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3부 김대욱 기자
취재3부 김대욱 기자
아마 설렜을 것이다. 교복을 벗고 캠퍼스를 누빌 것이라는 생각에. 주어진 자유를 만끽하고, 책임은 무겁게 가져야 한다는 부담도 더러 있었을 테다. 그 가운데 오는 떨림은 기대감과 조바심이 적절히 배합된 감정이자, 대학에 갓 입학한 이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이었다.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어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라면 누구든 신입생 시절을 떠올리고 부러워한다.

그래서인지 한때는 학번별로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똥파리(82)학번, 밀레니엄(00)학번, 산소(02)학번 등이 그렇다. 올해 입학한 20학번은 잔인하게도 `코로나학번`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상은 올해 20학번에게 `비애`를 선물했다. 전례 없던 코로나 19가 창궐하면서다. 신입생은 캠퍼스의 봄을 잃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취소, MT도 취소, 대학의 꽃인 축제는 개최여부를 언급하기 조차 어려웠다. 이들은 제대로 교정을 밟아보기는 커녕, 강의실, 도서관도 드나들기가 쉽지 않았다. 캠퍼스의 로망은 온 데 간 데 없어졌다.

지난 1학기가 그랬고, 2학기도 마찬가지였다. 정확히는 2학기 마저다. 지난 1일은 개강 첫 날을 맞이해 취재 차 대전권 대학 3곳을 찾았다.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하면서 대학은 개강과 동시에 전면 비대면수업을 결정한 상태였다. 예상대로 교정은 썰렁했다. 마치 여름방학의 연장선 같았다. 학생들을 주 고객으로 삼아온 상점가는 더 울상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도 문을 열지 않았고, 설사 문을 열더라도 개점휴업상태였다.

"저는 그나마 괜찮은데, 신입생들은 학교생활도 못해보고 정말 우울할 것 같아요."

거리에서 한 대학생을 만났다. 그는 2학년이었다. 개강 첫날에 대한 심정을 묻자, 대뜸 신입생 걱정을 했다. 그리고 신입생들이 2학기라도 풍성한 대학생활을 경험할 수 있길 기원했다.

신입생들을 단순히 "운이 없다"라고 치부하기엔 가혹하다. 그들은 해법으로 `반수`나 `군대`를 고심하고 있다. 최근 한 입시전문기관에서 신입생 738명에게 반수 의향을 조사한 결과 46.5%가 반수 의향을 밝혔고, 대학 커뮤니티에서 남학생들은 "차라리 군대를 가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오히려 대학을 벗어날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은 매해 신입생 충원율에 매달린다. 그저 평가에만 매몰될 것이 아닌, 그 대학을 믿고 선택한 학생들을 위한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취재3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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