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특정한 메뉴를 정해 전국 3대 맛집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라면 전국 맛집들을 직접 탐방해 선정한 3대 맛집 조리장들을 스튜디오로 데려와 조리과정 전체를 공개하고, 즉석에서 방청객들이 맛을 평가한다는 점이다. 대전의 한 음식점이 닭볶음탕 전국 3대 천왕에 선정되면서 전국에서 맛기행을 하려는 손님들로 매일 장사진을 이룬다고 한다. 대전에 내로라하는 닭볶음탕 전문점들이 많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집은 내공이 깊은 숨은 닭볶음탕 맛집이다. 한밭도서관에서 보문산 청년
10년전 쯤 중국여행을 갔다가 맛본 중국 광동식 만두인 딤섬의 맛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동그란 찜기 안에 담겨 나온 딤섬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람의 손으로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빚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정교한 모습에 손을 대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먹기 아까운 모양의 딤섬을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에 육즙이 터지면서 새우의 진한 향이 퍼졌다. 이게 딤섬의 맛이구나.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맛 본 딤섬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특히 프리미엄 뷔페 같은 곳에서 맛 본 딤섬은 '무늬만 딤섬'이었을 뿐이었다. 육즙은
김치찌개는 맛집 찾기가 어렵다. 저마다 좋아하는 김치 맛이 다 다르고, 무엇보다 엄마의 손맛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김치찌개 맛을 찾은 곳은 대청호 방아실(충북 옥천군 군북면)에 위치한 촌돼지명가(대표 김민석)이다. 대청호 도로 변에 위치해 있어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음식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대전이나 옥천 등지에서 예약을 한 뒤 찾아온 단골들이었다.삼겹살로 배를 채운 뒤 촌돼지찌개를 주문하자 30분 기다려야 한단다. 대부분의 김치찌개 전문점들은 큰 솥에 오랫동안 푹 끓
한 때 우윳빛처럼 뽀얗게 우러난 국물이 제대로 된 설렁탕과 곰탕이라고 여겼던 적이 있다. 집에서 아무리 오래 끓여도 그런 뿌연 국물이 우러나지 않는데 유명하다는 설렁탕·곰탕 전문점에 가서 먹으면 어찌도 그리 뽀얗고 감칠맛이 돌던지. 그러다가 일부 설렁탕, 곰탕 전문점들의 뽀얀 국물의 실체가 순수한 뼈 육수가 아닌 우유, 커피크리머, 달걀흰자 등이 첨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설렁탕과 곰탕을 점점 멀리하게 됐다. 날씨가 쌀쌀해지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났다. 사골만으로 육수를 낸 제대로 된 곰탕집이 어디 있나 찾다가 대덕구 오정동 화정
중고등학교 시절 대전 중앙시장에서 먹던 순대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커다란 솥에서 꺼낸 순대를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맛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그런데 돼지 창자로 만든 순대는 냄새가 나고,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공장식 순대에 밀리면서 이제는 직접 순대를 만들어 파는 음식점들도 많지 않다.대전에서 20여년동안 수제 순대만을 고집하는 음식점이 있다. 대전시 문화동 문화육교 근처에 위치한 대동순대(대표 심순금)이다. 이 집은 하루건너 한 번씩 옛방식 그대로 순대를 만들고 있다.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순대는 막창순대. 돼지 창
12년만에 들렀다. 맛이 변하지 않았을까 내심 걱정이 됐다. 뜨겁게 달궈진 뚝배기에 담겨 나온 청국장을 한 입 뜨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12년전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4000원이었던 가격이 6000원으로 올랐다는 것 뿐. 청국장이 생각날 때면 항상 대전 용두시장 안에 있는 샘골식당(대표 김인숙)이 떠오른다. 대전에 내로라하는 청국장 맛집이 많지만 난 샘골식당 청국장을 첫 손에 꼽는다. 그 이유는 다른 것 넣지 않고 오로지 청국장만으로 맛을 냈기 때문이다. 요즘 청국장 맛집이라고 해서 가보면 사골
닭불고기? "닭갈비가 아니라 닭불고기라고?" 내가 닭불고기 맛집 얘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되묻는다. 닭불고기는 철판 위에 양배추 등 갖은 채소와 닭고기를 넣고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려 먹는 닭갈비와는 완전히 다른 닭요리이다. 닭의 넓적다리 살을 넓게 펴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뒤 석쇠를 이용해 숯불에 구워먹는 게 바로 닭불고기다. 대전에도 닭불고기 맛집이 있다. 태평오거리에 위치한 '진짜닭불고기(대표 이종훈)'이다. 문을 연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닭요리를 좋아하는 맛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있다. 이 집 닭불고기는 닭고기
