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로에 빼곡히 있는 불법주차 차량들. 자전거가 지나갈 공간은 조금도 없어 보인다.
자전거 도로에 빼곡히 있는 불법주차 차량들. 자전거가 지나갈 공간은 조금도 없어 보인다.
자전거를 이용해 등하교하는 목원대 재학생 정모(26)씨는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목원대 앞 자전거 전용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불법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자주 겪기 때문이다. 번화가는 정도가 더욱 심해 자전거가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불법주차로 뒤덮여 있어 어쩔 수 없이 차도로 주행할 수 밖에 없다.

목원대 앞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음에도 자전거도로에 불법주차를 하는 운전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저녁에는 정도가 더욱 심해져 주차장인지 자전거도로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불법차량으로 뒤덮여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목원대 학생들과 시민들이 받고 있었다.

자전거로 등하교를 하는 목원대 재학생 정모(26)씨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자주 겪는다. "자전거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이 빼곡히 있으면 자전거 주행을 시작할 때부터 인도로 다니기 때문에 덜 위험하지만 주행 중에 한 두 대가 불법주차 되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차도로 우왕좌왕 핸들을 돌려 주행해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불법주차와 자전거도로 이용자간의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목원대 재학생 유모씨(26)는 "자전거도로 주행 중에 갑자기 불법주차를 하려던 차량과 충돌했다. 심하게 다치진 않았지만 정말 위험했다. 사람들이 자전거도로를 그냥 주차장이라고 생각하고 주차한다."며 불법주차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전거로 등하교했던 학생들도 사고위험 때문에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서 학교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불법주차 때문에 위험해서 이제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하지 않는다. 차도 옆에 있는 자전거 도로 대신 하천 옆에 있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취미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불법주차 때문에 자전거도로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최근 목원대 앞에 무료 공영주차장이 생기면서 과거보단 불법주차가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바로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음에도 자전거 도로에 버젓이 주차를 했다. 자전거도로에 불법주차를 한 운전자 A씨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건물 앞 자전거도로가 주차하기에 좋은 공간이다."며 "자전거도로를 표시하는 방지턱은 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주차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불법주차의 피해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학생과 시민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분별한 불법주차 때문에 자전거도로 시설들도 많이 파손되어 추가 수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대전시는 시는 총 연장 633km 자전거 도로 및 자전거 이용 시설 정비를 위해 올해 11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할 계획이지만 자전거도로 불법주차가 계속 된다면 문제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다.

대전시는 자전거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 공용자전거인 `타슈`와 함께 지속적으로 자전거도로를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 노력과 달리 무분별한 불법주차 때문에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었다. 불법주차 단속만으론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시민들의 안전한 자전거도로 이용을 위해선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기자 남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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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에 무료 공영 주차장이 있지만 자전거 도로에 불법주차한 차량들.
건너편에 무료 공영 주차장이 있지만 자전거 도로에 불법주차한 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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