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2부 김대욱 기자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근래 교육계는 `사상 초유`라는 말이 자주 쓰였다. 개학 연기, 휴업 5주, 수능 연기는 물론, 온라인 개학이라는 생소한 단어도 나왔다. 코로나 19의 여파다. 시끌벅적할 학교는 홀로 봄을 보내고 있다.

장기간의 휴업은 학교를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학생들은 학교를 갈 수 없어 학습공백이 벌어졌고, 학원마저도 문을 닫아야 했다. 납품을 해야 할 급식업체,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고충을 토로했다. 개학 전까지 비축해야 할 마스크는 대란에 휩싸였다. 혼란스러운 지난 1개월이었다.

다행히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길고 긴 휴업 끝에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다. 더 이상의 휴업은 어렵고, 등교는 아직 감염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어 온라인으로 수업을 대신하기로 했다. 학교·학년별로 개학일이 결정됐으니 학교 현장은 더욱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개학 준비에 한창이다. 온라인개학은 처음이니까 말이다. 일부 학생들은 곧 친구들과의 첫인사를 온라인으로 나누게 될 것이다.

온라인 개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걱정거리를 꼽는다면 온라인 수업이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다. 교사와 학생은 그대로지만, 교실을 벗어난 공간에서 교실만큼의 수업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반대로 기대감은 새로운 수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면 학교 교실 수업으로 돌아갈 테지만, 지금의 온라인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발전시키면 온·오프라인 병행수업이 가능해진다. 지금처럼 감염병이 다시 창궐한다 해도 온라인 개학으로 전환이 손쉬워질 테다.

교육당국은 우려보다 기대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는 온라인 개학 결정 당시 브리핑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가 온라인학습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저 이번 시도가 실험에 그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투영돼, 한 발 더 나간 결과를 끌어내야 한다. 분명, 보완해야 할 문제는 차고 넘쳐난다. 현재 일선 학교들이 겪고 있는 혼선이 이를 대변한다.

처음 내린 결정이었고, 처음 보인 반응이었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그저 교육당국의 방침에만 매몰된 정책이라면 온라인 개학은 허울 좋은 소리에 그치고 말 것이다. 사상 초유의 결정은 사상 초유의 선례가 된다.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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