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의 후일담이 흥미롭다. 정부 여당이 세종시 선거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충청권은 물론 전국에서 진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크게 놀랄 만한 게 아니지만 '공무원의 도시' 세종에서 참패한 것이 유독 쓰라렸던 모양이다.세종시 갑 지역구는 새로운미래 김종민, 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후보가 당선됐다. 갑 선거구는 민주당 후보의 공천이 취소돼 김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했다. 여당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없어 해볼 만하다고 여겼지만 다른 야당 후보에게 1위를 빼앗겼다. 비례대표는 1위가 조국혁신당(30.93
"애들이 머리에 초록색 물을 들이고, 코까지 뚫고 다니는 세상이 될 줄이야… ""말세야 말세.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 지 엄두가 안나."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등장하는 노인들의 대사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이 우연히 갱들의 총격 현장에서 돈가방을 발견하여 갖고 도망하고, 킬러가 이를 추격하며, 보안관이 이 둘을 쫓는 내용이다.킬러는 아무 이유도 없이 만나는 사람들을 냉혹하고 잔인하게 죽여버린다. 노인(보안관)의 눈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보안관은 살인도 막지 못하고
며칠 전 친구한테 요즘 말로 '뼈 때리는' 이야기를 들었다."마하트마 간디 잘 알지? 간디가 망국의 징조 7가지를 말했는데, 그게 꼭 대한민국을 두고 예언한 것 같아!"잘 알다시피 간디(1869-1948)는 인도의 독립·인권운동가, 정치·종교지도자, 사상가이다. 간디는 영국을 상대로 비폭력 불복종 저항운동을 벌인 인도 독립의 영웅이다. 그러한 간디가 살았던 시대의 인도 역시 매우 혼탁했던 듯하다. 간디는 생전에 위정자와 국민들에게 7가지를 경고했다.그가 말한 망국에 이르는 7가지 징조는 첫째 원칙 없는 정치, 둘째 노동 없는 부유,
고고학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 발굴 현장이 하나 있다. 중국 청해성의 민화현 나가촌이란 유적이다.2000년 중국 고고학발굴대는 황하와 인접한 나가촌을 발굴하던 중 비극적인 현장을 목격한다.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끌어안고 어린아이는 어머니의 허리를 꽉 보듬은 모자의 유골이 발견됐다. 이 집터의 가운데에서는 천장을 떠받치는 자세로 숨진 어른 2명의 유골도 나왔다. 바로 옆의 집터에서도 어머니가 아이를 끌어안은 채 숨진 모자의 유골이 확인됐다.4000년 전 이들 가족이 사는 황하 인근 반지하 움막에 강물이 범람하여 들이닥쳤다. 남자 두
대전의 전세사기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229채 2563가구로 금액은 2500억원 가량 된다. 앞으로도 여러 건물(다가구)에서 전세금 미반환 사태가 예견되는 등 피해액이 5000억원 대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정부가 특별법까지 만들어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피해자들은 정부에서 먼저 피해자를 구제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하여 돈을 회수하는 '선(先)구제 후(後)구상권 청구'를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피해 당사자의 과실이나 책임으로 여기고 있는 것
1995년 11월 4일 텔아비브 시청 앞 광장에서 3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을 맞은 73세의 노정치인은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숨졌다. 방금 전까지 10만명의 시민들과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부르며 그날을 향해 나아가자"고 노래를 불렀던 이츠하크 라빈 총리였다. 이스라엘의 전쟁영웅이자 평화주의자가 극우 유대인 이갈 아미르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이다.라빈의 피살은 요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읽어낼 수 있는 중요한 코드이다.잘 알다시피 라빈은 이스라엘 건국과 전쟁의 영웅이다. 이스라엘 독립전쟁에 참전하여 정전협정 대표의 한 명으로 참여했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와 배달업체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도 추석 선물을 소화하느라 부산하고, 온라인 호텔·콘도 예약대행 업체들도 긴 추석 연휴에 신바람을 내고 있다. 정부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연휴를 6일로 늘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허나 전통시장이나 자영업자, 중소상공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경기가 나빠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플랫폼기업의 위세가 광풍처럼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추석 성수품이나 선물만 봐도 그렇다. 예전에는 이런 것을 전통시장이나 동네슈퍼에서 샀지만 그게 어느 순간 대형마트
