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권 대출금리도 나날이 오름세
최근 8개월 새 4차례 인상… 이자부담 1인당 65만 원 수준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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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 직장을 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금리 상승기를 맞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1년 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영끌(영혼을 끌어모음)로 집을 마련했는데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8개월 새 기준금리를 네 차례 올리면서 이자부담 또한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금도 매달 대출 상환에 허덕이고 있는데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른다는 얘기를 들으니 아득해진다"며 "이 속도로 가면 올해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다고 하던데 최근 밤잠까지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한 지 나흘 만에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대에 성큼 다가섰다. 여기에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반영되면 금리는 보다 치솟을 전망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지난 18일부터 연 3.420-5.342%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하면 3개월 새 최고 금리가 0.27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이 기간 동안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3.900-6.380%로 더 크게 뛰었다. 최저금리는 0.3%포인트, 최고금리는 1.402%포인트나 급등했다.

금융권에선 한은 금통위가 올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로 올려 연내 2.0%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연일 치솟는 국내 물가 오름세에 더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또한 최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상승과 가계부채를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문제는 신규 대출자뿐 아니라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2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5%로 집계됐다.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8%에 달한다. 대출자 10명 중 8명이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연간 이자 부담이 3조 3000억 원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16만 4000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네 차례 인상되는 동안 늘어난 이자 부담을 단순 계산하면 1인당 65만 원으로 올라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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