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둔산동에서 `장애인은 내 친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둔산동에서 `장애인은 내 친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은 내 친구`

매년 이 맘 때면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어김없이 시작 되는 행사가 있다.

올해로 19년째를 맞이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 `장애체험의 장` 이 그것이다.

올해는 `장애인은 내 친구` 라는 주제로 8일 인문대학 광장에서 발대식을 마치고 오는 12일까지 대전 시내 곳곳에서 대전 시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휠체어 체험, 시각 장애 체험을 진행한다.

10일 오후 3시경, 둔산동 로보쿡 앞 네거리

어김없이 이들은 주황조끼를 입고 시민들을 맞이한다. 휠체어들을 잔뜩 옆에 두고 시민들에게 손짓하며 말한다. "장애인의 우리의 친구입니다"

진짜 이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들이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번 행사를 기획, 총괄하는 권동순(사회복지학과 4학년) 학생은 벌써 올해로 4번째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매년 느끼는 거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좋지 않은, 좋아 진 듯, 좋아질 것 같은 애매한 반응들이다. 그래도 관심 갖고 찾아 주시고 모금활동에도 참여해주시니 희망은 매년 커진다.

"저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장애인들을 돕자! 장애인들에게 선행을 베풀자! 사실 이게 아니거든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하시는 것 같아요"

동순 학생은 장애인들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 불쌍한 사람이라는 인식은 사실 편견이라 말한다. 그들은 몸이 조금 불편한 우리의 친구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 모두 장애인들도 함께 느낍니다. 장애인들 중에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게 되신 분들도 많아요. 다시 말해 우리와 전혀 다를 것이 없었던 삶을 살아 오셨다는 거죠"

사회체육학과를 희망하던 권동순 학생은 삼촌의 추천으로 사회복지학과를 오게 됐다. 처음에는 동순학생이 생각하던 사회복지란, 그저 불쌍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 대화하고 교제 해 보니 이들은 우리에게 정말 원하는 것은 `도움`이 아니였다. 그저 자신들도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친구` 로서 자신들을 대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물론 동순 학생 또한 이들이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사람들 이구나 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자신이 느낀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가장 뿌듯한 순간은 행사 도중 장애인분들이 찾아와 고맙다는 말씀을 하실 때죠.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도리인데, 장애인분들 고맙다고 손을 어루만지고 가끔 우시기도 하세요. 참 마음이 미어지죠."

이 `장애체험의 장` 행사의 메시지는 비단 우리 지역 시민에게만 메시지를 주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 같은 행사를 진행하던 중 한 프랑스 시각 장애인이 부스를 찾았다. 멀리서 이들을 한참 지켜보다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전동 휠체어를 힘들게 끌며 이들을 찾아 온 것이다. 또한 자신의 나라인 프랑스에서도 이 같은 캠페인이 많이 일어나길 소망 한다는 말을 남겼다.

마침 이 행사를 직접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 한 명있다. 불가리아에서 온 폴리나(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학년) 학생은 올해로 2번째 이 행사에 참여한다. 폴리나는 자신의 불가리아인 친구를 한 명 소개한다. 이 친구는 청각장애인이다. 불가리아에서도 이 친구를 안 좋게 보는 시선, 조금은 불쌍하게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고 한다. 폴리나는 듣지만 못할 뿐 나와 전혀 다를 것 없는 친구인데 그런 시선들을 볼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이 곳 한국 사람들도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한다.

"대전 시민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냥 지나치고 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이 행사는 오는 12일까지 대전역 광장, 대전복합터미널 광장, 서대전역, 서대전 공원, 둔산동 로보쿡 앞 네거리 목원대학교 학생회관까지 총 6개의 부스를 설치하여 장애체험 캠페인과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아직 행사 기간이니 직접 찾아가 이들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

"장애인의 반대말이 뭔 지 아세요? 많은 사람들은 정상인이라고 대답하겠지만, 정답은 `비장애인`이에요. 그들도 지극히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의 친구들 중 한명입니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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