천혜의 환경이다. 금강이라는 젖줄 덕분에 충청도는 민물고기가 풍부하다. 지혜로운 조상들은 이 풍족한 먹거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겼다. 그 중에서도 물고기를 갈아 만드는 요리인 어죽. 고기를 갈아 끓이는 요리야 전국 어딜 가나 있겠지만, 충청도의 그것이 유명한 이유는 분명 따로 있을 것이다. 아마 특유의 조리법과 좋은 맛을 내는 양질의 재료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게다.옥천은 '그 음식'을 인근 영동이나 금산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만든다. 금강 상류에 위치한 덕분에 씨알이 큰 잉어와 붕어, 가물치 등의 물고기들이 많이 잡히기 때
입과 머리가 크다 해서 이름 붙여진 대구(大口). 대구는 명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명태에 비해 훨씬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비린내가 거의 없어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큰 거부감 없이 먹는 게 바로 대구이다. 대구는 찜, 튀김, 회, 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탕으로 끓여 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대전 중리시장 서문입구에 위치한 푸른바다회집(대표 임헌목)은 식객들 사이에 대구맑은탕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다. 점심 때만 되면 대구맑은탕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 어
정말 배가 고팠다. 아니 허기졌다는 말이 맞다. 산에서 내려온 뒤 떠오른 생각은 오직 밥이었다. 그런데 어찌하랴. 충남 홍성은 전혀 연고가 없는 곳이었다. 맛집을 찾아 우아하게 밥을 먹으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일단 산을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광천읍내에 도착해 식당을 '스캔' 했다. 뭐가 맛있을까. 사람이 많은 곳에 맛집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홍성 광천 젓갈시장. 보통의 시장처럼 식당이 많으리라 생각했지만 어김없이 빗나갔다. 결국 주차장 인근에 있는 현해탄 수산을 택했다. 식사 때가 훌쩍 지나선지 식당은 한산했다.
길을 가다보면 포장마차에 수북하게 쌓인 각종 튀김을 보면 군침이 돈다. 기름에서 막 튀겨낸 바삭한 튀김을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은 뒤 칼칼한 어묵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는 그 맛은 포장마차에서만 느낄 수 있 다. 그런데 요즘 분식도 프랜차이즈 시대이다 보니 튀김 포장마차도 많이 사라졌다. 더욱이 주인의 손맛이 살아있는 튀김집을 찾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대전 중촌동 선치과병원 뒤에 가면 가정집 담장을 허문 포장마차가 하나 있다. 주황색 포장 위로 '튀김 마을'이라는 상호도 있다. 큰 길가에서도 한 참 들어간 후미진 곳에 있음에도 불
많이 걸었다. 바람은 시원했지만 볕은 생각보다 강했다. 물을 많이 마시다 보니 염분을 보충해야 했다. 열량도 많이 소모한 탓에 탄수화물도 필요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뭔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여행지까지 와서 아무거나 먹을 수는 없는 노릇. 기왕이면 유명한 뭔가를 먹고 싶었다.바다와 인접한 서천은 다른 어떤 것보다 해산물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하지만 제철인 전어를 먹기엔 다소 부담스러웠다. 아니, 그날 따라 그냥 회를 먹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평소라면 없어서 못먹지만 그날만은 유독 그
메인 메뉴가 맛있기도 하지만 그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곁들이 음식 때문에 가는 맛집이 있다. 대전 도마2동에 위치한 한마당(대표 고영옥)이 그런 집이다. 이 집 대표메뉴인 '++'급 한우 안창살도 맛있지만 곁들이로 나오는 백김치와 달걀말이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중 별미다.갈비 안쪽에 붙어있는 안창살은 소 한 마리를 잡아봐야 고작 1㎏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고급 특수부위다. 안창살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에다 감칠맛과 담백함까지 어우러져 최고의 구이용 부위로 평가받고 있다.이 집 안창살은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
