁떡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찹쌀떡도 아니었고, 일본 모찌도 아니었다. 국적불명의 떡이 두텁떡이라는 이름을 달고 시중에 팔리고 있는 것이었다.기자가 두텁떡을 알게 된
과식했다 싶어도 속이 부대끼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서 몸이 힐링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 "에이 과장도 심하네"라고 말할 지 모르겠다. 세종시 조치원읍 신안리에 위치한 분당일품국수(대표 박선옥)가 바로 그런 집이다. 가게 이름만 봐서는 국수전문점인 듯 보이지만 식객들 사이에 손맛이 살아있는 맛집으로 소문났다. 사실 이 집은 특별한 메뉴를 선택하기 보다는 "사장님이 알아서 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훨씬 맛있게 먹는 법이다. 그날 그날 주인장이 내놓고 싶은 음식들은 맛이 살아서 입 안에서 춤을 춘다. 굳이 단품메뉴를 꼽자면 제육쌈밥을 추
'삽교'. 백제어로 붉다는 뜻의 '삽'자와 다리를 의미하는 '교(橋)'자가 합쳐진 이름이다. 삽교천은 이름 그대로 붉은 흙탕물이 흐르는 지역이다. 붉은 물은 흐르고 흘러 곧 아산만과 만난다. 덕분에 삽교 일대는 예전부터 장어가 많이 났다. 자연스럽게 장어 요리도 발전했다. 아산에서도 인주 장어 요리는 최고로 친다.'옛날돌집 민물장어'는 인주면에서 가장 먼저 생긴 장어요리 집이다. 간판에 '27년 전통'이라고 씌어있지만 실제 영업한 햇수는 31년이다. 전통의 손맛은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전해졌다.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은 맛은 시어머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불의 재료도 중요하다. 똑같은 고기라도 가스불에 구워먹느냐, 참숯에 구워먹느냐, 연탄불에 구워먹느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참숯향이 가득 밴 고기맛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워먹는 고기맛을 더 좋아한다. 특히 기름기가 거의 없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갈매기살이라면 단연 연탄불이 최고다.지금이야 갈매기살이 돼지고기 중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대접을 받지만 한 때 바닷가에서 '끼룩~끼룩~'하며 날아다니는 갈매기로 오인받았던 적도 있다. 갈매기살은 돼지 갈비뼈를 감싸고 있는 횡격막에
금산은 물 많은 고장답게 어죽이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에 어죽이 발달하게 된 것은 금강 상류지역이라는 특성 덕분이다. 넓고 깨끗한 물 덕분에 민물고기가 많이 잡힌다. 직접 잡은 고기로 만든 어죽은 깊은 맛이 난다. 인삼이 들어있어 인삼 향이 나는 어죽도 있다.마달피가든(충남 금산군 제원면 용화리 124)은 어죽과 도리뱅뱅이 등 민물고기 요리를 하는 곳이다. 마달피 가든이 있는 용화리는 어업 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직접 잡은 고기로 어죽을 만든다. 마달피가든의 양태형 사장은 "이 지역에서 어업 허가를 받은 사람이 3명 있는데 이들이
수요일 점심때만 되면 유난히 북적이는 맛집이 있다. 대전시 대덕구청 앞에 위치한 오성회관(대표 유정옥)이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토종엄나무한방백숙 등 닭요리인데 수요일 점심때만 '별미'로 제공되는 평양식만둣국을 먹기 위해 식객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몰려든다. 식객들 사이에 이 집은 손으로 빚은 제대로 된 평양식만둣국 맛집으로 소문났다. 냉면 그릇에 나오는 만둣국은 소박하다 못해 촌스럽다. 손으로 빚은 만두는 투박하고, 만둣국 위에 올린 고명도 송송 썬 파와 김 가루가 전부다. 그 흔한 달걀지단을 올려놓는 꾸밈도 없다. 국물은
요즘 짬뽕이 대세다. 수 십 년 동안 중국요리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던 짜장을 제쳤을 뿐더러 이제는 '짬뽕'이라는 단독 메뉴로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전국 5대 짬뽕이니, 대전 3대 짬뽕이니 하면서 짬뽕 투어를 하는 식객들도 많다. 짬뽕의 인기가 치솟다 보니 8000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는 '명품' 짬뽕들도 있다. 서민들이 간단히 한 끼 때우는 음식이었던 짬뽕이 주머니가 부담스러운 비싼 음식이 되어버린 것이다.우리 국민들이 짬뽕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국물에 익숙하고,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짬뽕만큼 절묘하
맛집의 기본적인 요건은 흔한 입맛의 틀을 깨는 것이다. 동일한 재료지만 기존에 인식돼 있던 맛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 맛집의 첫 번째 조건이다. 서동한우(충남 부여군 규암면 호수로 15)는 상호명대로 한우를 주재료로 하는 식당이다. 부여에서 한우를 찾는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서동한우는 타 한우고깃집과 다른 맛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메뉴는 등심. 서동한우만의 특별한 제조법인 '드라이에이징'은 도축후 진공포장을 하지 않고 공기에 그대로 노출시킨다. 숙성기간은 숙성목표에 따라 50일에서 120일까
