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윤석열 너무 예의 없는 게 아닌가"...김태흠 "정권교체 대의 잊었나" 싸잡아 비판
尹 "후보로서 내 역할하는 것 뿐"..이준석과 통화 여부엔 "아침부터 저도 바빴다"

(왼쪽부터)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사진=대전일보 DB) ·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사진=대전일보 DB) ·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및 일정과 관련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이 발생한 데 대해 충청권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중대결심설`과 `윤 대표의 향후 대책` 등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30일 모든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전화기도 꺼놓은 채 잠적했다. 차기 대선을 99일 앞두고 야당 대표가 사실상 선대위와 당무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패싱`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가 중대결심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너무 예의 없는 게 아닌가"라고 일침했다. 나이로 보면 이 대표가 후배지만, 그래도 당대표이고 본인이 대통령 후보가 된 데 대해 충분히 지원할 의사가 있는 대표에게 예의가 없었다며 이 대표를 두둔한 것이다.

이어 "(이 대표가) 직함을 내려놓고 홍보본부장을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소위 백위종군 하고 진배없다"며 "그런데 인재 영입이나, 지역 방문 등 이 대표를 사실상 패싱하는 상황들이 여러 군데서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언급한 `인재 영입`은 이수정 경기대 교수에 대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 교수가) 우리와 방향이 다르다"며 공개적으로 영입 반대 의사를 표했지만, 국민의힘은 전날 최고위에서 이 교수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을 결정했다. 윤 후보의 영입 의지가 강했다는 후문이다.

또 `지역 방문`은 윤 대표의 충청권 방문 일정을 이 대표가 미리 알지 못하고 있던데 따른 지적으로 읽힌다. 실제 이 대표는 전날 "저는 어제 언론에 나오기 전까지 (윤 후보 일정인) 충청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 대표의 이러한 반발에 윤 후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했다.

윤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에 있는 한 기업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패싱 논란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후보로서 내 역할을 하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공식 일정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당) 사무총장과 통화해 이유를 파악해보고 한번 만나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와 (직접) 연락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저도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바빴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그만둔다고 하면 선대위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정적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비껴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국민의힘 충청권 중진인 김태흠(3선, 충남 보령·서천) 의원도 성토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여러분의 언행은 사욕만 가득하고 전략과 시대정신 부재인 무능의 극치"라며 "5년간 민주당의 독선·독주로 인한 폐해를, 당이 겪은 수모와 무력감을 (잊었는가). 들리지 않는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절규가"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견이 있다면 자신의 사욕, 자존심을 다 버리고 선대위에서 녹여야 한다"며 "선대위는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에게 대선 승리의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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