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팀 정인선 기자
취재2팀 정인선 기자

가을은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국회 빅이벤트인 국정감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매년 열리는 국감이지만, 올해는 각종 선거로 전국 곳곳에 붉은 물결이 깃든 건 물론 급격히 달라진 정부 기조로 수많은 공방이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감은 대장동 블랙홀에 빠진 채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의혹과 무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서도 대장동 게이트 특검으로 정회 소동이 빚어지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국감 시즌을 맞아 올해는 어떤 이슈가 펼쳐질 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는 정권교체 외에도 '우주'라는 빅이벤트가 있었다. 국산 누리호가 2차 발사에 성공했고, 한국 첫 달궤도선 다누리도 달을 향해 순항 중이다. 한국형 NASA와 같은 우주항공청이나 한국판 스페이스X를 육성할 우주산업클러스터 등도 뜨거운 감자였다.

국가우주기술 성과가 빛을 발한 것과 달리, 동시에 연구자 처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항우연은 누리호 개발과 다누리 발사에 일등공신이지만, 초임이 타 기관 대비 턱없이 낮다는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 정부의 혁신안 탓에 연구 현장마저도 조직·정원 축소 우려가 번지면서, 국가 연구역량이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국감은 이처럼 우주 분야와 함께 연구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출연연에 해묵은 과제가 많았던 만큼 국가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송곳 국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야당은 이미 올해를 '김건희 국감'으로 규정짓고 정쟁을 예고했다. 대통령 비속어 논란으로 파문이 일파만파 퍼진 탓에 뒤숭숭한 국정에서 제대로 된 국감이 나올 진 의문이다.

과방위는 여야 강대 강 대치로 두달간 파행을 거듭하다가 최근에서야 겨우 여당 간사를 선임했다. 출연연 등 53개 기관의 감사는 단 하루 만에 처리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이 국력인 시대에서, 올해도 과기계 이슈가 들러리 수준으로 끝나는 게 아닐 지 걱정이 앞선다. 최근 과방위는 여야간 합의에 진통을 겪으면서 끝내 국감 증인도 채택하지 못했다. 올해도 과학기술이 뒷전인 국감을 보여줄 지, 아니면 진짜 국감을 보여줄 지 선택은 국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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