◇맛집들이 넘쳐 난다. TV 생활프로그램 중 맛집 탐방 코너는 빠지지 않는다. 맛집 전용 블로그도 많다. 하지만 큰 기대를 안고 찾아간 TV속 맛집, 블로그 맛집들에게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떤 때는 속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기자가 직접 맛집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기자가 생각하는 맛집은 우선 재료가 신선해야 하고, 화학조미료를 가능한 넣지 않고, 요리꾼의 정성이 듬뿍 들어가고, 무엇보다 가격이 적당해야 한다. 기자의 이름을 달고 쓰는 첫 맛집의 메뉴를 뭘로 정할 지 나름 고민한 끝에 우리
전북 부안군의 대표적인 별미는 백합죽과 바지락죽이다. 그것을 재료로 한 음식 중 부안을 대표하는 별미 중 하나는 죽(粥)이다. 이마저도 백합죽과 바지락죽을 나뉘는데 식감으로 비교를 하자면 백합은 쫄깃한 맛이, 바지락은 부드러운 맛이 강하다. 부안에서 새만금홍보관에 도착하기 전,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뜨끈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바지락죽 한사발은 어떨까. 바지락죽의 원조라니 더욱 구미가 당긴다. 변산온천 인근에 위치한 '변산명인바지락죽'은 부안의 여러 바지락죽 중 단연 원조로 꼽힌다. '식은 죽 먹기'라는 속담도 있지만 쉽게 먹을 수
코끝이 시리도록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즘 뜨끈한 국물있는 음식이 절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시기다. 양푼이 한사발에 수북이 담긴 김치찌개 등 추억의 맛을 선보이며 겨울 식객들의 입맛을 붙잡고 있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양푼이 김갈동'이다. '김갈동'이라는 상호가 특이하면서도 정겹게 다가온다. 뜻을 풀어보니 김치찌개, 갈비찜, 동태찌개의 앞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란다. 사람 이름인양 재치가 넘치면서도 옛 어머니의 손맛 하나하나를 그대로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서글서글 정이 넘치는 주인장 이기현
바야흐로 치킨의 전성시대다. 일반 튀김닭부터, 여기에서 진화된 간장닭, 구이닭, 그리고 전통 시장 통닭의 부활까지. 치킨의 무한변신이 거듭되고 있는 요즘,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와 색다른 메뉴로 치킨 마니아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충만치킨'.내부를 들어서면 마치 카페를 연상시키는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배달없이 테이크 아웃을 모토로 운영방식도 커피전문점의 그것을 따온 듯하다. 테이블마다 연인 혹은 여성 손님들이 자리를 잡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풍
김밥, 떡볶이, 라면, 튀김 등을 아이가 먹어도 좋을 만큼 유해요소 없이 만들어 내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대전 어은동 라라랄라. 분식류를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내는 프리미엄분식전문점 브랜드가 수년전부터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기분 좋아지는 고운 밥상'이라는 문구를 표방하며 웰빙 김밥과 라면을 손수 만들고 있다."조미료 넣는 양만큼 손님이 는다"는 말이 통용되는 외식업계에서 화학조미료 없이, 게다가 시판 소스들까지 완전히 배제한 채 어떻게 식품첨가물 맛에 길들여진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것인지 호기심이 일었다.
낙지와 전복, 오리 등 몸에 좋은 음식재료가 만난 특별한 보양음식이 탄생했다. 추운 날씨에 자칫 건강을 잃기 쉬운 계절, 이 보다 더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기 어려울 듯하다. 오리해신탕을 비롯한 각종 보양음식을 정성스럽게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건강과 웰빙이 움트는 곳. 바로 대전 서구 둔산동 녹원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움터해신탕'이다. 20여년 가까이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터득한 건강식 노하우로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대표 메뉴인 '오리 해신탕'은 큼지막한 그릇에 2㎏이 조금 넘는 오리 한 마리와 산낙지, 생전복, 대하 등 각종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손꼽힐 정도로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대전시 대덕구 미호동 대청호. 전날 내린 눈으로 하얀 옷을 입은 언덕을 바라보니 상쾌한 공기와 소음 하나없는 고요함과 맞물려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자연을 벗삼아 산삼과 능이버섯이 들어간 각종 건강음식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탄생했다. 대청호 인근에 위치한 '대왕산삼백숙농원'은 산삼을 넣어 만든 오리백숙, 삼계탕을 선보이며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대표메뉴는 장뇌산삼 능이 갈비전골, 장뇌산삼 오리·토종닭백숙, 장뇌산삼 삼계탕, 갈비탕이다. '장뇌산삼 오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