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제발 일 처리좀 똑바로 해요. 하고도 욕먹지 말고….”

장면 하나. 지난 23일 오후. 대전의 A백화점 내 사은행사에서는 어수선한 고성이 오갔다. VIP 행사가 있던 이날, 백화점측에서 이들에게 제공한 5% 상품권 쿠폰이 문제가 생긴 것. 원칙대로라면 일반 고객들은 이 쿠폰을 사용할 수 없지만 일부 매장에서 여유분으로 갖고 있던 쿠폰을 단골 고객에게까지 증정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VIP명단에 이름이 없으면 상품권을 줄 수 없다는 백화점측과, 받아야 한다는 고객간의 언쟁이 이어지는 동안 VIP고객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줄 지어 서 있는 VIP고객은 외면한 채 매장에 전화를 걸어 잘잘못을 따지거나 매장 매니저 질책으로 일처리가 늦어지자 급기야 VIP고객들이 “우리는 안 보이냐”며 화를 내며 급히 자리를 피했다.

#장면 2: 지난 26일 오후 5시 30분. 대전의 B백화점 출입구에는 수십여명의 고객이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한 악사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VIP행사에 미리 온 고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백화점에서 준비한 배려였다. 행사장 각 층에는 문화 행사와 다과가 준비돼 있었고, 상품권 행사장도 기존 한곳에서 3곳으로 늘렸다. 쇼핑이 끝난 뒤에는 백화점에서 준비한 ‘감동 선물’로 마무리를 장식했다.

A백화점과 B백화점.

동일한 VIP행사를 치렀지만 백화점 문을 나서는 이들 고객들이 느끼는 감정은 달랐을 것이다. 작은것 하나까지 배려를 해주는 A백화점, 작은것 하나를 무시한 B백화점. 당장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해 상품 하나라도 더 파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백화점은 물건을 팔기 이전에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또 그 이전에 그곳에 가면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줘야 한다. 이는 비단 VIP고객뿐만 아니다. A백화점 점장이 지난해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고 한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 주길 기대해본다.

경제부 재테크팀 원세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본문인용 등의 행위를 금합니다.>

원세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