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뉴스2팀 이다온 기자
디지털뉴스2팀 이다온 기자

신도시(新都市)의 사전적 의미는 자연 발생으로 성장한 도시가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인공적으로 건설한 도시를 말한다. 말 그대로 새롭게 만든 도시다.

대전지역에도 이런 신도시가 있다. 2기 신도시인 '도안신도시'다. 도안신도시가 눈에 띄는 건 청소 차량이 없는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쓰레기 집하 시설 없이 만들어졌다는 것. 대신, 쓰레기 자동집하 시스템인 크린넷을 통해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크린넷은 쓰레기를 투입구에 넣으면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지하에 연결된 수거관을 통해 집하장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이 시설이 도입된 건 2013년부터다. 현재 도안신도시는 도안크린넷사업소에서 운영·관리하는 공공투입구 465개, 공동주택 및 상업용지 등 분양자본으로 운영되는 투입구 713개 등 1178개의 투입구가 설치돼 있다. 집하장은 총 세 군데로 상대동·원신흥동·가수원동에 각각 위치했다. 연간 운영 사업비는 약 40억 원 정도다.

문제는 크린넷을 설치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당초 기대와 달리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일부 시설 노후화 등으로 고장이 잦으면서 쓰레기가 주변에 방치, 자치구에서 차량을 이용해 수거를 하는 실정이다. 또, RF 키를 구매해 투입구를 열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키를 두고 오거나 구매하지 않은 시민은 크린넷 옆에 쓰레기를 버리면서 수북히 쌓인 곳도 많다. 여기에 재활용품 수거함도 따로 없어 길 한복판에 재활용 쓰레기가 잔뜩 쌓이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쾌적한 도시 환경 조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 매년 늘어날 예산 투입도 걱정이다.

신도시의 쾌적한 도시 환경을 위해 도입된 크린넷. 잦은 고장에다 시민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가 뒤엉킨 크린넷 주변은 악취로 보는 이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크린넷이 쓰레기 '자동집하' 시설이 아닌 쓰레기 '자동집합' 시설로 전락하고 있다.

크린넷 투입구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 곱씹힌다. "그냥 쓰레기통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신도시와 크릿넷의 부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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