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己亥年) 새해 대전지역 의료계의 관심이 유성구 죽동으로 쏠리고 있다. 1969년 개원 이후 50년 간 중구 대흥동에서 성장해 온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의 외연 확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성모병원의 외연 확장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해 중순을 전후해 의료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이미 이전이 확정됐다거나 건강검진센터 등 일부 기능을 이전하는 분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었다. 반대로 이러한 내용들은 그저 소문에 불과할 뿐 실체가 없다는 반응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의료시설용지 공급 공고`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대전성모병원 이전 혹은 분원 가능성이 어느 정도 구체화 됐다.

공고를 통해 대전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에서 단독 신청, 매입을 확정지었다. 천주교회 유지재단은 부지제공 등 대전성모병원의 운영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천주교 대전교구에 속해 있는 재단이다. 사실상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해당 부지를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들어서는 의료기관은 대전성모병원일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게다가 천주교회 유지재단은 최근 공고가 진행된 의료시설용지 매입에 앞서 인근 의료시설용지를 지난해 10월 매입했다. 지금까지 천주교회 유지재단이 확보한 의료시설용지는 총 2만 5000여㎡ 수준이다.

지역 병원가에서는 부지 규모를 볼 때 분원보다는 이전에 무게를 두고 예의주시 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흥동 현 부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넓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대학병원들이 분원, 증축 등을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성모병원만 그동안 부지 문제 등 현실적인 제약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일부 종합병원에서는 벌써부터 대전성모병원 이전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아직까지 대전성모병원의 이전 및 분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대전성모병원이 향후 대전의 의료 환경을 뒤바꿀 만한 키를 쥐게 됐다는 점이다. 이제 중구와 서구에 종합병원이 몰려있는 의료계 판도 변화의 시작은 대전성모병원에 달렸다. 취재2부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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