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식 열주 공간으로 구성된 성당 내부.
목조식 열주 공간으로 구성된 성당 내부.
1921년에 세워진 대전 최초의 성당이다. 6.25가 터지자 성당이 폐쇄되고 인민군 치안본부로 사용되면서 양민 학살과 2명의 아일랜드 선교사가 순교한 현장이기도 하다. 1958년 목동본당으로 부활되었다가, 1968년 거룩한 말씀의 회 성당으로 양도된 후, 1969년 대수선을 거쳐 현재에 이르는 현대사의 굴곡을 간직한 역사적인 건물이다.

첨탑은 단아하면서도 중세 성곽에서 볼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아래 부분은 개방된 현관으로 되어 있다. 세 번째 베이의 양편에 작은 출입구가 돌출되어 있다. 내부는 목조식 열주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회랑은 평천장, 회중석은 반원형 베렐 볼트형으로 되어 있다. 각 베이마다 목재 리브가 노출되어 분할과 연속을 조화미가 일품이다.

입구 첫 번째 베이 부분인 종탑은 2층이 성가대석으로, 제대 부분은 3개의 아치형으로 구성해 심플한 모습이다. 바닥은 마루로 하여 초장기에는 앉아서 미사를 드렸다 한다. 또한 현관부근의 고창에 설치한 스테인드글라스는 당시 프랑스에서 수입해 설치한 것으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첨탑의 십자가와 벽에 붙어있는 십자가의 부조는 독일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며 아직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특히 외벽에는 베이마다 후렛 버트레스가 돌출해 있고, 사이에 설치된 반원형의 창에는 장식적인 몰딩을 해 표현성이 매우 높다. 다만 급경사의 골스레트 지붕의 후편 한 베이가 나중에 증축된 다소 어색한 면이 있어 아쉬움을 준다. 하지만 건축물의 규모에 비하여 짜임새가 있고, 잘 정돈된 외부의 꾸임이 단아하면서도 절제미를 주고 있다. 최고높이는 8.7m이며, 종탑까지 높이는 16.5m이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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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에 세워진 대전 최초의 성당인 거룩한말씀의수녀회성당.
1921년에 세워진 대전 최초의 성당인 거룩한말씀의수녀회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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