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앞으로 5년 이경주 지음·마리북스·324쪽·1만6000원

세상이 변했다. 과거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현실이 됐다. 공상과학영화 소재 중 하나였던 드론이 상용화됐다. 이제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바이오 등도 한걸음씩 일상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생각 또는 구상 속에서 존재했던 일들이 삶의 일부가 돼 끝없이 진화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변화는 항상 기회와 함께 온다. 변화에 순응하느냐 역행하느냐가 내일의 모습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지금 이 변화에 발맞출 수 있느냐 없느냐는 미래를 판가름하는 주요요인이 될 전망이다.

최근 대세로 떠오르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등은 새로운 형태의 산업 혁명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경공업 혁명을 산업혁명의 1세대, 전기의 발명으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산업혁명을 2세대, 정보통신망 구축을 통해 이뤄진 산업혁명을 3세대 산업혁명이라고 한다면, 사물인터넷 등 보다 강화되고 진화된 유비쿼터스 시대가 이끌어갈 시대는 4차 산업혁명이라 규정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고찰하고 준비할 수 있는 지침서가 나왔다. 저자는 삼성 정보통신 부문에서 30년간 전략기획을 담당해 온 이경주씨. 이씨의 저서 `4차 산업혁명 앞으로 5년`은 오는 2020년 현실화될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일종의 입문서이다. 책에서 저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어떤 세상인지 기업도 알고, 국가도 알고, 국민도 정확히 알아야 정확한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몇 년 안에 일상이 될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스마트 지능화 소사이어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기계도 컴퓨터도 스스로 지능을 가지고 학습하며, 사물도 동물도 지능을 가진 것처럼 똑똑해지고 지능화되는 사회이다. 사람이 자율주행차와도 통신하고, 자율주행차가 신호등과도 소통하며 교통사고도 줄이고 교통체증도 줄일 수 있다. 지금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하는 싱크홀도 도로에 센서를 부착하면 그 위험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학습이 필요한 이유는, 변혁기가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이 3차 산업 디지털 혁명에서 앞서면서 일본을 추월했듯, 또 한 번의 기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전제조건은 우리가 먼저 알고, 먼저 해보아야 한다. 개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비즈니스의 세계를 먼저 준비해서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현재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교우위에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에겐 3차 산업혁명의 성공이 가져다 준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열매가 있고, 4차 산업혁명이 또 한 번의 통신망 진화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것. 다만 우리에게 부족한 OS나 플랫폼은 지금 서서히 준비를 하되, 이미 개발이 되어 있는 타사 제품을 M&A로 확보하거나 제휴를 맺어 상용화는 먼저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적은 내수로 산업을 일으키기 힘든 한국의 산업 구조에서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느라 타이밍을 놓치기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상용화 기술로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 듯 책이 던지는 가장 큰 화두는 나 자신과 한국이 가야할 방향성 제시이다. 4차 산업혁명의 영역은 무궁무진하고, 지금 각광받는 전문화된 영역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예측하고 대책을 제시한다는 것. 특히 현 단계에서 우리가 주력해야 할 다음 한국의 10대 전략으로 저자가 제시한 방안은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제안으로 보인다. △주특기 사물인터넷부터 뛰어들어라 △거대 밸류 체인 자율주행차,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라 △5세대 이동통신과 단말기 주도권을 잡아라 등은 향후 한국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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