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냉전의 영향으로 80년 모스크바대회는 서방국가, 84년 LA올림픽은 동유럽국가가 불참해 반쪽 대회에 그쳤지만 서울대회는 160개국 1만3626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서울올림픽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의 하나가 '굴렁쇠 소년'이다. 개막식에서 흰색 옷 차림의 소년이 등장, 혼자 굴렁쇠를 굴리며 아무도 없는 초록색 경기장을 달려갔다. 전세계 10억 명이 숨죽인 채 이 모습을 지켜봤다.이 장면을 기획한 사람이 이어령이다. 그는 이 장면 하나로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도시 지정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주시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다. 문화도시는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관광, 전통, 역사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지역의 문화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문체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를 일컫는다. 문체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도시브랜드를 창출과 도시의 경제적 발전, 지역 주민의 문화향유 확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 13곳을 11월 초 지정,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
의과대학 입학 정원 늘리는 것을 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수 차례 의대 증원에 실패했던 정부가 이번에는 꼭 의대를 증원하겠다고 나섰고, 의사들은 일방적으로 의대를 증원하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과거와 사뭇 달라진 것은 정부와 정치권 전체가 모처럼 의대 증원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다수 국민들도 증원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의사 부족이 심각해졌고, 국민들은 내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게 어려워졌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의사 부족과 수급 불균형은 이미 한계를 넘었다. 소아과가 희귀하다 보니 문
1990년 6월 8일자 대전일보에 둔산지구 개발에 관한 기사가 실린다. '가시화된 둔산 신시가지 난제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연재 기사가 시작된 것이다. 743만㎡(225만평)에 이르는 신시가지의 개발 방향, 중앙행정기관 이전, 도로 및 학교시설 등을 종합 점검하는 기획시리즈였다.대전일보는 그 뒤로 2년 넘게 둔산지구 개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기사화했다. 대전시와 중앙정부, 토지개발공사가 의지를 갖고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도록 재촉하고, 문제점을 진단하여 대안을 제시했다.당시 대전일보가 한 역할 중에 가장 의미 있는 게 녹지공간
임도(林道)의 우리말은 '숲길'이다. 말 그대로 산과 숲 속으로 난 길을 말한다. '숲길' 하면 우거진 수풀과 나무, 바위와 계곡, 맑은 시냇물이 떠오른다. 숲길을 걸으며 시원한 공기를 맛보고 청량감과 편안함을 느낀다. 숲길은 인간을 수풀로 안내하는 길잡이인 셈이다.숲길의 행정적 용어인 임도가 주는 느낌은 조금 다르다. 자연인 '숲'보다는 인간이 만든 '길'이 더 두드러지는 낱말이다. 임도는 임산물을 운반하고 삼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도로를 말한다. 이 길을 통해 나무를 심고 간벌도 하고, 목재를 생산하여 운반한다. 산나물을 심어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봉쇄에 돌입한 2020년 4월. 일부 도시에서 생경한 풍경이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 금문교 근처에 코요테가 출현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는 퓨마가 거리를 배회했다. 호주 한 도시에서는 캥거루가 텅 빈 시내를 뛰어다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올해 6월 호 게재 논문을 보면 코로나19 봉쇄기간 야생동물들의 이동거리가 최대 73% 늘었다. 논문에서 대규모 국제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봉쇄기간 차량통행 감소만으로도 야생동물들이 더 자주, 더 멀리 이동했다고 밝혔다.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다양한 생물들과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위한 은행이다. 1961년 중소기업은행법을 제정하면서 중소기업자에 대한 신용제도를 확립하여 경제활동을 돕겠다고 설립 목적을 명시했다. 60여년의 세월 동안 기업은행은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는데 크게 기여했다.회사의 규모도 커져 총자산이 445조원, 국내 지점 및 출장소가 622개에 이르고, 뉴욕과 도쿄, 홍콩, 런던, 호치민 등에 해외 지점을 두고 있다. 중국과 미얀마, 인도네시아에는 별도 법인(현지 은행)이 있고, IBK캐피탈 등 8개 자회사도 운영한다.IBK기업은행은 KDB산업은행과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회계(행특회계)에는 씁쓸한 사연이 담겨 있다. 