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물이 부족해 농민들이 보 수문을 닫으라고 항의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이번 수문 상시 개방 폐쇄에 주변 농민들 반응은 긍정적이에요. 그런데 폭우 때 물이 넘칠까 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네요."지난 9일 오전 9시쯤 백제보.금강 하류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와 청양군 청남면 왕진리가 마주한 곳에 설치된 백제보(311m)의 가동보 수문 한 개는 완전 개방, 다른 2개는 일부만 개방돼 있었다. 금강 수위 조절을 위해 방류량을 관리하는 것이다.이날 오전 9시 기준 백제보의 방류랑은 초속 44.7㎥. 평소와 비슷한 방류량이지만, 제6호 태
"대낮에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이게 무슨 일인지…당분간 무서워서 돌아다니지도 못하겠어요"대전 대덕구의 한 고교에서 근무하는 교사가 과거 제자로 알려진 20대 남성에게 흉기로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흉기를 통한 칼부림 사건이 횡행하고 있다 보니 인근 거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4일 오후 3시쯤 사건이 발생한 A고교의 교문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몇몇 주민들은 학교 앞을 기웃거리며 여전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해당 고등학교 건물에선 40
"방은 더 더우니 밖으로 나가요. 해 뜨면 나갔다가 해 지면 들어가요."한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 폭염경보가 내려진 3일 오전 찾은 대전 쪽방촌 거리. 이곳에서 만난 조 모(80대) 씨는 연신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중앙로지하상가로 향하는 길에 이렇게 말했다.조 씨는 "오전 11시부터 5-6시까지는 여기 있는 거 같다. 더 늦으면 저녁 8시까지도 있는다"며 "전기세 걱정 없이 에어컨 바람도 쐬고 TV도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적적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어 사는 재미도 있다"고 설명했다.쪽방촌 주민들은
"너무 덥습니다. 30분만 일해도 옷이 땀 범벅이에요. 안전모 때문에 열이 안 빠져나가니까 죽을 맛입니다."2일 오전 11시쯤 대전 서구 도안동의 한 건설 현장. 절삭기와 드릴 소리로 요란한 현장엔 건설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오전 시간대임에도 기온은 벌써 34도.건설장비와 아스팔트에서 내뿜는 열기가 더해지며 현장은 찜통 속을 방불케 했다. 근로자들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은 지 오래다.땡볕을 피하고자 팔토시나 차양모 등 저마다의 대책을 마련했으나, 공기마저 뜨거운 현장에서 이들의 대책은 무용지물이었다.무엇보다 이들을 괴
"30년 넘게 이런 침수는 처음 있는 일이에요. 양수기로 종일 물 빼내고 있어요."17일 점심쯤 찾은 충남 공주시 옥룡동에 위치한 금강빌라에서 만난 주민 김모(60대) 씨는 분주한 손을 놀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점심도 거르고 마을 곳곳에 쌓인 토사물과 쓰레기를 치우는 중이었다. 점심시간임에도 금강빌라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동네를 정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김 씨는 "15일 새벽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물이 차올랐다. 물이 얼마나 많으면 양수기를 9개나 썼는데도 아직 물을 다 퍼내지 못했다"며 "일손도 마찬가지다.
