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뉴스3팀 정민지 기자
디지털뉴스3팀 정민지 기자

한국 사회가 혐오로 물들고 있다. 세대간 혐오, 성별간 혐오, 지역간 혐오 그리고 진영간 혐오까지 각종 대립은 갈등을 넘어 폭력으로 분출돼 위협이 커지고 있다.

새해 벽두 제1야당 대표 피습 사건이 대표적이다. 증오로 촉발된 사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 문화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였다. 또 상대를 향한 음모론과 억측이 확대 재생산돼 새로운 갈등을 부추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피의자는 경찰에 "이 대표를 죽이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혐오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고 진단했다. 극단적 대립과 증오를 일삼는 분위기가 '정치인을 향한 테러'라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왔다는 얘기다.

"양 극단 정치는 적대감을 대중 속에 심었고, 무조건적인 비판 또는 지지 등 두 갈래로 갈랐다." 지역 한 인사는 현 정치를 이렇게 표현했다. 양당 정치 폐해가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까지 이어진 만큼, 정치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사회에 깊숙이 박힌 증오 바이러스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피습 사건 뒤에도 '자작극' 등 각종 음모론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가 공개 행사에서 이 대표 사건을 "쇼"라고 외치며 환호한 점, 이를 제지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SNS 등에서 "너도 습격해 줄게" 등 폭언한 점 등 모두 극단 정치의 민낯이다.

이 대표 사건 직후 양당 모두 자성론이 부상했지만 변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달여 전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상민 의원이 8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자 노골적인 비난이 나온 점도 그렇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수위 높은 악성 댓글은 물론, 입당과 전혀 관련 없는 비하 발언이 쏟아졌다.

정치 테러가 발생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또 다른 증오 이슈가 나오는 셈이다. 음모론과 양극화, 극단으로 몰린 확증 편향은 본질은 가리고 폭력성을 키운다. 이를 끊어내기 위해선 여야를 막론하고 누가 먼저 비난을 자제하고 소통을 시작하느냐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증오 정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재차 비극이 발생하기 전, 상생 정치로 나아갈 방향을 맞대야 한다. 혐오 정치의 끝은 자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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