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영 충남취재본부 기자.
윤신영 충남취재본부 기자.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가 연일 화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등 5명의 독립군·독립운동가 흉상을 철거 및 이전 계획을 밝혔고, 육사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육사는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을 다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종찬 광복회장은 같은날 성명서를 통해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흉상)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며, 우리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어 이를 항의하고 규탄한다"고 뜻을 밝혔다.

이 광복회장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0여 년간 제1회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후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을 넘어 보훈 단체와 같은 시민단체들도 흉상 찬반 대립에 휘말리고 있는 모양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28일과 29일 SNS, 방송매체 등을 통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자의 눈에는 현 상황이 약 100여 년 전 임시정부의 상황과 겹쳐보인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는 "임시정부 직원 중에서도 민족주의니, 공산주의니 하여 음으로 양으로 투쟁이 개시되었다"며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못하고 대립과 충돌을 보는 기괴한 현상이 중생첩출(層生疊出·거듭 일어남)하였다"고 적혀있다.

백범일지의 당시 임시정부가 독립운동이라는 중대한 목표를 추진하지 못하고 사회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의 사상적인 대립이 있던 때임을 생각하면 선열들에게 현 상황이 부끄럽다. 당시 사회주의는 아직 단점이 부각되지 않은 때였고 소련의 몰락과 중국의 개방을 지켜본 지금의 사회주의와는 사상적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민족에 앞서 이념을 생각해 민족을 분열시킨다고 사회주의자를 싫어했던 김구 선생이라면 지금의 누구를 눈여겨볼까?

24일까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이 가장 큰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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