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점심시간이 지난 보령시 신흑동 보령해저터널 앞. 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 예보된 터라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에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눈발의 기세는 거세졌다.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긴 해저터널로 기록된 보령해저터널(6.927㎞). 지난 12월 1일 정식 개통된 후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령해저터널 앞 회전교차로 옆에 홍보관이 눈에 들어왔다. 사전지식도 익힐 겸해서 홍보관을 찾았으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홍보관 입구에는 1월 3일 개관 예정을 알리는 A4 한 장이 덩그러
"평일인데도 오픈한 지 10분도 채 안 돼서 손님 대여섯 분이 배추를 다섯 망(15포기) 이상씩 사 갔어요. 주말엔 배추 구매하려는 손님들끼리 다툼이 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어요."22일 오전 10시쯤 대전 이마트 둔산점에서 한 판매직원은 배추 매대를 정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폭등하자 할인행사를 하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평일주말 할 것 없이 인파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이날 둘러본 배추 매대 한 켠은 개장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이 직원은 "주말에는 배추를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4
18일 대전 동구 원동 중앙시장 메가프라자 내 위치한 D-CAN센터. 이곳은 지난 2017년 대전시가 20억 원을 들여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상인 육성을 위해 조성했던 청년구단이 자리했던 곳이다. 청년구단은 청년 외식창업의 메카를 꿈꾸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취약한 입지 조건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해 5월 모든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이후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한 활로를 모색, 지난 15일 오픈식을 갖고 새로운 출발이자 도전에 나선 D-CAN센터를 찾았다.이날 방문한 D-CAN센터 초입에는 아직 청년구단의 흔적으로
임시 운영 3개월 차에 접어든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이 기존 하차 혼잡 등 문제는 해소했지만 도착시간 지연에 따른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12일부터 유성구 구암동 2800㎡ 부지에 지상 1층, 건물면적 496.49㎡(150평) 규모로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을 조성한 뒤 임시 개장했다. 이 곳은 기존 터미널이 낡고 협소하고 열악한데다가 2차로 도로변에 설치돼 있다 보니 이용객 승·하차 시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등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는데, 유성복합터미널 완공 예정 시점인 2026년까지 한시적
"10년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처음입니다."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코로나19까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탓이다.15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일원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주말이면 식당과 주점을 찾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거리에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문을 연 프렌차이즈 커피숍 등에도 직원들과 소수의 손님들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식당을 운영하는 A(61)씨는 "가게를 운영한지 10여 년이 넘어가는데 손님이 줄어드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라며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월평동 황실네거리 인도 옆, 청사로를 따라 갈색 잎이 누렇게 뜬 어린 나무들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도로변을 따라 줄 지어 있는 콘크리트 식재지마다 어린나무 3-5그루가 엉성하게 심어져 있었다. 일부는 잎이 불에 탄 듯 잎이 거뭇하게 변한 상태였다. 줄기부터 잎까지 모두 황갈색으로 변한 어린나무들은, 푸른 이파리를 길게 늘어뜨린 큰 가로수와 대조돼 더욱 앙상해 보였다. 콘크리트 식재지는 가로1m, 세로 40cm 크기였다. 나무 5그루가 한데 자라기에는 턱없이 좁아보였다. 식재지 안 토양은 대부분이 말라 있
"이젠 그저 자포자기하는 심정입니다."13일 오후 12시. 대전 서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신모(54)씨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신씨는 "코로나19가 최악인 줄 알았는데, 상황이 보다 나빠질 수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라고 인건비 부담에 따른 근심을 숨기지 않았다.3년 전만 해도 직원 5명이 함께 했던 신씨 가게는 현재 직원 2명만 남아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가게 사정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어쩔 수 없이 직원 3명을 해고한 것이다. 일손이 부족할 땐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아내
"여름이라 날씨도 덥고, 야외라고 안심하다 보니 간혹 마스크를 벗게 되는 것 같아요"대전 지역이 코로나19 감염 확산 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름을 앞둔 지역 내 명소 등에서는 일부 나들이객들이 방역 수칙을 지켜지지 않아 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지난 5일 오후 2시 서구 한밭수목원 일대는 주말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네 살배기 아들과 엑스포 광장을 찾은 김모(38)씨는 "대전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서 걱정되지만, 며칠 동안 계속 비가 내려 아이가 집에만 있기 답답해했다. 가까운 곳이라도 나가고 싶어 외출을
26일 오전 8시 30분 세종시청 주차장.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차량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시간이 10분여 남짓 흐르자 밀려드는 차들로 주차장 입구는 병목현상까지 빚어졌다. 차량은 주차할 곳을 찾으려 주차장 내부를 빙빙 돌기 일쑤였고, 흰색 주차실선 밖으로 이중·삼중 주차를 하는 것은 당연한 듯 여겨졌다. 최근에는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기도 전인 8시 50분쯤 시청 주차장 입구에 '만차' 표지판과 차량 진입을 막는 '라바콘'이 설치되는 등 시청 주차난은 심각한 수준이다.상황은 인근 세종시교육청도 마찬가지. 시교육청은
"일감도 안 들어오고, 매출도 점점 줄어들어서 다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이 판을 떠나는 추세입니다."25일 대전 동구 원동 한복거리. '한복거리'라고 새겨진 입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한복점보다는 기성복 매장과 수예점이 더 눈에 띄었다. 임대를 구하는 메모가 붙은 채 굳게 닫힌 한복점 셔터 위에는 파리가 앉아 있었다. 입구 인근에서 20년 넘게 영업을 이어오던 이 곳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정난을 버티지 못하고 한복거리를 떠났다.이날 문을 연 한복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쇼윈도에 진열된 한복들이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
