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후보 지지여부 말 아꼈지만 지지층 흡수 여부에 따라 본선 경쟁 적잖은 파장
양홍규 시당위원장, 당 결정 반발해 당직 사퇴 선언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박성효 국민의힘 대전시장 예비후보.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박성효 국민의힘 대전시장 예비후보.
국민의힘 대전시장 경선 컷오프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던 박성효 전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 전 시장의 지지층 흡수 여부가 변수이자 초미 관심사로 떠오른다.

유력한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돼온 박 전 시장이 19일 무소속으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출마설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었다.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내린 결정이란 점에서, 이제는 여론조사 상위권을 유지해온 박 전 시장의 지지층 표심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

박 전 시장은 이날 대전 서구 용문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대전시장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제기했던 박 전 시장은 "지난 대선 공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고 이에 대전에서 3% 승리라는 결과를 이뤘으나 공관위의 납득 어려운 결정에 본인과 많은 지지자들이 이미 짜여진 구도 하에서의 토사구팽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지지자들은 노력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에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지방선거 승리가 절박하다는 인식이 그를 불출마 선언으로 이끌었다.

박 전시장은 "무소속 출마는 보수 진영의 분열을 일으키고 무능한 민주당 권력을 교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이 나왔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선공후사의 입장으로 오늘 불출마를 선언한다 "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이 당 공천 배제를 수용해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다음 시선은 이장우·정용기 전 의원과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 등 경선 진출자 3인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쏠린다.

불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박 전 시장의 지지세력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여온 각 주자들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전 의원은 "박 전 시장이 그렸던 국가와 지역발전의 그림을 정치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정 전 의원은 " "8년 전 대전시장 선거에서 내가 당해봤기에 아픔과 상심을 공감한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조심스럽지만 박 전 시장을 향한 구애의 손짓으로 읽히는 기류다.

정 전 총장 캠프에서도 박 전 시장의 연대에 내심 기대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한 관계자는 "사실 박 전 시장이 지지 선언을 해준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가 될 수 있어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정 시장후보 지지와 관련해 박 전 시장은 "저와 공직생활을 같이 했던 구청장 후보들이 반드시 선택받아 대전 발전에 부응할 수 있길 바란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정서적으로 가까운 분은 있다"고 언급하면서 여지를 남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박 전 시장의 공천 배제 여파는 대전시당으로까지 번졌다.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것이 공정과 상식입니까"라고 반문하며 대전시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 대전시당공천관리위원장 직 등 모든 당직을 내려 놓겠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이에 대해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분노를 삭히고 평정심을 찾아 사퇴 의사를 철회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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