"황망하기 짝이 없죠…. 40년 간 가족처럼 지냈던 사람이 한순간에 가버렸으니 그 심정을 말해 뭐해요."17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의 빈소가 차려진 청주성모병원 장례식장은 그야말로 참담한 분위기였다.이곳엔 747번 급행버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모(70대) 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었다. 10년 넘게 요양보호사로 일한 김 씨는 이른 아침부터 청주에서 오송으로 부지런히 출근길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김 씨의 유가족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청주시 등 지자체 관계자들이 방문해 위로의 뜻을 전하자 이내 눈물을 터
"맨홀 뚜껑이 '펑'하고 터지면서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어요"지난 사흘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충남 공주시는 물바다가 됐다. 16일 오전 11시쯤 방문한 공주대 옥룡캠퍼스 한민족교육문화원 컨벤션홀 3층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는 대한적십자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에서 보낸 구호물품들이 한편에 쌓여 있었다.임시대피소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이재민들은 집 청소하러 갔다. 낮에는 살던 집에 가서 청소하고 저녁에는 대피소 와서 자는 생활 중이다"며 "버드나무길이라던지 금강 주변 마을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반이 무너졌다"면서 걱정된 표정을 지었다
"항암 치료가 끝나면 조만간 다시 입원해야 하는 데 언제까지 파업이 이어질 지 불안하네요"13일 오전 10시쯤 대전 충남대병원. 진료가 시작된 지 한 시간이 넘었음에도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접수처 곳곳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으로 접수-진료-예약 업무가 지연될 수 있다'는 문구가 걸려 있었으며, 로비 한 켠엔 '2023 총파업전야제' 관련 패널이 게시돼 있었다. 전날부터 총파업에 대비, 외래 진료와 수술을 연기하면서 평소와 달리 내원 환자가 줄어든 것이다.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산하 127개 지부 145개 의료기관은
"초복 날엔 더 비싸지니까요. 오늘 많이 구매할수록 좋죠"8일 오전 5시 대전 오정농수산물시장. 초복(11일)을 사흘 앞두고 시장 내 과일경매장에선 수박 대목장 준비가 한창이었다.경매장 한 가운데 길게 늘어진 수박상자들은 반입·반출이 계속되며 푸른 물결의 장관을 연출했다.반면 경매 현장은 질 좋은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으려는 중도매인들의 긴장감이 맴돌았다.특히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상품과 인파가 몰렸다. 초복까지 높은 가격이 예상되면서 중도매인들은 쟁여두기에 나섰다.이곳에서 만난 도매인 김모(60) 씨는 "보통 초복이 다
"문을 열어놔야 손님들이 들어오고, 습하고 더운 날씨에 에어컨부터 찾으니 어쩔 수가 없어요. 전기 요금보다 매출 하락이 더 무섭습니다"14일 오후 1시쯤 찾은 대전 중구 중앙로 으능정이거리 일대 상점가.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활짝 열고 에어컨을 가동한 채 영업이 한창이었다.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 만해도 곳곳에 개문(開門) 냉방 중인 점포가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인근을 둘러본 결과 50여 개 점포 중 24%에 해당하는 12개 점포가 개문냉방 영업 중이었다.이날 대전의 낮 최고 기온은 28도까지 올랐으며
"음주 단속 중입니다. 세게 불어주세요."20일 오후 1시 30분쯤, 대전동부경찰서와 판암파출소 소속 교통경찰관 7명은 동구 세천동 세천2교 인근 도로에 음주단속 표지판과 라바콘을 줄 세우며 음주운전 단속 시작을 알렸다. 경찰은 최근 지역에서 벌어졌던 '스쿨존 참변' 등을 비롯, 전국적으로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14일-내달 31일을 '음주운전 특별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주·야간 일제 단속을 시작했다.이날 경찰은 대낮 음주 단속을 위한 장소로 시내 중심가가 아닌 옥천군으로 이동이 가능한 국도 인근을 선택했다. 동구와 옥천군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 교통사고로 숨진 배승아(9) 양의 발인이 11일 대전에서 엄숙하게 진행됐다.오전 8시 20분쯤 빈소가 마련된 대전 서구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는 배 양을 추모하는 예배가 열렸다. 이후 배 양의 엄마가 딸이 평소 아끼던 '꿀꿀이' 인형을 껴안고 빈소를 나왔고, 일부 조문객들은 해맑게 웃고 있는 배 양의 영정사진을 보고는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8시 40분쯤 발인식장에 들어선 가족들은 배 양이 잠들어 있는 관을 부여잡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배 양의 엄마는 "이게 무슨 일이냐"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일찍 철이 든 최고의 아이였는데…"여느 날과 다름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생활용품점을 다녀오겠다며 집에서 나간 날이었다. 그렇게 배모(9)양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자식을 잃은 유족의 슬픔을 아는 듯 꽃샘추위가 찾아온 9일 오후 4시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는 무거운 침묵과 슬픔이 공존했다. 전날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배 양의 빈소에는 조문객과 화환도 없이 쓸쓸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배 양은 사고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유족들은 사랑하는 딸의 빈자리가 믿기지
