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들 간의 간격이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횡단보도들 간의 간격이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대전 도안동의 한 횡단보도. 파란 불이 되기까지 채 3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많은 보행자들이 무단횡단을 시도했다. 마치 평소에도 이렇게 길을 건넌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혹시라도 차에 치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보이지 않았다. 차량 신호등이 파란 불이라 차가 와도 그 뿐 보행자가 천천히 무단횡단을 하자 오히려 운전자가 속도를 늦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횡단보도들 간의 간격이 크게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길을 건너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보행자들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역시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손에 든 사람을 보자 인근의 대학교로 들어가려는 듯 우회전을 하는 척 직진하는 오토바이의 모습은 곡예를 방불케했다.

안전불감증으로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는 요즘 무단횡단이라고 해서 우습게 볼 문제는 아니다. 이에 직장인 박모씨는 "좁은 도로는 괜찮지만 넓은 도로에서 길을 건너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무단횡단하는 것도 목격했는데 그럴 때는 보는 사람이 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에게 불만이 많다고 밝힌 한 시민은 "아이 어머니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할 때마다 아찔하다. 하루는 아이 아버지가 4차선 도로 횡단보도를 아이를 들고 달려가는 걸 목격한 적도 있다. 아이는 차가 오니 겁을 먹어서 내려달라고 울고 뒤에서 아이의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며 말리는데도 듣지 않고 도로를 달렸다." 라며 "운전자들도 놀라서 급정거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운전미숙자나 급발진 같이 운전자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에 평소 성격이 약간 급한 편이라는 이모 양은 "신호등을 기다리기 답답하다. 바쁜 것은 아니지만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답답하고 어차피 차들도 별로 없어서 괜찮을 것 같아서 그냥 건너곤 한다."고 무단횡단 이유를 밝혔다.

좁은 도로에서 가끔 무단횡단을 하곤 한다고 밝힌 김모 군은 "이렇게 좁은 이차선 도로나 골목 같은 곳은 그냥 건너곤 한다. 이제까지 그래왔어도 사고를 당하거나 큰일이 일어난 적도 없었고 만약에 차가 오면 그냥 빨리 달려가면 된다."고 말했다.

신지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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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 편에서 차가 오고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맞은 편에서 차가 오고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단 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대전지방경찰청에서 설치한 현수막.
무단 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대전지방경찰청에서 설치한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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