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호 새로남교회 담임목사

지도자의 복은 지도자 자신이 누리는 복이 아니라 지도자를 세우고 따르는 자의 복이라고 규정할 때 올 한 해 우리 국민은 지도자의 복을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올해는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함량미달의 국회의원을 선출해 놓으면 악법이 양산된다. 지도자의 덕을 갖추지 못한 대통령을 선출하면 내우외환을 경험하게 된다.

부적절한 지도자는 대외적으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대내적으로 국민갈등을 부추긴다. 나라의 복은 좋은 지도자를 세우는 복이며 국민의 자긍심은 건강한 지도자를 세우는 데 있다. 물론 지도자가 흥하면 그 자신만 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국가도 부흥시킨다.

구약성경 역대하는 왕들의 통치를 기록한 역사서이다. 그 가운데 여호사밧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그 이름의 뜻은 `여호와께서 심판하셨다`는 뜻이다. 여호사밧은 좋은 지도자였기 때문에 온 국민에게 축복이 되었다. 우리는 여호사밧왕의 삶의 흔적을 통하여 지도자의 원리를 통찰할 수 있다. 역대로 좋은 지도자는 그들의 지도력을 일으킨 공통적인 원리가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원리가 지도자로서의 삶의 경영을 가능하게 했던 것일까? 첫째, 지도자는 자기의 본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Job Description)

여호사밧왕은 부국강병의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였다. 군사요충지를 강화하고 국가 보위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였다. 무릇 왕은 국민의 마음에 평안함을 심어주어야 한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지도자는 결코 좋은 지도자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당대와 후대로부터 존중받는 지도자는 자기의 직무를 훤히 꿰고 흔들림 없이 추진하였다. 국민이 공권력을 손에 들려준 이유는 자신의 뜻을 펼치라고 한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을 위하여 선정을 펼쳐주기를 원하는 마음이리라.

둘째, 지도자는 도덕적인 탁월성이 있어야 한다. (Moral Purity) 도덕적인 탁월함은 국민들이 우러러볼 수 있고 신뢰할 만한 도덕적인 깨끗함을 의미한다. 지도자는 숨겨지거나 가려질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해야 한다. 공인과 사인의 차이는 그의 이면이 숨겨지느냐 드러나느냐에 있다. 지도자의 반열에 서려고 하는 사람은 숨겨져 있는 음습한 부분이 없어야 한다. 여호사밧왕은 지도자로서 품격 있는 삶을 살기 위하여 자신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 한 걸음 나아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보고 계실까 하는 질문을 늘 마음에 두었다. 그 결과 그는 전심으로 여호와의 길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력을 휘둘러 자기 존재감을 과시하거나 인사권을 가지고 사람들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지도자상이 아니다. 지도자는 자기를 던져서 남을 복되게 하는 사람이다. 지도자의 꿈은 출발부터 순수해야 한다.

셋째, 지도자는 국민을 화목하게 한다. (Peace maker) 여호사밧왕은 국민들을 하나 되게 하는 일에 힘썼다. 의도적으로 편 가르기를 하지 않았다. 정치의 계절이 오면 정치졸장부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난다.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졸장부들은 사람들을 선동하는 못된 지혜를 발동한다. 때로는 계층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때로는 지역감정을 고조시킨다. 지도자의 근본이 국민을 화합하게 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품어 안는 것이라면 정치졸장부들은 그 기준이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에 있어 그것에 올인한다.

정치지도자이든지 경제지도자이든지 교육 과학 예술 문화지도자이든지 사람들을 차별화하고 마음에 증오의 감정을 부채질하는 지도자는 거짓지도자이다. 국민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참지도자와 이간질하는 지도자를 분별해야 할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irony)는 사람들이 `역사를 통하여 잘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이런 이유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역사는 반복된다`. 선거의 해인 올해,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우리 국민이 염원하고 응답받아야 할 중요한 사안은 바로 `지도자의 복`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디 대통령과 국회의원만 지도자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도 우리가 속한 가정과 일터에서 몸에 밴 가치와 드러나는 삶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도자가 아닌가? `지도자의 복`을 구하는 것은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복되게 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여호사밧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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