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게도 쿨병에 반대하는 학생과 찬성하는 학생 모두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역지사지의 태도를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쿨병에 반대하는 학생과 찬성하는 학생 모두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역지사지의 태도를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쿨병: 2010년대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인터넷 용어. 어떤 문제나 사안에 대해 자신과 타인(들)로 나눈 뒤 자신이 제기한 문제상황분석이나 해결방법을 무조건적인 진리라 생각하며 그것에 대한 타인의 입장을 가볍게 취급하는 것을 넘어 타인의 사고자체를 수준이하로 판단하는 것.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은 보편타당한 이성 영역과 즉흥적인 감정 사이의 대립으로 보기도 한다.`

엔하 위키(인터넷 유저 편집 백과사전)에 올라와 있는 신조어 `쿨병`에 대한 설명이다. 따로 지칭하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터넷 세상에서 한창 떠들썩한 `쿨병`, `쿨병`에 대해 대전지역의 학생들 의견 역시 분분했다.

국립대를 다니는 김 모군은 `쿨병`에 대해 `중2병`라고 일축했다. "인터넷에서 `쿨병 환자`와 이야기 해본 적이 있는데 말이 통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기준과 자신만의 잣대로 모든 사건들을 판단하는 데 (문제가 생기면)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건들을 평가하는 자기 자신에 취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엄청난 `중2병`이라고 볼 수 있다." 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대전 소재의 대학을 다니는 김모양은 "쿨병이 좋게 말해 이성적인 혹은 객관적인 태도지만 정말로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사람이라면 일단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한다. 양측의 입장을 동등하게 대우하되 누구 한 사람을 깎아 내리지 않는다.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네가 잘못했네.` 하는 것은 쿨병이다." 라고 말했다.

`쿨병`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잇따라 나오는 반면에 `쿨병`의 양비론적인 태도에 공감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친구에게 자신도 모르게 `쿨병`의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고 밝힌 이 모양은 "친구가 사무직으로 일하는데 짜증을 굉장히 많이 낸다. 일하면서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무실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막상 그 사람들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고심해서 해결책을 제시해주면 `내가 어떻게 그래.`라고 말하며 징징댄다. 어쩐지 `내가 제일 불쌍해!`라는 듯한 느낌이 강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런 일을 수차례 겪다 보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편을 들게 된다. 나도 취준생이고 학교에서 충분히 힘든 일이 있는데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진지하게 조언해주기 싫어진다."고 심정을 밝혔다.

한 학생은 "그저 사소한 문제에 열을 내고 싶지 않다. 내가 그 사람의 격한 감정에 휩쓸리기 싫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더라도 갑자기 우울한 소식을 전하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또 별 거 아닌 고민에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진다.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게 친구는 아니다. 가끔은 따끔한 충고를 해주는 것도 친구의 역할이 아닐까?" 라고 의견을 밝혔다.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쿨병`에 대해 부정적인 학생들과 `쿨병`에 공감하는 학생들 모두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입장을 헤아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태도만이 반목을 떨쳐낼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일 것이다.

신지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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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병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학생들도 많았지만 공감하는 학생들의 수도 적지 않았다.
쿨병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학생들도 많았지만 공감하는 학생들의 수도 적지 않았다.
엔하위키는 2010년대 등장한 쿨병을 `자신이 제기한 문제상황분석이나 해결방법을 진리라 생각하며 타인의 사고를 수준 이하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하위키는 2010년대 등장한 쿨병을 `자신이 제기한 문제상황분석이나 해결방법을 진리라 생각하며 타인의 사고를 수준 이하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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