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근래 대전지역 금융업계 최대 화두이기도 하다.

그럴 만 하다. 시금고에 선정되면 5조 원 규모의 자금을 직접 예치·관리하는 주거래은행이 된다.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대외적 이미지 제고도 가능하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점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시금고는 `황금동아줄`로 꼽힐 수 밖에 없다.

당장은 3파전으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현재 1·2금고를 각각 맡고 있는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과 신규 입성을 노리는 KB국민은행이다. 이들은 2014년 당시 시금고 선정에도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헌데 이번 시금고 평가배점기준은 의아함을 자아낸다. 일부 기준이 변경됐는데 지역기여도 배점이 1점 낮아졌다. 평가세부항목 중 `지역사회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추진 능력`에서 `시와의 협력사업추진`항목이 5점에서 4점으로 줄었다. 대신,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 능력`항목 배점이 5점에서 7점으로 올랐다. 타 은행들의 진출 기회는 확대됐지만 그 동안 지역에 유·무형적인 기여를 해온 은행들은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지역기여도는 일종의 정성평가다. 해당 지역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 평가하는 항목이다. 곳간을 맡을 은행이 해당지역과 유기적인 관계를 어떻게 맺어갈 것인지 판단하는 지표다. 지역기여도 1점 하향은 수치상 적어 보여도 주거래은행의 자격조건으로 꽤나 큰 의미를 갖는다.

대전시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은행들의 협력사업비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은행간 무리한 경쟁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신규입성을 노리는 은행에게 자칫 진입장벽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답변도 덧붙였다.

공평성을 기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시중은행 대부분은 재무구조안정성, 금리, 편의성 등 주요평가항목에서 이미 우수한 시스템, 실적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때문에 지역금융권은 이번 시금고 선정은 지역기여도항목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기여도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평가항목은 정량지표에 가깝기 때문에 사실상 큰 점수차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다.

시는 다음달 금고지정심의위원회 평가를 거쳐 10월 중 금고선정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금고 운영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1년까지다.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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