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10경기 상위팀만 즐비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기적`이 일어나거나, 극적 반전이 있는 `드라마`가 쓰여져야 한다.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한화에게 남은 경기수는 이제 단 10경기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하더라도 기아 타이거즈와 LG 트윈스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서 가을야구 잔치에 합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올 시즌 최강 전력이라고 평가 받던 한화는 초반 선발진을 제대로 꾸리지 못하면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맹활약한 에스밀 로저스와의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마에스트리도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다. 선발진으로 분류되던 이태양의 복귀도 5월에야 가능했고, 안영명도 재활을 이어오다 선발진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서캠프도 선발로 몇 번 활용하지 못하고 불펜투수로 활약하고 있고, 카스티요도 위력적인 공을 구사하며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한 번에 무너지는 경기도 많아 들쭉날쭉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선발진이 구축되지 못하자 한화는 불펜의 피로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권혁과 송창식, 박정진, 정우람 등이 팀의 경기 리드 유무에 상관없이 등판을 이어갔고 결국 권혁과 송창식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올 시즌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시즌 초부터 어려움을 겪는 한화는 5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근 더욱 어려워졌다. 정근우와 함께 테이블 세터로 활약한 이용규가 지난 11일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아직까지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고, 맹활약을 벌이던 로사리오와 정근우도 경기가 거듭될수록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타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불펜이 5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며 제 몫을 하고 있지만 타선이 침묵해 패배하면서 가을야구의 징검다리가 하나씩 사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화는 남은 10경기에서 천적 두산 베어스와 3경기, NC 다이노스와 2경기,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 KT 위즈, 기아 타이거즈와 각각 1경기씩 맞붙는다. 이들 팀 중 SK를 제외하고는 한화의 시즌 전적이 모두 열세에 놓여 있다.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둔 두산에게는 올해 2승 11패로 말 그대로 곰 앞에 선 토끼와 같다.

`보살팬`을 자처하며 수 년 간 하위권에 놓인 팀을 응원한 팬들에게 한화가 짜릿한 드라마를 써줄 수 있을지 여부는 이제 곧 알 수 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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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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