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사람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덕목은 '사랑'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터전인 대전은 무엇으로 사는가? 제 스스로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 시는 젊고, 역동적이면서 우리나라의 신중심도시로서 위상을 다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시를 둘러싼 도시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것도 여기에 연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바깥 주변을 살펴보면 지난 7월 1일 인구 50만을 목표(2030년)로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였고, 오는 12월이면 충남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옮겨가게 됩니다. 또한 청주와 청원의 통합이 확정되어 2014년 7월이면 인구 90만에 가까운 대도시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우리 시 안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확정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새로운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원도심 활성화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우리 시 외곽 일부 지역에서는 신도시개발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21세기 도시는 지난 도시환경과는 다르게 인구 성장의 둔화 또는 감소라든가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저 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다양성에 바탕을 둔 다문화 사회가 하나의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시의 도시계획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는 지금까지의 여건 변화를 수용하고 시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그동안 생각해왔던 몇 가지 도시정책 방향을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는 우리 시와 세종시를 포함한 대전광역권의 상생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도시기능 도입을 통해 우리나라의 신중심도시로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시정책의 큰 그림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둘째는 동, 서, 남, 북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균형 발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람과 문화, 전통과 첨단이 융화된 도시재생과 원도심 활성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셋째는 최근의 도시정책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에 대비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도시정책을 선도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형의 압축적인 도시공간구조 구축과 사람이 편리한 대중교통 중심의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도시 공간 만들기에도 역점을 둘 것이며, 넷째는 도시 품격을 높이기 위해 도시 경관과 건축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 건축·경관·디자인 분야에 문화와 감성이 스며들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사람이 편리하고, 안전하고, 사람이 모이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고, 이를 위해 수요맞춤형 도시개발과 소규모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도시정비, 서민 위주의 주택공급 정책과 함께 공공주도의 도시계획에서 벗어나 시민참여를 통해 같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관리에 초점을 두고 도시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400-500년 된 유럽의 도시는 물론, 200-300년 된 미국의 도시들이나 이제 겨우 100여년이 지난 우리나라 도시들도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도시 전체가 또는 도시 내 일부분이 한때는 번창하고 발전하다가 쇠퇴하거나 슬럼화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어느 도시는 새로운 변신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변화에 미처 적응하지 못하는 도시들은 정체되거나 도태되는 경우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사랑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위한 선물이다'라고 한 프랑스의 유명한 극작가 장 아누이의 글귀가 떠오릅니다. 시민들께서 사랑이라는 양분을 아낌없이 뿌려준다면 대전은 우리나라의 신중심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세계가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정대<대전시 도시주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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