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존경`은 정치에서 특히 중요하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에 맞서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인물인 신익희 선생은 "정치 지도자는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만이 자격이 된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 선거전을 보면 이런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정치 지도자의 필요 요건에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가의 문제는 아예 거론되지도 않는다. 후보의 인품이나 일국의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문제도 관심 밖이다. 여야 모두 이런 요건보다는 대통령 선거에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대장동 의혹, 장남 관련 불법 도박 논란과 성매매 의혹, 고발 사주 논란, 부인 허위이력 문제 등 일반 국민은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사실과 거짓이 뒤섞인 채 폭로되고, 후보가 사실을 부인하다가 논란이 커지면 고개 숙이고 사과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최악의 20대 대선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여야 모두 후보 선정 과정에서 원칙이나 철학보다는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후보를 선출한 결과인 것 같다.

여당은 대선 승리를 위해 일 잘한다는 실용주의 후보를 선택했다. 그 결과 후보가 상황에 따른 말 바꾸기로 민주당의 기본 노선까지도 흔드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야당도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만으로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장본인을 차기 대선후보로 선택하는 모순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렇게 선출된 후보들은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선거가 아닌 막말로 상대를 헐뜯는 등 비방전을 이어가며 대선 80여 일 앞두고 후보 간 감정싸움만 키워가고 있다. 사과와 고발 다음은 무엇일까 우려스럽다. 검증은 필요 하지만 인신 공격성 네거티브 선거전은 안 된다.

유권자인 국민은 어디까지 듣고 보고 믿어야 할까? 선거전이 어떻게 결말 지어질지 모르지만 이번 대선이 최악의 선거전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국민 통합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한다.

얼마남지 않은 선거기간 동안 여야 후보들 모두 국민들로부터 존경 받을 수 있는 후보로 자리하길 기대해본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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