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밤 8시쯤 대전 서구 월평동 한 노래방. 보통 때 같으면 손님이 북적대야 할 시간대지만 카운터를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노래방 안은 냉장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인기척을 내자 사장 A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손님이 오지 않으니 손님 대신 방 안에 들어가 식재료를 다듬는 중"이라고 했다.A 씨는 "전날에도 밤 12시까지 자리를 지켜 손님 한 팀을 받았다"며 "오늘은 한 팀도 못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도 일찍 영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쉴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한 번 인식
코로나19 영업 시간 제한이 해제된 지난 15일 오후 9시 30분쯤 세종시 나성동 먹자골목은 모처럼 맞은 '자유 영업'에 활기를 찾은 듯 했다. 이날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시민들은 오랜 시간 기다려온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문을 닫았던 음식점도 영업을 재개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쳤다. 시민들은 4명씩 무리를 지어 식당으로 이동했으며, 매장 안의 손님들은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눴다.시간이 흘러 오후 10시가 넘어서도 나성동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거리에는 거나하게 술에 취한 시민들을 쉽게 찾
"라커룸에서부터 이기는 분위기를 만들어 올 시즌을 준비해 나가겠다."16일 오전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장. 이날 한화이글스 선수단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대전 안방으로 복귀 후 2차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이날 선수들은 차가운 날씨에 몸을 다칠 수 있어 임시로 조성된 비닐하우스 훈련장에서 스트레칭을 진행했다. 비닐하우스에는 온도계와 온풍기 등이 마련돼 선수들이 최적의 훈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성된 모습이 역력했다.이후 이글스파크에서 본격적인 기술 훈련이 진행됐다. 선수들
"이제 좀 괜찮아질까 했더니 명절까지 거리두기 연장이라니 할 말이 없네요. 정부 지원금은 밀린 가게 월세로 이미 나갔는데, 앞으로 인건비와 전기요금은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입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현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2주간 연장하기로 하면서 대전 지역 소상공인들이 절망에 빠졌다. 가게 문을 열면 열 수록 적자만 쌓이고 설 명절 대목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이마저도 거리두기 연장에 따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을 토해냈다. 주택가에 형성돼있는 골목 상권이 느끼는 거리두기 연장 타격은 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배달이 적게 잡아도 배 이상 늘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저희에겐 머나 먼 얘기로밖엔 들리지 않네요."대전에서 오토바이 판매업계에 뛰어든 지만 40여 년, 대전이륜차협회장을 지냈다는 지정석 대림자동차 대전합동대리점 대표의 푸념이다. 27일 오전 10시쯤 지 대표가 운영하는 점포를 비롯, 다수의 오토바이 판매·수리점이 입점 해 있는 대전 중구 문창동 오토바이 특화거리는 옛 명성과는 달리 고객들의 발길이 끊긴 모습이었다. 비교적 쌀쌀한 날씨 탓인 지, 난로 하나에 추위를 견디며 손님을 기다리는 점포 직원 몇 명 만
25일 오전 10시 30분쯤 대전 중구 소재 IEM 국제학교 앞. 지난 24일 오후 해당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이날 오전부터 경찰과 시청, 구청 관계자 등이 북새통을 이뤘다. 해당 시설은 지난 2010년에 외국인 대표가 설립한 선교사 양성 학교로 대전을 포함한 각 지역에 23개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더기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당시설은 원래는 요양병원 용도로 사용된 건물이다. 건물 옥상에는 해당 건물이 요양병원이었음을 뜻하는 녹십자 간판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었다.오전 11시 30분쯤 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듯 질병관
