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16일(현지시간) 현행 0.00-0.25%에서 0.25-0.50%로 기준금리 인상
미국 금리인상 기조 따라가면 연간 가계대출 이자 부담 39조 7000억 원 늘어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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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도 올해 2-3차례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자 등 서민가계 부담이 보다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행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올 한 해 6차례 남아 있는 정례회의 동안 0.25%포인트씩 올려 올해 말에는 금리가 1.875%까지 도달할 것으로 연준은 전망했다.

이로 인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1월에 이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짙어진 상태다.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좁아질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나 원화 가치 하락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적정 수준의 기준금리 격차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급등한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 명분은 충분하다. 한은이 최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 6명 중 4명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파르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2-3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이에 따른 가계대출 이자 부담과 민간소비 위축 등 경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금리 인상의 한국경제 영향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갈 경우 연간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39조 7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 부담은 340만 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이지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이미 상승세다. 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은행권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반영되는 것은 물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만에 상승전환하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70%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신모 씨는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돼 빚에 빚을 지면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데 경기는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금리는 또 오른다고 하니 이젠 자포자기 상태"라며 "원금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를 못 내서 파산하기 직전"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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