-벚꽃 없는 벚꽃 축제…야간 조명 등 새로운 경관 만들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축제"매년 4월 개화하던 벚꽃이 평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지난 6일까지 사흘간 내린 비로 모든 꽃이 떨어지며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열렸다.벚꽃 축제로 향하는 신상교차로에서는 축제를 방문한 차들이 끝도 없이 들어가고 있었다.김 모(22) 씨는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열린 축제라서 놀러 왔다"며 "벚꽃이 다 떨어져서 살짝 허전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동구청이 벚꽃 없이도 축제를 즐기는 방법을 찾았다. 7일 방문한 '대청호 벚꽃축제
"와, 된다. 엄청 빨라요!"23일 오전 11시쯤 찾은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편의점.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0) 씨는 계산대를 바라보며 다소 신기한 기색을 보였다. 김 씨는 "결제가 1초컷"이라며 "불편한 요소가 크게 없어 쉽게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애플의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Apple Pay)가 국내에 상륙한 지 사흘째.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 채널뿐 아니라 커피 전문점, 서점 등도 앞다퉈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현장은 애플페이 이용자로 북적였다.애플페이는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
"아이들이 붐비던 문구점은 다 옛말이에요. 이젠 문구점을 찾기조차 힘들어요."대전 중구 오류초등학교 앞에는 문구점이 발자취를 감췄다. 상가 안내판에는 '○○문구'라는 간판이 달려있었지만, 정작 찾아간 곳엔 다른 가게가 들어서 있었다.이 모(25) 씨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있었던 문구점이 사라졌다"며 "주인아줌마와 아저씨가 이름과 얼굴을 외워주시고, 오가며 사탕도 쥐여주셨던 추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이젠 흔적조차 사라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문구점이 사라지고 있다. 신학기 개학을 한 지 약 일주일 가량이 지난 7일 오후 2시쯤
1일 오후 세종시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 숨이 막혔다.한솔동 모 아파트 가구에서 일장기가 내걸린 사진이었다. 네티즌들은 격앙의 글과 함께 아파트 동호수를 거론하며 신상 공개를 요청했다. 주민들은 물론 세종시민들 역시 공분,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후 관리사무소 측은 해당 세대를 수차례 방문해 일장기를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오후 4시 30분쯤 일장기가 사라졌음을 확인했다.국경일의 태극기 게양 문화가 사라진지 오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우리에게 태극기는
"가스비에 전기요금까지 올라 히터도 못 켜요."지난 14일 오후 8시쯤 대전 서구 갈마동 한 골목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이 같이 말했다. 최근 날라온 가스비(LNG) 고지서를 보고 이 씨의 걱정은 더 커졌다.이 씨는 "국물, 반찬 같은 것만 주방 가스불로 조리하고 있다"며 "손님용 상에는 숯불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저번달보다 2월달(올 1월 사용분) 가스비가 15만 원이 더 나왔다"고 했다.이 씨가 운영하는 식당은 테이블이 총 10개인 30평 정도 규모다. 좁지 않은 공간에 가스 보일러 전원을 꺼두면서 이를 대체할 전기
"십승지(十勝地) 중 하나인 관불산은 유구읍민에게도, 역사·자연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입니다. 무조건적인 개발 논리로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14일 오전 10시 충남 공주시 유구읍 녹천리에 위치한 관불산. 이날 관불산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채석단지 지정 추진을 반대하며 이 같이 호소했다.관불산 인근 도로에는 '아름다운 관불산 석산개발 결사반대', '유구천 금강물 오염시키는 채석단지 중단하라' 등 빼곡히 걸린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 산길을 따라 오르니 오밀조밀 모인 밭과 축사, 민가 등 평화로운 시골
16일 오후 2시쯤 찾아간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 한 룸카페. 매장에 들어가자 '비대면으로 운영 중입니다'라는 표지판과 함께 키오스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키오스크를 통해 원하는 방을 선택하고 계산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나이와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매장에는 무료로 이용 가능한 간식과 음료, 보드게임 등이 배치돼 있었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자 마치 고시원을 형상하듯 여러 개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투명하고 작은 창문이 있는 방도 있었지만, 절반 가량은 불투명 유리로 돼 있어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방 내부는 일반적인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