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 숨비 대표이사 / 대덕대학교 겸임교수
이한영 ㈜ 숨비 대표이사 / 대덕대학교 겸임교수
세계적 OTT 서비스 업체를 통해 한류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K-POP, 기생충, 미나리에 이어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시장 진입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그리고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을 시작한 `지옥`은 오징어 게임 보다 더 빠른 속도로 Global Top Ten 1위를 기록함으로써 한국 문화 콘텐츠가 가능성을 넘어 세계시장에 보편적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여기에 대전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져 볼 만한 대목이 있다. 바로 `오징어 게임`과 `지옥` 모두 대전의 영상 제작 시설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이다. 전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대전 스튜디오 큐브에서 주요장면이 촬영되었으며 후자는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영상특수효과타운의 실내스튜디오에서 무려 5개월간 촬영되었다.

세계적 작품의 로케이션을 대전에서 유치하여 촬영이 이뤄진다면 수백명이 넘는 연기자와 스텝진의 체류가 일으키는 경제적 효과는 물론이고, 결과물인 작품을 통해 촬영지인 대전도 당연히 주목받게 되어 관광객 유치 등 부수적인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과거 영화 촬영 로케이션 지원사업에 적극이었던 제주와 부산이 그 효과로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듯이 말이다.

앞서 말한 대전의 촬영 시설은 이미 내년 초까지 영화 및 드라마 제작을 위한 대관 스케줄이 꽉 찬 상태이다. 이에 대전시는 2025년까지 많은 예산을 들여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진행하여 대전을 세계 최고 수준의 특수영상단지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문화예술콘텐츠 사업의 하드웨어 분야라 한다면 정작 대전에 이런 좋은 인프라를 활용해 문화예술콘텐츠 사업의 소프트웨어인 좋은 콘텐츠를 만들 문화예술 인재 양성에 대전시가 얼마나 노력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는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재작년 코로나로 시작된 경제불황과 소비심리위축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공연과 문화예술분야였으며 특히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청년문화예술인들에게 이시기는 암흑 같은 시기였다.

하지만 다행히 이제는 국내 백신 접종률이 80%에 달해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이 하였다. 이제는 청년문화예술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그들에게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창작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지난달 필자는 성남문화재단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청년예술창작지원사업의 심사를 보았다. 우선 성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문화예술인들에게 보편적 지원이 가능한 시의 풍부한 재원 확보에 놀랐고, 젊고 재기 발랄한 그들이 성남에서 펼치는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에 또 한번 놀랐다.

대전의 촬영 인프라인 스튜디오큐브와 영상특수효과타운 근처에는 대전엑스포아쿠아리움이 있다. 기획단계부터 아쿠아리움 이전에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 이곳의 대공연장은 지역 청년문화예술인들을 위해 개방하였다. 그래서 매주 주말이 되면 다양한 청년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의 장이 되고 있다.

지역 뮤지션인 물멍소녀 `박화가수`의 공연을 필두로 듀엣그룹 `다시한번말하자면` 그리고 태권도 공연과 카네기홀에 초청된 세계적 다원예술가 `아리스김`의 공연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청년문화예술인들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부족한 대전의 문화예술 플랫폼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과거 대전은 `대전 부르스`의 가사말 `대전발 영시 오십분`처럼 24시간 전국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문화 플랫폼으로서 전국의 문화예술 교류와 활동이 활발하였다.

과거 대전 명성을 이어 시정은 청년문화예술인들에게 그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이 `지옥`도 `오징어 게임`의 서바이벌 데스게임도 아닌 살만한 곳임을 문화정책으로서 몸소 보여줘야 할 때이다. 이한영 ㈜ 숨비 대표이사 / 대덕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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