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정쟁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넘어선 안될 선이 있는 것이다"(새누리당 당직자 A씨) "한심하다. 협치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이런 구태가 되풀이되는 데 자괴감이 든다"(더불어민주당 당직자 B씨) "지역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을 지 우려스럽다. 가뜩이나 당과 충청권간 간극이 있는데... "(국민의당 당직자 C씨)

5일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막말로 촉발된 국회 대정부질문 파행사태를 지켜본 정치권은 여야 없이 `부끄럽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이 사태가 확산될 경우 모두에게 피해가 클 것을 우려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야 지도부간 협의를 거쳐 김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을 공식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일 게다.

일각에선 김 의원과 상대인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김 의원의 말대로 "동료의원의 대정부질문에 개입"하는 게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쁜 관행으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이 있고, 결코 해서는 안될 금도가 있다.

속기록을 살펴보면 이 의원이 대정부질문 중인 김 의원을 향해 한 최초 발언은 "어디다 반발하세요. 국민들이 다 보고 있어요. 지금 어디 반말하세요"라는 3 마디 뿐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대전의 이장우 의원, 대전 시민들 부끄럽게 하지 마!!!"라고 소리 쳤다. 이후 그는 막말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이 의원에게 "어떻게 대전시민은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놨나"라고 말했고,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고성이 쏟아지면서 그는 이 의원의 발언을 구분하지 못했을 수 있다. 감정이 격해지다 보면 4선 국회의원이라해도 공식석상에서 인신공격성 자질론을 제기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그를 선택한 지역주민에 대한 비하성 발언은 특정 지역을 넘어 전체 유권자, 국민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아니다.

혹 이번 사태가 지역갈등으로 번져서는 안될 것이다. 김 의원의 발언도 그런 취지는 아닐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공식석상에서 유권자의 선택까지 들먹인 것은 단순한 유감표명으로 끝내기에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송충원 서울지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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