행특회계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에 들어가는 국가 예산이다. 정부청사와 국책연구소, 시청과 교육청, 학교,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의 공공건축물과 광역교통 시설을 이 돈으로 짓는 것이다.행특회계가 꽁꽁 묶인 것은 반대세력 때문이다. 2002년 대선공약으로 시작된 충청권 신행정수도 건설은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으로 위기에 직면한다. 정부와 충청권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고 위헌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가 불길처럼 일어났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유사 이래 유례가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에서 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끔찍한 일을 겪을 것"이라며 보복을 시작했다.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정당으로 군사 조직까지 갖췄다. 가자는 팔레스타인 204만명이 사는 지중해 연안 362k㎡의 땅으로 우리나라 충남 서천군 정도의 좁은 땅이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서로 뺏고 빼앗기기를 반복해왔고, 1994년부터 팔레스타인 자치가 시작됐다.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격에 반발하여 봉기한 '인티파타(투
'최초'가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으며 같거나 유사한 일이 발생하면 항상 회자되기 때문이다. 기록에서도 항상 최초라는 단어가 등장하며 특별한 역사성을 갖는다.대부분 최초라 하면 좋은 의미로 평가된다."세계최초로 개발했다", "국내최초로 출시됐다", "최초의 기록이다" 등 맨 처음 달성함으로서 성공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상징성'을 부여한다.나쁜 최초도 있다. '최초의 탄핵 대통령', '최초의 불명예 기록' 등 당사자는 잊고 싶은 악몽이지만 맨 처음 이었다는 이유로 새로운 '최초'가 탄생하기 까지는 가지고 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대전의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역사를 함께해온 연구기관이다. 정부는 1970년대 초 서울 홍릉 연구단지의 수용력이 한계 이르자 제2연구단지 건설기본계획을 수립, 추진했다. 1973년부터 대덕연구단지 공사를 시작, 1978년부터 과학기술계 분야 정부출연 연구소와 충남대, KAIST 등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항우연은 1989년 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첫발을 내디뎠다. 1992년 연구소 건물이 준공됐고, 1996년에 마침내 재단법인 항공우주연구소로 독립, 출범했다. 2001년에는 명칭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 근대 수영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1898년 무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영을 가르쳤고, 일제 강점기인 1929년 제1회 전조선수영대회가 열렸다. 1967년에 최초의 실내 수영장인 YMCA 수영장이 문을 열었다. 유럽에서 19세기 중엽부터 실내수영장이 등장했고, 1896년 제1회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으니 우리나라 수영의 역사가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대한민국 수영이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1970년대이다. 진장림 선수가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평영 100m 동메달을 따냈고, 1970년 방콕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닥치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금을 모아 한국은행의 금 보유고를 높이고, 그 금을 통해 국가신용도를 제고한 후 그를 바탕으로 외환보유고를 늘려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이처럼 공존은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을 말한다.현재 한국 경제는 '먹구름'이 낀 모양새다.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6% 성장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불황형흑자'로 나타났다. 여기에 증가하던 외환보유고도 미국달러화의 강세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방어의 영향으로 3개월만에 감소로 전환됐다.최근 택시요금도 19.1% 올라 외환
충청인들에게 문화재 발굴 역사상 2개의 잊지 못할 사건이 있다. 공주 무령왕릉과 부여 백제금동대향로의 발굴이다. 이 발굴은 한국 고고학계의 일대 사건으로, 백제권에도 엄청난 흥분과 감격을 안겨줬다. 660년 멸망 이후 땅 속에 묻혔던 백제문화가 실물로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2건의 발굴 모두 극적이었다.공주 무령왕릉은 1971년 7월 세상에 드러났다. 장마철을 앞두고 송산리 여러 왕릉의 배수구를 손보던 중 왕궁이나 사찰의 벽과 바닥을 장식하는 전돌이 나와 조사가 시작됐다. 발굴 결과 523년 백제 무령왕을 묻은 왕릉으로 밝혀졌다.