19일 대전 유성구 전민동 LH토지주택연구원 내 위치한 충청권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센터 건물과 도로 경계에는 높이 3m 정도의 강판으로 된 차단벽이 둘러져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었다. 정문에는 자동 분무시설이 설치돼 드나드는 차량에 소독액을 뿌리고 있었다. 센터에는 현재 환자 57명(최대 수용 168명)과 직원 44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보 10-15분 거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 있지만, 인접 도로 내 상권이나 생활시설 등이 없어 주민들의 주요 생활권역과는 떨어져 있는 모습이었다.생활치료센터에
18일 오후 3시쯤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청사. 지난해 5월 완공된 새 건물이지만,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듯 청사 주변에는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컵 등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청사 출입구 발판에는 때아닌 낙엽이 쌓여있었고 출입문 손잡이에는 먼지만 수북해 이곳이 오랜 기간 방치됐다는 인상을 풍겼다.굳게 닫힌 출입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내부에 탁자와 의자 몇 개만 놓여있었을 뿐, 업무를 위한 시설은 설치돼있지 않았다. 건물 외부에 이곳이 관평원 청사임을 알리는 현판 등이 없어 언뜻 보기엔 정
어스름한 새벽녘이 짙게 깔린 10일 오전 5시 30분쯤. 대전 서구 도마동에 위치한 한 인력사무소에는 일거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최근 지역 건설경기가 어려워지며 일거리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중년의 구직자들은 작업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자신이 이름이 불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시간이 흘러 오전 5시 50분을 넘어서자 호명된 구직자들은 인력사무실 앞으로 도착한 승합차에 몸을 싣고 작업장으로 향했다. 반면 일거리를 찾지 못 한 구직자들은 사무소 안에 남아서 호명을 기다려야만 했다. 이날 인력사무소로 나온 구직자
"휠체어 앞바퀴 좀 들어주세요. 뒤에서 한 번 밀어 주시고. 아, 무서워요"지난달 29일 저녁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보행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유선경 씨의 퇴근길은 출발한지 1분도 되지 않아 방지턱에서 막혔다. 차도에서 인도로 이어지는 턱이 평평하지 않을 뿐더러 경사로가 높아 행인이 돕지 않고는 진입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도로 올라왔지만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며 위태롭게 흔들렸다. 유씨는 "보도블록이 튀어나온 곳에 바퀴가 걸려 앞으로 고꾸라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어두운 시간대에 자전거 통행로와 보행로의 경계는 무용지물이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사람이 많아 대기시간만 1시간이나 걸렸는데, 오늘은 오자마자 헌혈이 가능하네요."15일 오후 대전 서구 헌혈의집 둔산센터. 평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센터는 한산하기만 했다. 시민 4명이 헌혈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고, 헌혈을 마친 나머지 1명은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방문자는 적었지만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 간호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분주히 움직였다.이날 1시간 동안 둔산센터를 찾은 시민은 10명 안팎에 불과했다. 둔산센터 한 관계자는 "둔산 횟집과 감성주점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7일 오전 11시 30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전통시장. 전통시장 입구에는 세종시가 설치한 복숭아 모양의 간판이 자리하고 있었다.이는 2017년 세종시가 지역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청춘조치원' 사업의 일환으로 세운 것으로, 같은 해 시는 '문화관광형 시장'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간판과 조형물·주차장을 설치하고 각종 행사가 가능한 '이벤트 광장'을 조성했다.하지만 이날 시장 내부는 시의 육성 목적과는 달리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청춘조치원 사업이 간판 설치 등 일회성에 머물며 손님 유인에 한계 보인다고 입을 모았
"3년 전쯤 갑자기 작은 조립식 주택이 들어섰어요. 처음엔 사람 살 것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놓더니 최근엔 왕래도 거의 없네요."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의 50대 주민 A씨가 마을 한 켠에 놓인 조립식 주택을 가리키며 말했다."가끔 사람이 드나드는 것 같긴 한데, 마을 주민은 아닌 것 같아요. 가건물이 마을 곳곳에 지어진 직후 국가 산업단지로 지정돼 놀랐어요." 와촌리에서 과수를 재배하는 70대 주민 B씨는 이렇게 말했다.10일 오전 10시 30분쯤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인 연서면 와촌리. 수십 채의 농가가 모여 있는 농촌 한 구석에
"닷새 전 내놓은 대파가 아직도 안 팔려서 새로 갖고 온 대파는 여태 내놓지도 못했어."30년 전부터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 터를 잡고 채소와 잡곡을 팔고 있다는 김 모(72) 씨는 5일 동안 개시조차 못했다고 푸념했다. 최근 급격히 오른 밥상물가에 전통시장 상인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에 더해 높아진 식자재 가격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4일 오후 중앙시장. 시장 입구에서부터 방문객뿐 아니라 상인들의 수가 예년에 견줘 급격히 감소한 모습이다. 김 씨가 자리한 시장 안쪽 자리는 지나가는 사람 구
"빠지기가 무섭게 소리소문 없이 채워지던 곳인데…" 대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임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가 임대 물건이 백화점 주변으로만 10건 넘는데 요즘은 문의전화조차 한통 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24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근처 한 건물에서는 '임대' 현수막이 찬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점심을 앞둔 시간이어서 대로에 지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대전을 대표하는 타임월드 상권이라고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 건물 관계자는 "1층 공실 두 곳 중 하나는 2년 전 쯤부터 비어 있고 나머지는 그리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 첫 주말과 휴일을 맞은 대전 지역은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1일 서구에 위치한 한 운동장. 조기축구회 회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볼을 차고 있었다. 이들 중 제대로 마스크를 쓴 회원들은 소수에 그쳤고 대다수가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착용조차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일 서구 엑스포 남문광장에는 모처럼만에 날씨가 완연해지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로 붐볐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19 감염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라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