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공급 중심적 접근 탈피 삶의 질 향상 안전지도 제작 등 '테스트베드' 환경 조성 대덕 기술활용 '스마트 과학도시' 조성을

황혜란 대전발전연구원 과학도시연구센터장
황혜란 대전발전연구원 과학도시연구센터장
스마트도시는 `도시의 지속성장과 도시기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정보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대도시들이 미래비전으로 `스마트 도시`를 제시하고 있다. 브리스번, 암스테르담, 빈 등의 선진국 유수 도시와 더불어 인도 스마트도시 건설계획, 중국 스마트도시 건설계획 등 후발산업국에서도 스마트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도시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최근 높은 관심을 끌고 있어 지방정부의 주요한 정책 아젠더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은 이미 2011년 정보화기본계획의 일환으로 `스마트서울 2015`를 발표해 스마트 행정, 미래형 도시 생활 인프라, 창의적인 스마트 경제와 글로벌 문화도시 등을 구현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인천 송도, 부산광역시 등도 스마트 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도시는 향후 기술발전을 촉발할 매우 중요한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정보통신분야의 글로벌 대표 컨벤션 행사인 MWC(Mobile World Congress) 2016에서는 스마트 도시 관련 기술제품이 대거 공개됐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도로교통시스템 제품,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제품, 센서기반의 소포 및 화물추적 시스템, 스마트 주차미터기 등 스마트 시티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다.

한편 최근 스마트도시에 대한 새로운 접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까지 스마트도시는 U-City와 같이 첨단 IT 기술을 도시인프라에 적용한다는 기술공급중심적, 개발중심적 접근에 의해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시민의 삶의 질 제고라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스마트도시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접근이 부상하고 있다.

즉 스마트도시는 도시인프라의 디지털화를 통해 양질의 도시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시민의 생활 행동 패턴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시의 비전을 실현한다는 목적하에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사회혁신이나 리빙랩과 같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도시 기능의 실험, 시민의 정치참여, 수평적 의사소통,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시민감시 등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시민의 행동변화와 참여적 시정의 유용한 도구로 재해석되고 있다. 시민들이 GPS 기계와 오픈 스트리트맵과 같은 오픈 소프트웨어를 통해 생활상의 오염, 안전 등에 대한 지도제작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도시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도시 매핑 프로젝트는 새로운 스마트 도시의 좋은 사례이다.

최근 서울의 관광명소인 북촌의 관광정보 및 쓰레기, 소음 등의 문제해결을 위한 북촌리빙랩 사업도 스마트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더 나아가 스마트도시는 공유경제에 중요한 도구로써 사회적 경제시스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최근 부상하는 카쉐어링(car sharing), 주차공간공유 등도 스마트 인프라에 의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스마트 도시의 설계에는 테스트베드를 통한 스마트 도시 기술의 시험과 시민들의 수용성, 시민생활 행동 패턴의 고려 등이 중요한 정책적 고려사항이 되어야 한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비롯, 국가 대표 기술공급지를 가지고 있어 특구 내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도시 추진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을 시민의 삶의 양식과 연동하여 지속가능한 스마트 도시 설계에 적용함으로써 이제까지 대전-대덕특구 간 협력의 새로운 물적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스마트 과학도시` 성장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전의 우수한 시민활동의 자원을 결합한다면 과학문화에 기반한 새로운 스마트 도시의 비전을 선도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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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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