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희 기자
김동희 기자
올해 코로나19 격랑 속에서 컨트롤타워를 잃고 표류하던 대전문화재단이 5개월여 만에 새로운 선장을 맞이한다. 대전시는 지난 21일 재단 신임 대표이사에 심규익 전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를 내정하고,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문화재단을 이끌 새 대표를 놓고 벌써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나뉘고 있다. 문화행정 실무능력에 대해 물음표가 붙는 인사가 지역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이끄는 문화재단의 새 대표로 선임됐다는 사실에 한편으로 의외라는 반응이다.

반면에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전직 공무원 출신 행정학자로서 효율적인 조직 운용 능력과 문화재단의 정책과 비전을 담은 청사진을 그리는 데 맞춤 인사라는 평도 있다. 대전시도 내정 배경을 두고 문화재단이 당면한 현안과제를 수행하고 소통능력과 리더십으로 조직의 경영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대전시가 최근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을 비롯해 평생교육진흥원장에 김종남 전 민생정책자문관 임명을 놓고 회전문·돌려막기 인사 문제가 제기되자 부담감을 느끼고, 문화재단 대표는 측근인사가 아닌 문화재단이 필요로 하는 전문성 있는 후보자로 선발했다는 후문도 있어 새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문화재단은 책임경영 실현과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한 조직개편이 시급한 상황으로 지난해부터 논의만 계속 거듭하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와 함께 지역 예술인의 생계유지와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예술인복지센터` 조성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예술인 고용보험 전면 도입도 앞두고 있어 초기 혼란을 막고 복지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해 센터 설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취임하는 신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과감한 추진력과 행정전문가로서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잇따른 중도 사퇴로 어느 순간 `독이 든 성배`로 전락한 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의 불명예를 불식시키고, 문화재단의 정상화와 대전 문화예술 발전의 백년대계를 이끌 기반을 쌓아 가길 바란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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