세종대왕은 누구나 인정하는 가장 위대한 왕이다. 박학다식했고 열정이 넘쳤으며, 애민정신이 투철했다. 훈민정음을 창제했고, 학문을 진흥시켰으며 우수한 인재를 길러냈다. 과학기술을 진흥시키고, 4군6진을 개척하여 국경을 넓혔다. 훈민정음은 민족사의 자랑이고 긍지이고 영광이다.훈민정음 창제가 세종의 가장 훌륭한 업적이지만 공법(貢法) 시행도 이에 못지 않다. 기존의 조세제도인 과전법은 관리가 논밭을 둘러보고 수확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양반이나 권력자에게는 적게 매기고 힘없는 백성들에게는 무겁게 매기는 등 폐해가 많았다. 이를
요즘 이해하기 여려운,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을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이후로 미뤘는데 두루두루 잠잠한 것이다. 공공기관 유치전에 열을 열렸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조용하다.지자체는 정부의 일방통행에 말도 못붙이고 있다. 행여 각종 공모사업이나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 선정 때 불이익을 받을까 몸을 사리는 것이다. 정치권 여야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을 싸고 혈투를 벌이면서도 이 문제 만큼은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총선 때 공공기관
"도읍을 옮기는 일은 세가 대족들이 함께 싫어하는 바이므로, 구실로 삼아 이를 중지시키려는 것이다. 재상은 송경(개경)에 오랫동안 살아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를 즐겨하지 않으니, 도읍을 옮기는 일이 어찌 그들의 본뜻이겠는가?"1393년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옮길 때 신하들에게 한 얘기이다. 대신들이 온갖 이유를 들어 반대하자 "너희들은 개경에 오래 살아 풍족하고 편하니 마음 속으로 천도를 반대하는 게 아니냐?"고 힐난한 것이다.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한 뒤 곧바로 천도를 추진했다. 고려의 옛수도 개경에는 기득권 세력이 새 왕조를 위협했
"달빛동맹요? 말은 그럴듯한데 두 지역이 담합해서 자기 동네 몫을 챙기자는 것 아닙니까?"얼마 전 모 교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과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의 일이다. '달빛동맹'은 요즘 영호남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다.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의 머릿글자를 딴 신조어이다.그 교수는 20조원 가까이 들어가는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도 없이 추진하게 됐다며 나라 곳간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한탄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천국제공항도 특별법 없이 건설했는데 영
"천 개의 머리에 하나의 꼬리를 가진 뱀은 수레에 밟혀 죽지만, 하나의 머리에 천 개의 꼬리를 가진 뱀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살 수 있다."아시아에서 유럽까지 대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이 1227년 64세의 나이로 죽으며 남긴 말이다. 네 아들이 서로 황제가 되겠다며 땅을 나눠 갖고 싸울 것을 걱정한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유언은 지켜지지 못했다. 칭기즈칸과 그 후손들은 황제가 죽고 후사를 세울 때마다 골육상쟁을 되풀이했고, 원나라는 100년도 채우지 못한 채 중원을 잃고 막북으로 물러났다.충청권 4개 시도의 공동 현안인 충청권 지방
'충청권메가시시티' 바람이 거세다. 시도지사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메가시티를 언급한다. 지난달에는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도 출범했다. 금세 충청권 4개 시도를 하나로 묶은, 새로운 도시가 탄생할 것처럼 느껴진다.이즈음 충청권 메가시티의 방향과 목표를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희망과 기대 못지않게 우려와 걱정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메가시티를 왜 추진해야 하고, 과연 행정통합까지 갈 것인지, 지역적 국민적 여론은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등을 깊이 고민하고 살펴봐야 할 것이다.세계 여러 나라가 메가시티 혹은 광역경제권
