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 ㈜한화]
대우조선해양 인수 코앞…대형 방산업체 된다
세계 톱10 방산기업 목표, 노조 문제 해결돼야

사진=연합뉴스


충청에서 탄생해 대기업, 나아가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육해공을 망라한 한국형 '록히드마틴'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육상과 항공에 이어 해상 무기체계 역량까지 확보함으로써 한화의 글로벌 방산시장 입지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 등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화는 단독으로 대우조선 인수를 진행 중이다. 상세 실사 작업을 진행한 후 이르면 11월 말쯤 대우조선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는 지난달 26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경영권 지분 49.3%를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대우조선과 체결했다.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배경에는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어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키우려는 경영진의 포부가 깔려 있다. 한화는 지난 2008년 한 차례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했지만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 조달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2014년 삼성과 빅딜을 통해 삼성테크원(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등 방산 기업을 인수하고 2016년 두산DST(현 한화디펜스)까지 합병하며 지금의 방산 사업체계를 완성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기술 이전기업으로도 선정되면서 한국판 '스페이스X'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최첨단 레이더를 비롯한 항전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한화디펜스는 글로벌 시장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 방산시장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유일하게 부족했던 분야가 해상 무기체계였으나, 이번 대우조선 인수로 균형을 맞추게 된 셈이다.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국내에서 대형 군함을 건조하는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우조선은 4000t급 헬기탑재 구축함을 자체 설계해 1989년 실전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40척에 이르는 수상함 건조 경험을 갖고 있다. 잠수함 분야에서도 2011년 처음으로 잠수함 3척을 수주한 이후 해양 방산 시장을 개척했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지상 및 우주 방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화와 특수선(군용 선박) 사업에 강점을 가진 대우조선해양이 손잡을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중동·유럽·아시아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t급 잠수함과 전투함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록히드마틴 완성으로 한화의 글로벌 입지 또한 한층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는 오는 2030년까지 연 매출 12조원의 세계 톱10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방산업계 글로벌 순위 30위로 내려앉은 기업의 경쟁력을 이번 인수를 통해 다시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노조의 반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최근 고용보장, 노조 및 단체협약 승계, 회사 발전, 지역 발전 등 4대 요구 사항을 한화에 전달하고, 이를 수용할지 않을 경우 물리력 행사도 예고했다.

이에 한화 측은 "회사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M&A의 성공 경험을 축적했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노사 관계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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