양승조 충남지사가 강력 추천하는 코로나19 차단 비말차단기는 얼마나 효과가 있고 실용적일까.양 지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휴대폰처럼 갖고 다니면서 활용하라"며 충남도가 선보인 'ㄷ'자형 휴대용 비말차단기를 추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탁월하다는 장점에도 불구, 휴대하기 불편해 실용성이 거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 비말차단기는 아크릴 판 3개와 천 가방으로 구성돼 있으며, 분리·조립하는 형태다. 천가방을 포함해 무게는 5㎏, 크기는 가로·세로 각 74㎝에 달해 '휴대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휴대용 비말차단기의 실
"우리만 사정을 봐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룸빠처럼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유흥주점처럼 운영하는 곳도 형평성에 맞게 똑같이 집합금지를 해달라는 겁니다."5일 오후 8시 20분쯤 대전 유성구 봉명동 한 유흥주점 앞.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 때문에 불이 꺼져있어야 할 유흥주점 간판에 불이 켜져 있었다. 최근 대전지역 유흥주점 업소들이 광주에 이어 '집합금지' 방역수칙에 반발, 영업을 못하게 됐지만 항의하는 의미에서 지난 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간판 점등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6일 사단법인 한국유흥단란주점중앙회 대전충남지회는 "지부
"지난 여름 찜통 방호복을 견뎠는데, 이젠 추위와의 싸움이네요."29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체육관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 햇살이 가장 따스할 시간이지만, 바람을 타고 온 쌀쌀한 기운이 임시 선별진료소 천막을 휘감았다. 잠시 시민의 발길이 뜸해진 새, 의료진 세 명은 조그마한 난로 하나만 의지한 채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이들은 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소속 직원들이다. 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는 대전시와 협약을 맺고 지난 28일부터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 중이다.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혼자서 거주하기에는 좋지만,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21일 오후 1시 50분쯤 대전 유성구 엑스포로 97번길 앞. 이곳은 지난 2007년 대전마케팅공사가 운영해온 외국인유학생기숙사가 있던 곳으로 대전시가 지난해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해 대전청년하우스로 탈바꿈한 채 이날 개관식을 가졌다.대전청년하우스는 지하 1층·지상 10층에 연면적 7043㎡ 규모로, 사업비 총 77억 700만 원(시비 72억 5300만 원·국비 4억 5400만 원)을 투입해 226개의 객실 리모델링 등 회의실, 피트니스 룸이 들어섰다. 객실 하나당
대전 지역 패션거리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의복 분야 쇼핑에서의 온라인 비중이 커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매출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대형 유통점의 연이은 개장에 따라 경쟁력을 담보하기 쉽지않은 모양새다.14일 대전 지역 의류업체들에 따르면 지역의 주요 대로변을 중심으로 의류매장이 밀집돼 있는 유성 장대동과 둔산동, 은행동 일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에 임대료·인건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장대동 패션거리 점포 곳곳이 비어있는 상태로,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대전지역 공연계는 겨울 추위처럼 차갑게 얼어붙었다.10일 오후 4시 30분쯤 찾은 대전 중구 대흥동 문화예술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이 감돈다. 이곳은 소극장이 다수 몰려 있어 지역 연극인들이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연말을 맞아 다양한 공연으로 북적돼야 할 거리는 건물 벽면과 길가의 가로등에 부착된 공연 포스터만이 휑한 거리를 메우고 있다.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관객 감소와 공연 취소, 좌석 띄워 앉기 등 공연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81석 규모의 소극장 고도를 운영 중인
대전역 인근에 자리한 성매매 집결지에서는 낮과 밤 관계없이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낙후된 여관과 쪽방이 위치한 좁은 골목을 지날 때마다 호객행위가 이어졌다.1일 대전 동구 중동과 정동 일원은 여러 차례 재정비 손길에도 여전히 성매매 업소가 존재했다. 식당, 쇼핑몰들이 위치한 대로변 인근 골목에는 다른 지역의 원도심 골목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대전역 부근의 한 여관에서는 대낮임에도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 여관 인근 쪽방과 허름한 여관 앞에서는 나이 든 여성들이 호객 행위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
