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즐길거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프로젝트 중 하나인 계륵시장. 참가자들이 `장수`가 되어 자신의 상품을 들고 나와 판매하고 있다.
사진=즐길거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프로젝트 중 하나인 계륵시장. 참가자들이 `장수`가 되어 자신의 상품을 들고 나와 판매하고 있다.
길거리의 즐거움, `즐`길거리

대전에서 가장 젊은 거리가 어디일까? 추정컨대, 궁동 로데오거리!

가까운 지역에 충남대. 카이스트. 목원대 이렇게 캠퍼스가 3개나 되고 근처에는 유성관광특구지역과 맞물려 있어 외국인들을 비롯한 관광객들의 방문도 잦다. 뿐더러 대학생들을 상대하는 저렴하고 다양한 먹거리는 물론이고 공연장, 공원 등 다채로운 문화시설들도 근접해 있으니 대전에서 가장 젊은 거리라 칭해도 무방할 것 같다. 궁동에 나가면 최근 유행하는 패션, 놀거리, 문화 등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될 정도이다.

`대전에 좀 살아봤다~` 하면 누구나 인정하는 `핫`한 거리 궁동! 헌데 이 젊은 거리에 예술문화를 창조하고 더 큰 즐거움을 생산하고 있는 한 단체가 있다. 아, 어떠한 단체가 아닌 한 `무리`라고 칭해 달라는 이들은 `즐길거리` 라는 이름의 문화예술창조단이다. "재미있는 거 다하자!" 가 목적이라 말하는 `즐길거리`. 이들이 말하는 `즐거움`의 생산과정을 살펴봤다.

"재미있는 게 무엇이 냐구요? 누군가에게는 공연이 될 수 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사진을 찍는것. 또 누군가에겐 기획하는 것이 될 수도 있죠"

자신을 짐 나르는 사람이라 소개하는 `즐길거리` 의 기획담당자 전영국씨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만들고 이 `즐길거리`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에서 함께하면 좋은 것이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 하는 것이 운영 방식이라 말한다.

운영방식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닌 단순하게 하고 싶은걸 하는 것 뿐이라 말하는 이들이기에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이 와닿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게 다르기 때문에 하는 일도 그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공연하고 싶은 밴드들을 모집해 공연을 기획하기도 하고 물건을 파는 `장수` 를 모집해 시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즐길거리의 첫프로젝트 장소인 `궁동`, 궁동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묻자 대학생들과 가까이에 있는 예술 문화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첫 번째 프로젝트로 선정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종적인 즐길거리의 무대는 모든 `길거리`라고.

총 30여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 `즐길거리`는 철저하게 `즐거움의 원칙`이 지배한다. 30명 회원 모두 행사에 동원 되는 일은 없다. 즐기고 싶은 멤버는 오는 거고, 오늘은 즐길 기분이 아니면 쉬는 거다. 회의도 즐거움의 원칙이 우선이다. 때마다 형식적으로 모이는 것이 아닌 즐겁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한다.

그렇기에 운영방식은 물론이고, 운영비도 없다. 자신이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것을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이다. 공연, 홍보, 마케팅, 미디어, 간호, 회계, 건축, 진행, 디자인, 심지어 철학까지. 모든 재능 총동원이다. 가장 큰 운영비가 있다면 자원하는 마음이다. 아티스트들도 기획자들도 100%로 마음을 쏟지 않는다면 `즐거움` 은 사실 어렵다는 것.

이들한테는 계획이라는 것도 즐거움을 방해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일이 되어 버리면 안되는 것. 그래서 2014년도 목표를 묻자 영국씨는 다양한 즐거움을 더 만드는 것. `즐길거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이 즐거움의 댓가는 꽤 달다. 아티스트. 관객, 기획자 길거리에 모인 모든 이들이 모두 웃고 있는 순간. 이 찰나가 주는 행복이 즐길거리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주의에서 묻는다. "이런 짓을 왜하고 다니냐고, 도움이 되느냐?" 그때마다 영국씨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냥~ 재밌잖아"

주위에서는 조금 더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행하고 있는 길거리 문화 조성사업에 의뢰해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걱정 섞인 권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칼에 거절한다. 어떠한 형태의 재정을 지원 받게 되면 그 만큼의 `책임`이라는 것이 생기게 된다. 그 책임이 부담이 되는 순간 처음 생각하던 즐거움의 의미 자체가 훼손 된다고 이들은 생각한다. 철저하게 즐거움으로 준비 되어야 하고 그래야 즐거움이 전달이 된 다는 것. 이것이 `즐길거리`의 또 하나의 원칙인 셈이다.

"좋은 에너지를 받고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며 함께 즐기고 싶은 분. 언제든지 `즐길거리` 의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을 찾아주세요. 항~상! 열려있답니다. 같이 즐겨요!"

주의사항

*즐길거리의 SNS을 통해 매주 업데이트 되는 정보를 놓치지 않는 것, 즐거움의 핵심이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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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궁동 욧골공원에서 진행된 즐길거리 프로젝트. 한 공연참가자가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궁동 욧골공원에서 진행된 즐길거리 프로젝트. 한 공연참가자가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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