6·25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6년 어느 날 한 젊은이가 대전역 앞 모퉁이에 빵집을 시작했다. 함경도 함흥 출신의 피란민 임길순(1997년 작고)씨가 찐빵집을 연 것이다. 임씨는 1·4 후퇴 때 기적적으로 배를 타고 북한을 벗어나 거제를 거쳐 대전에 자리잡은 터였다. 일자리를 구하러 서울로 가던 차 열차가 고장이 나서 대전에 내렸고 그길로 한밭에 정착한 것이다.임씨는 평생 우직하게 좋은 빵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고 늘 남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다. 맛있고 저렴한 빵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매일매일 찐빵 300개를
권선택 대전시장과 윤장현 광주시장이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도시철도 건설을 둘러싸고 지역사회 여론이 양분돼 이를 갈무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둘 다 처음 당선된 광역단체장으로서 힘차게 지역현안을 밀고나가야 할 터이지만 도시철도에 묶여 힘을 빼고 있다. 초임 단체장의 통과의례 치고는 매우 고단한 모양새다.대전시의 도시철도 건설방식 발표를 앞두고 격론이 계속되고 있다. 막판에는 고가 자기부상 방식의 전자파 유해성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내세우며 사업중단까지 요구하고 있다.권 시장은 취임
헌법재판소의 국회의원 선거구제 헌법 불합치 결정이 충청인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충청도 국회의원 숫자가 크게 늘고 바야흐로 '충청시대'가 열릴 것처럼 느껴진다.이런 와중에 뜬금없이 대전 유성과 충남 천안, 광주광역시 동구와 전북 익산시가 오버랩된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유성구 인구는 29만9326명, 천안갑 29만7574명, 천안을은 27만7678명으로 30만 명이 조금 안돼 각각 1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았다. 광주 동구는 10만6983명에서 1명을 선출했고, 30만 명을 갓 넘긴 전북 익산도 갑 13만8469명, 을
이달 초 충남도의회에서 '의미 있는' 안건이 하나 처리됐다. 충남도가 제출한 황해경제자유구역청 폐지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것이다. 2008년 8월 문을 연 지 6년여 만에 황해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6일에는 환경부가 가로림만 조력발전 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 가로림조력발전㈜가 설립돼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한지 8년 만에 무산된 것이다. 최근 대전·충남에서 굵직굵직한 대형 사업이 잇따라 중단되거나 무산됐다. 대전에서는 구봉지구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신세계그룹의 유니온스퀘어를 유치하려던 계획이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뜻을
"이제 충청도서 대통령 나올 때가 되지 않았슈?""요즘 허는 짓들이 하도 같잖아서 말여!""글씨… 이 아사리판에서 충청도 정치인이 견뎌낼 수 있을지 물러."추석에 만난 사람들 얘기다. 세간의 여론은 세월호 특별법을 갖고 끝도 없이 씨름하는 정치권을 증오에 가깝게 싫어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언제까지 세월호를 끌어안고 싸움만 할 거냐는 것이다. 확고한 대안도 없이 유족들의 언저리를 맴도는 야당이나 원칙만 내세우며 시간을 끄는 여당 모두에게 싫증을 냈다. 청와대나 현재의 정치권 전체에 극도의 실망감과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세상이
요즘 충청권에서 기이한 일이 하나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싸고 세종시와 충북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시종 충북지사가 이를 저지하겠다고 나서 사단이 일어났다.이 문제 탓에 충청권 시·도지사 모임인 충청권광역협의회 무용론이 제기됐다. 사전 조율 기구인 실무협의회에서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시종 충북지사의 소통에 맡기자는 쪽으로 어정쩡하게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세종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제2경부고속도로는 이름부터 잘못됐다.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게 아닌데도 '경부'라는
가히 지방의회 대란이다. 겉으로 7·30 국회의원 재보선이 떠들썩하지만 지방에서는 의회 때문에 시끌벅적하다. 충청권은 물론 강원도 등 전국에서 지방의회의 추악한 몰골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감투를 얻기 위해 상식과 순리를 버리고 독선과 배신·야합도 서슴지 않는다. 지방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학교가 아니라 온갖 못된 행위만 배우고 행해지는 범죄학교와 다를 바 없다. 66년의 역사와 전통의 대한민국 국회의 일그러진 모습보다 한술 더 뜬다.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불과 20년만에 독선과 횡포, 패륜이 국회를 가볍게 뛰어넘었다.압권은 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