요즘 인적사항을 묻는 것은 큰 실례다. 초면이든 오랜 지인이든 가족 관계나 출신학교, 종교 등을 묻지 않는다. 결혼과 이혼, 지지 정당, 자식들의 진학과 취업에 대해서도 입을 닫는 게 불문율이다. 이런 질문을 하면 "호구조사 하느냐"며 언짢아하는 사람이 많다.호구조사의 '호'(戶)는 주택, '구'(口)는 사람으로 주택과 인구에 대한 조사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호구조사가 이뤄졌다. 세금을 거두고 병역을 부과하기 위해서다. 조선 성종은 경국대전에 3년마다 호구조사를 하도록 명문화했다.근현대에도 1896년
경찰병원은 74년의 역사를 가진 국립 의료기관이다. 우리나라는 1945년 광복 이후 이념 대립이 벌어지는 등 사회가 극도로 불안했고 치안경찰관의 부상이 잇따랐다. 이러한 혼란기에 이범석 국무총리 등이 1949년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 서울 중구에 경찰병원을 세운 것이다.한국전쟁 때는 부산에서 병원을 재편성하여 부상 경찰관을 치료했으며, 기동 부대를 편성하여 태백산과 지리산의 빨치산을 토벌하는 경찰대를 지원했다. 1970년 서울시 성동구 홍익동으로, 1991년에는 현재의 송파구로 확장 이전했다.현재 국립경찰병원은 3개 진료부에 2센터
"올해도 벌초는 대행업체에 맡겼어요" 추석을 앞두고 올해 벌초를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그럼 올해는 벌초 안가도 되겠다"싶어 내심 안도했다.사실 매년 이곳 저곳에 흩어진 산소 6기를 가족들이 벌초를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었다. 몇 년 전부터 벌초를 대행해 주는 전문업체가 생기면서 5기의 벌초는 업체에 맡기기 시작했다. 나머지 부모님 산소 1기는 직접 벌초를 하고 있다.추석을 앞둔 이맘때면 일가 친척들이 다함께 모여 벌초하는 게 하나의 관례였다. 최근에는 벌 쏘임과 예초기 사고까지 늘면서 대행업체에 맡기는
동유럽의 우크라이나는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동슬라브족은 기원전 수세기 전부터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주변에 살았고, 9세기 경에는 최초의 민족국가인 키이우(키예프) 공국을 탄생시켰다. 키이우 공국은 1223년부터 몽골군에 의해 멸망했고, 14세기 이후에는 리투아니아, 폴란드, 터키 등에 의해 분할 예속됐다.그 뒤로도 우크라이나는 국제정세에 따라 폴란드, 오스트리아, 리투아니아, 헝가리, 독일, 소련 등에 분할되거나 합병되는 고난을 겼었다. 1922년에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에 참여함으로써 국권을 상실했다.1932-1933년에
국가지원지방도라는 게 있다. 주요 도시와 공항, 항만, 산업단지, 관광지 등 교통량이 많은 곳을 연결하는 도로다. 지방에서는 꽤 중요한 도로로 '국지도'라고 부른다. 지방도이지만 중앙정부에서 공사비와 설계비, 유지관리비 등을 부담한다.요즘 국지도 96호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도로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에서 홍성-청양-공주-세종을 거쳐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쌍이리에 이르는 207.1km의 길이다. 서해안에서 충청남도 중심을 거쳐 세종과 청주를 연결하는 주요한 노선이다.현재 행정도시건설청이 국지도 96호선 세종시내 중앙공원
교육계에 또 비극이 발생했다. 대전에서 40대 초등학교 교사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세상을 뜬 것이다. 지난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이래 한달여 만에 대전에서 교사의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대전 교사 사건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교사가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학생 4명이 친구를 때리는 것을 제지하고 지도했는데 이게 민원으로 번진 것이다. 한 학부모가 아동학대를 이유로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이뤄졌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학부모들은 그 뒤에도 계속 학교측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2018년 세종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