쉬운 듯 하면서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려운 요리가 바로 쇠고기 스테이크다. 질 좋은 쇠고기를 먹기 좋게 굽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의외로 쉽지 않다. 밑간을 잘 했다고 해도 굽다 보면 쇠고기 누린내가 나고, 설 익히면 생고기를 씹는 듯하고, 바싹 익히면 퍽퍽해지는 게 스테이크다.겉은 노릇하게 구워지고, 속은 핏기가 살짝 감도는 부드러운 스테이크.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는 감칠맛 나는 스테이크. 이런 제대로 된 스테이크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맛집이 있다. 대전 유성 장터길네거리에 위치한 자이상가 2층에 있는 마이테이블(대표 정필종)
하산 후 땀이 식으니 배가 출출했다. 뭔가 포만감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익숙치 않아 선뜻 식당을 택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선배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 계룡인데요. 맛집 좀 추천해주세요." 그래서 찾아간 곳은 30여 년 전통의 낙원식당 (대표 이용권).무상사 주차장에서 계룡역 쪽으로 차를 타고 10여 분 가서 만난 이곳은 여느 식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메뉴도 삼겹살과 닭볶음탕, 그리고 점심시간에만 나오는 김치·된장찌개가 다였다. 이른 저녁 시간 생각보다 많이 사람이 붐비는 것 외에는
오랜만에 대전중앙시장을 찾았다.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람사는 냄새가 좋다. 좌판에 깔려있는 생선, 싱싱한 각종 채소 등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 새 배가 출출했다. "맛집이 어디에 숨어 있나"하면서 시장 안을 훑던 중 내 레이더에 한 가게가 포착됐다. 40년 전통의 손맛'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린 코끼리만두(대표 김말순)는 맛집의 기운이 솔솔 풍겼다. 하지만 벽에 붙여진 메뉴판의 가격표를 보는 순간 놀라움과 함께 실망감이 앞섰다. 야끼만두가 5개(1인분)에 2000원이라니. 아무리 전통시장이라고 해도 가격이 너무 저렴했다. 요즘
어릴 적 겨울 즈음이면 집집마다 지붕에 대롱대롱 매달던 것이 있었다. 곰팡이가 슬어있는 네모난 덩어리, 메주다. 기자의 집도 마찬가지였다. 아궁이에 불을 떼면 뜨끈한 아랫목에 메주를 깔아놓은 뒤 이불을 덮어놓았다. 겨울 내내 집안에는 온통 '꼬릿한' 냄새가 진동했다. 그 냄새가 참 싫었다. 어린 마음에 '올해는 메주를 만들지 않으면 안돼요?'라며 부모님을 조르기도 했다.하지만 점차 나이를 먹으며 그 냄새가 '구수한 냄새'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됐다. 집에서 직접 만든 메주는 시중에 유통되는 된장들과는 감히 비교가 어려운 구수함이 살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유난히 좋아한다. 아무리 훌륭한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내도 퍽퍽하거나 눅눅한 느낌이 있으면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중국식 탕수육인 꿔바로우(鍋包肉)는 이런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춘 메뉴가 아닌가 싶다. 최근들어 찹쌀떡을 씹는 것처럼 쫀득하고, 겉은 유난히 바삭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꿔바로우 전문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전에서 꿔바로우 원조격이라고 하면 관저동에 위치한 양화리(대표 전재홍)를 꼽을 수 있다. 대흥동에서 영업을 한 햇수까지 포함하면 꿔바로우를 전문적으로 내놓
삼복더위의 한 가운데에 있다.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더위에 지친 몸에 원기를 불어넣으라는 날이 바로 복날이다. 복날에 먹는 대표 음식재료는 닭이다. 인삼과 닭을 푹 곤 삼계탕이 복날을 대표하지만 오늘 소개할 메뉴는 닭볶음탕이다.세종에서 2년을 근무하면서 '닭볶음탕 하면 바로 이 집'하고 떠올리는 맛집이 있다. 조치원읍 세종여고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둑방길 옆에 허름한 건물이 하나 서 있다. "이런 곳에 음식점이 있네" 할 정도로 외진 곳이다. 닭과 오리요리 전문점인 금남농원(대표 최정애)에
보령에 가면 뭐 먹지?휴가지에서 음식을 잘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한것도 없다. 보령하면 으레 푸짐한 회 한상, 조개구이를 떠올릴테지만, 예상가능한 음식은 노! 적당한 가격에, 주인장 손맛이 깃든, 미식가들만 찾아간다는 집을 발견했다. 충남 보령시 대해로 8(명천동 482-2)에 위치한 '수정식당'이 오늘의 주인공 되시겠다. 도로 가에 위치한 허름한 이 가게의 주 메뉴는 밴댕이조림. 메뉴판에는 '빈뎅이' 조림이라고 떡 하니 부쳐있지만, 밴댕이가 표준어다. '밴댕이 소갈딱지 할때'의 그 밴댕이다. 밴댕이는 잡는 사람도 살아있는 것을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