"제대로 관리도 안 되는데 차라리 공중화장실을 없애버리면 좋겠습니다. 노숙자에 악취까지 정말 화가 날 지경입니다."18일 오전 10시 50분쯤 대전 중구 대전천 은행교 앞. 이곳은 중구 으능정이문화의거리와 동구 중앙시장을 연결하는 장소로, 주말이면 시민들이 북적거릴 정도로 일명 핫플레이스다. 지난 3월 은행교 인근에 원도심의 새로운 명물인 '커플 브리지'가 생기면서 원도심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이런 인기에 힘입어 은행교 부근을 오가는 시민들이 늘다 보니 공중화장실 설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10월 대전 중구가 예산 1
"화장실을 새롭게 만들어서 좋긴 한데, 하수구에서 악취가 진동해 제대로 다닐 수가 없을 정도 예요."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문화동 서대전광장 앞. 이 광장은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는 명소이자 코로나19 사태 이전 각종 행사 등이 열리면서 대전의 랜드마크 격 광장이다. 부지는 대전시 소유지만 관리는 중구청이 담당하고 있다.그런데 지난 9월 예전 공중화장실을 철거하고 대전시 예산 8억 1300만 원을 투입해 신축 화장실을 새로 만들면서 각종 민원이 제기되는 등 후유증이 잇따르고 있다.이날 평일 오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소방관 생활을 28년 가까이 했지만 출동하는 순간은 항상 긴장됩니다."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4일 오전 9시 50분 대전 서구 갈마중로 둔산소방서 앞. 긴급 출동을 위해 소방용 지휘차, 소방펌프차, 굴절 사다리차, 구조버스, 구급차 등 총 5대가 10시 정각에 긴급 출발을 위해 대기하면서 긴장감이 흘렀다. "출동 준비, 출동 준비." 5분 전 긴박한 목소리가 고요했던 통제실에 메아리쳤다. 그 순간 대기 중이던 소방관들은 자신의 공기호흡기와 헬멧을 분주히 챙기기 시작했고, 소방차 운전사도 급히 운전석으로 오르며 "헬멧
2일 오전 대전 서구 갈마동에 위치한 둔산여고 3학년 교실은 학급마다 휑했다. 수시 지원을 마친 학생 대부분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고자 가정 체험 학습을 신청한 까닭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전 지역 고3 교실은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이날 둔산여고 3학년 교실에는 학급마다 반 이상이 등교를 하지 않았다. 교사에게 이유를 물으니, 학생 대부분 가정 체험 학습을 신청하고 집에서 자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능과 수시 면접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고자 최대한 등교를 자제하
"어린이 안전을 위해 과한 단속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운전자가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것 또한 국민 안전 확보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대 문제입니다."27일 오후 1시 10분쯤 대전 유성구 대덕대로 590번길 연구단지 네거리 앞, 가정로와 대덕대로가 교차하는 이 곳은 인근 장수 어린이공원, 대덕초·중·고등학교 등이 위치해 있어 학생들의 이동이 많다 보니 차량 운행 시 안전운전이 절실한 도로다. 대전시 등이 지난 3월부터 '안전속도 5030'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교통사고 숫자도 감소했다. 실제로 안전속도 5030 시행 중
학생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모처럼 학교 안에 울려 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충청권 일부 학교들이 수용 가능한 학생 인원을 늘렸기 때문이다. 19일 오전 8시 40분 세종시 종촌동의 한 초등학교 교문 앞.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자녀를 배웅하느라 손을 바삐 흔들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1-3학년 학생들이 먼저 등교를 했다. 저학년이 모두 등교를 마치면, 나머지 4-6학년 학생들이 오전 10시 30분부터 등교를 한다. 짧은 등교 시간 학생 과밀을 막고자 시차를 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책가방을
"복지관을 이용하지 못하면서 우울하고 밥도 먹기 싫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이지만 언제 상향될지 몰라 두렵습니다." 27일 오전 10시쯤 대전시 서구 도솔로 182번길에 위치한 유등노인복지관에는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도 단 한사람도 없이 적막만 감돌았다. 평소라면 하루 평균 8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장소지만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는 노인 3명과 직원들 밖에 없었다. 평상시면 시장통과 다름없이 북적거릴 2층 휴게실도 사람 한 명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4년 가까이 복지관을 이용해온 80대 어르신 김모 씨는 "항상 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